식물의 자극과 반응
본문어두운 상자 속에서 키운 귀리 싹 네 무리에 한쪽에서만 빛을 비추었다. 세 시간 뒤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싹은 빛 쪽으로 35° 휘었다. 끝 2 mm를 은박지 모자로 덮은 싹은 거의 휘지 않았고, 끝은 두고 그 아래를 은박지로 감싼 싹은 33° 휘었으며, 끝을 잘라 낸 싹은 전혀 휘지 않았다. 빛을 느끼는 곳은 끝인데 실제로 휘는 곳은 끝에서 몇 mm 아래이다. 끝에서 아래로 무엇이 전달되는 것일까?
2.2.1끝에서 내려오는 물질
식물이 빛이나 중력 같은 자극의 방향으로 굽어 자라는 반응을 굴성이라 한다. 귀리 싹의 끝은 빛을 느끼고 옥신이라는 식물 호르몬을 만든다. 그런데 한쪽에서 빛이 오면 옥신이 그늘진 쪽으로 옮겨 가고, 그 상태로 싹의 아래쪽으로 이동한다. 아래쪽의 세포들은 옥신을 받으면 더 길게 자라는데, 그늘진 쪽에 옥신이 많으므로 그쪽 세포가 더 많이 자라 싹이 빛 쪽으로 휜다. 빛을 느끼는 곳과 자라는 곳이 다르고, 그 사이를 옥신이 이어 준다.
줄기에서 옥신은 세포의 신장을 촉진하고, 빛을 받지 않는 쪽에 많이 분포하여 줄기를 빛 쪽으로 굽힌다(굴광성). 뿌리는 옥신에 훨씬 민감하여 같은 농도에서 오히려 신장이 억제되므로, 중력 방향 아래쪽에 옥신이 쌓이면 뿌리는 아래로 굽는다(굴중성).
그림 1의 네 처리는 각각 하나의 질문에 답하도록 짜여 있다. 끝을 덮은 싹이 휘지 않는 것은 빛을 느끼는 곳이 끝이라는 것을, 아래를 감싼 싹이 휘는 것은 휘는 부분이 빛을 직접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끝을 잘라 낸 싹은 빛을 느낄 곳도 옥신을 만들 곳도 없어 휘지 않는다. 처리 안 한 싹은 이 비교의 기준이 되는 대조이다.1
2.2.2물질임을 확인하는 실험
끝에서 내려오는 것이 전기 신호가 아니라 물질이라는 것은 우뭇가사리 한천 조각으로 보인다. 잘라 낸 끝을 한천 위에 몇 시간 올려 두었다가, 그 한천 조각을 끝을 자른 싹의 한쪽에만 올리면, 빛이 없어도 한천을 올린 반대쪽으로 싹이 휜다. 끝에서 나온 물질이 한천에 스며들었다가 한쪽으로 내려가 그쪽 세포를 자라게 한 것이다. 반면 끝을 올리지 않은 맨 한천은 아무 효과가 없어, 한천 자체의 영향이 아님을 확인하는 대조가 된다.
2.2.3예제 풀이
그림 1에서 끝을 덮은 싹이 2° 휜 것은 어떻게 해석하는가? 싹을 눕혀 놓으면 줄기와 뿌리는 각각 어느 쪽으로 굽는지, 옥신의 분포와 민감도의 차이로 설명하여라.
2°는 처리 안 한 싹의 35°에 비해 아주 작으므로 거의 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은박지 모자 아래로 빛이 조금 새어 들어가거나 싹마다 자라는 정도가 조금 달라 생긴 차이일 수 있어, 여러 싹의 평균과 흩어짐을 비교해 판단한다.
싹을 눕히면 옥신이 중력 방향, 곧 아래쪽에 쌓인다. 줄기에서는 아래쪽 세포가 옥신으로 더 자라 줄기가 위로 굽는다. 뿌리에서는 같은 농도의 옥신이 아래쪽 세포의 신장을 억제하므로 위쪽 세포가 더 자라 뿌리가 아래로 굽는다. 같은 호르몬의 같은 분포가 줄기와 뿌리에서 반대 방향의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즉 굴성은 자극을 느끼는 곳, 호르몬의 이동, 자라는 곳의 민감도가 이어져 나타나는 반응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식물의 굴광성과 굴중성을 실험하고, 옥신의 이동과 작용으로 결과를 설명해 보자.
- 끝을 덮고 자르는 실험은 1880년 찰스 다윈과 아들 프랜시스가 했다. 한천 조각으로 그 물질을 모은 실험은 1928년 네덜란드의 벤트가 했고, 이 물질에 '자라게 한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따온 옥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식물은 자극의 방향으로 굽어 자라는 굴성을 보이며, 귀리 싹에서는 끝이 빛을 느끼고 만든 옥신이 그늘진 쪽으로 옮겨 아래로 내려가 그쪽 세포를 더 자라게 한다. 뿌리는 옥신에 더 민감해 같은 분포에서 반대로 굽으며, 덮기, 자르기, 한천 실험은 각각 하나의 질문에 답하도록 대조와 함께 설계된다. 처음 질문의 싹은 끝에서 만든 옥신이 아래로 내려가 그곳에서 휘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