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환원 적정
본문약국에서 산 과산화 수소수 병에는 3%라고 적혀 있다. 이 용액 10.00 mL를 250 mL로 묽힌 뒤 25.00 mL를 덜어 묽은 황산을 넣고, 0.0200 M 과망가니즈산 칼륨 용액을 뷰렛으로 떨어뜨렸다. 진한 보라색 방울이 떨어지자마자 색이 사라지며 거품이 났고, 17.60 mL에서 연분홍색이 처음으로 사라지지 않고 남았다. 지시약을 넣지 않았는데 어떻게 끝을 알았을까? 그리고 병의 3%는 맞을까?
3.4.1전자를 세는 적정
산화·환원 적정은 중화 적정과 같은 생각을 전자의 이동에 쓴다. 과망가니즈산 이온은 산성 용액에서 전자 5개를 받아 망가니즈(II) 이온으로 환원되고, 과산화 수소는 전자 2개를 내놓고 산소로 산화된다. 주고받는 전자의 수가 같아야 하므로, 과망가니즈산 이온 2개와 과산화 수소 5개가 반응한다. 넣은 과망가니즈산 이온의 몰수를 알면 이 비로 과산화 수소의 몰수를 구할 수 있다.
산화제가 받는 전자의 몰수와 환원제가 내놓는 전자의 몰수가 같은 당량점에서 \[5 \times n(\mathrm{MnO_4^-}) = 2 \times n(\mathrm{H_2O_2})\]이다. 따라서 \(n(\mathrm{H_2O_2}) = \tfrac{5}{2}\,n(\mathrm{MnO_4^-})\)이다.
과망가니즈산 이온은 진한 보라색이지만 환원되어 생긴 망가니즈(II) 이온은 거의 무색이다. 과산화 수소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떨어뜨린 보라색이 곧 사라진다. 과산화 수소가 모두 반응하면 다음 한 방울의 보라색이 그대로 남아 용액이 연분홍색이 된다. 적정하는 용액 자신이 지시약 구실을 하는 것이다. 황산을 넣는 까닭은 반응에 수소 이온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염산은 염화 이온이 과망가니즈산 이온에 산화되므로 쓰지 않는다.1
3.4.2묽혀서 재기
3% 과산화 수소수를 그대로 적정하면 과망가니즈산 칼륨 용액이 수백 mL나 필요하다. 그래서 피펫과 부피 플라스크로 정확히 묽힌 뒤 일부를 덜어 적정하고, 계산할 때 묽힌 배수를 다시 곱한다. 묽히는 단계마다 정밀한 기구를 써야 그 배수가 정확하다. 과망가니즈산 칼륨 용액은 빛과 유기물에 조금씩 분해되므로, 쓰기 전에 옥살산 나트륨 같은 표준 물질로 농도를 확인한다.
3.4.3예제 풀이
그림 2의 결과로 처음 과산화 수소수의 몰 농도와 질량 백분율(g/100 mL)을 구하여 병의 3%와 비교하여라. 과산화 수소의 몰 질량은 34.01 g/mol이다. 병을 오래 열어 두어 과산화 수소의 일부가 물과 산소로 분해되었다면 적정 부피는 어떻게 되는가?
처음 10.00 mL에 \(8.80 \times 10^{-3}\) mol이 있으므로 몰 농도는 \(8.80 \times 10^{-3}/0.01000 = 0.880\) M이다. 1 L에 \(0.880 \times 34.01 \approx 29.9\) g이므로 100 mL에는 2.99 g, 곧 약 3.0%이다. 병의 표시와 잘 맞는다.
과산화 수소는 \(\mathrm{2H_2O_2 \rightarrow 2H_2O + O_2}\)로 천천히 분해된다. 분해된 만큼 산화될 과산화 수소가 줄어 적정 부피가 작아지고, 계산한 농도가 3%보다 낮게 나온다. 그래서 오래된 소독약은 소독 효과가 약하다. 즉 산화·환원 적정은 주고받는 전자의 수로 반응 비를 정하고, 산화제의 색 변화로 끝점을 잡아 물질의 양을 정확히 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과망가니즈산 칼륨으로 과산화 수소수를 적정하여 농도를 구하고, 표시된 값과 비교해 보자.
- 이 반응은 처음에는 느리다가 생성된 망가니즈(II) 이온이 반응을 빠르게 하는 촉매 구실을 하여 점점 빨라진다. 그래서 적정 초반에는 보라색이 사라지는 데 몇 초가 걸리지만, 조금 지나면 떨어뜨리자마자 사라진다.
산화·환원 적정은 산화제가 받는 전자와 환원제가 내놓는 전자의 몰수가 같은 당량점에서 반응물의 양을 구하며, 과망가니즈산 이온과 과산화 수소는 2대 5로 반응한다. 진한 보라색의 과망가니즈산 이온이 무색의 이온으로 환원되므로, 남는 첫 방울의 연분홍색이 지시약 없이 끝점을 알려 준다. 처음 질문의 과산화 수소수는 0.880 M, 약 3.0%로 병의 표시와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