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판 축전기의 전기 용량
본문20 cm × 20 cm로 자른 알루미늄 포일 두 장 사이에 복사 용지를 끼우고, 무거운 책으로 눌러 축전기를 만들었다. 전기 용량계로 재어 보니 종이 1장일 때 10.5 nF, 2장일 때 5.6 nF, 4장일 때 3.0 nF, 8장일 때 1.7 nF였다. 종이를 두 배로 늘리면 전기 용량이 대략 절반이 되지만, 정확히 절반은 아니다. 교과서의 식 \(C = \varepsilon A/d\)는 맞는 것일까? 이 측정값에서 종이의 유전 상수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3.2.1넓을수록, 가까울수록
축전기의 전기 용량은 같은 전압에서 얼마나 많은 전하를 모을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두 극판이 넓으면 전하가 퍼져 앉을 자리가 많아 전하를 더 많이 모은다. 두 극판이 가까우면 양극판의 전하가 서로를 강하게 끌어당겨, 같은 전압으로 더 많은 전하를 붙잡아 둔다. 그래서 전기 용량은 극판의 넓이에 비례하고 간격에 반비례한다. 극판 사이에 종이 같은 절연체를 끼우면 절연체의 분자들이 전기장 속에서 살짝 비틀려 극판의 전하를 일부 상쇄하므로, 같은 전압에서 더 많은 전하가 모인다.
넓이 \(A\), 간격 \(d\)인 평행판 사이에 유전 상수 \(\kappa\)인 물질을 채우면 \[C = \frac{\kappa\,\varepsilon_0 A}{d}\]이다. \(\varepsilon_0 = 8.85 \times 10^{-12}\) F/m이고, 공기의 \(\kappa\)는 1, 종이는 2에서 4 사이이다.
그림 1에서 종이 장수를 바꾸어 보자. 전기 용량을 장수에 대해 그리면 반비례 곡선이 되어 식이 맞는지 눈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간격의 역수 \(1/d\)에 대해 그리면, 식이 맞을 때 원점을 지나는 직선이 된다. 직선의 기울기는 \(\kappa\varepsilon_0 A\)이므로, 넓이를 알면 기울기에서 유전 상수를 구할 수 있다.
3.2.2직선이 원점을 지나지 않으면
실제 측정값을 \(1/d\)에 대해 그리면 직선이 원점보다 조금 위를 지나는 경우가 많다. 전기 용량계의 도선과 극판 가장자리도 작은 전기 용량을 갖고 있어서, 측정값마다 일정한 값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 값은 간격과 상관없이 거의 일정하므로 직선의 절편으로 나타나고, 기울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종이와 포일 사이에 공기층이 끼면 실제 간격이 종이 두께보다 커져 전기 용량이 작아지므로, 무거운 책으로 고르게 눌러 공기층을 줄인다.1
3.2.3예제 풀이
그림 2의 값에 최소 제곱 직선을 맞추었더니 기울기 1.00 nF·mm, 절편 0.49 nF를 얻었다. 종이의 유전 상수를 구하여라. 절편 0.49 nF는 무엇을 뜻하며, 종이 8장일 때 측정값에서 이것을 빼면 식과 맞는가?
기울기는 \(\kappa\varepsilon_0 A\)이다. 1.00 nF·mm를 SI 단위로 바꾸면 \(1.00 \times 10^{-9} \times 10^{-3} = 1.00 \times 10^{-12}\) F·m이다. 넓이는 \(0.2 \times 0.2 = 0.04\) m²이므로 \(\kappa = \dfrac{1.00 \times 10^{-12}}{8.85 \times 10^{-12} \times 0.04} \approx 2.8\)이다. 복사 용지의 유전 상수로 알맞은 값이다.
절편 0.49 nF는 종이를 아무리 두껍게 해도 남는 전기 용량으로, 도선과 극판 가장자리가 만드는 몫이다. 종이 8장일 때 측정값 1.7 nF에서 이것을 빼면 1.21 nF이고, 식으로 계산하면 \(2.8 \times 8.85 \times 10^{-12} \times 0.04 / 0.0008 \approx 1.24\) nF로 거의 같다. 처음 질문에서 장수를 두 배로 해도 전기 용량이 정확히 절반이 되지 않은 것은 이 일정한 몫 때문이다. 즉 \(1/d\)에 대한 직선 맞춤은 일정한 몫을 절편으로 떼어 내고, 기울기에서 식에 담긴 물리량을 정확히 끌어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포일과 종이로 축전기를 만들고, 종이 장수와 포일의 넓이를 바꾸어 \(C = \kappa\varepsilon_0 A/d\)를 확인해 보자.
- 최초의 축전기는 1745년 무렵 네덜란드 레이던에서 만든 레이던병으로, 유리병 안팎에 금속박을 붙인 것이었다. 유리가 유전체 역할을 하여 많은 전하를 모을 수 있었고, 당시 사람들은 이 병으로 강한 전기 충격을 일으켜 보이곤 했다.
평행판 축전기의 전기 용량은 \(C = \kappa\varepsilon_0 A/d\)로 넓이에 비례하고 간격에 반비례하며, 유전체를 끼우면 \(\kappa\)배가 된다. 측정값을 \(1/d\)에 대해 그리면 직선이 되어 기울기에서 유전 상수를 구하고, 도선과 가장자리의 일정한 몫은 절편으로 떨어진다. 처음 질문의 측정에서는 기울기로 종이의 유전 상수 약 2.8을 얻고, 0.5 nF의 일정한 몫 때문에 장수를 두 배로 해도 전기 용량이 정확히 절반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