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전기
본문카메라 플래시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아주 밝게 번쩍인다. 작은 건전지로는 그렇게 큰 전력을 한꺼번에 낼 수 없다. 플래시 안에는 전기를 잠시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내보내는 부품이 있다. 이 부품은 어떻게 전기를 담아 둘까?
2.3.1축전기와 전기 용량
금속판 두 장을 서로 닿지 않게 마주 놓고 전지에 이으면, 한쪽 판에는 양전하가, 다른 쪽 판에는 같은 양의 음전하가 모인다. 판 사이가 떨어져 있어 전하는 건너가지 못하고, 두 판의 전위차가 전지의 전압과 같아지면 전하 이동이 멈춘다. 이렇게 전하를 모아 두는 장치를 축전기라 한다.
전압을 두 배로 하면 모이는 전하도 두 배가 된다. 그러므로 전하량 \(Q\)와 전압 \(V\)의 비는 축전기마다 정해진 값이다.
\[C = \frac{Q}{V}\] 단위는 F(패럿)이다. 평행판 축전기에서는 판의 넓이 \(S\)에 비례하고 간격 \(d\)에 반비례하며, 판 사이 물질의 유전율 \(\varepsilon\)에 비례한다. \[C = \varepsilon\frac{S}{d}\]
판이 넓으면 전하가 퍼져 앉을 자리가 많아지고, 간격이 좁으면 마주 보는 반대 전하가 더 세게 끌어당겨 같은 전압에서 더 많은 전하가 모인다. 그림 1에서 넓이와 간격을 바꾸며 확인해 보자. 판 사이에 유리나 플라스틱 같은 절연체를 끼우면 용량이 더 커지는데, 이런 물질을 유전체라 한다.1
2.3.2축전기에 저장된 에너지
충전 처음에는 판에 전하가 없어 전하를 옮기기 쉽지만, 전하가 쌓일수록 전압이 커져 다음 전하를 옮기는 데 더 많은 일이 든다. 전압이 0에서 \(V\)까지 고르게 늘어나므로, 전체 일은 \(Q\)-\(V\) 그래프 아래 삼각형의 넓이와 같다.
\[U = \frac{1}{2}QV = \frac{1}{2}CV^2 = \frac{Q^2}{2C}\]
2.3.3예제 풀이
카메라 플래시의 축전기가 전기 용량 100 μF이고 300 V로 충전된다. 저장된 전하량과 에너지를 구하여라. 이 에너지가 0.001초 동안 모두 방출되면 평균 전력은 얼마인가?
전하량은 \(Q = CV = 100 \times 10^{-6} \times 300 = 0.03\) C이다. 에너지는 \(U = \tfrac{1}{2}CV^2 = \tfrac{1}{2} \times 10^{-4} \times 300^2 = 4.5\) J이다.
4.5 J이 0.001초 동안 나오면 평균 전력은 \(\dfrac{4.5}{0.001} = 4500\) W이다. 건전지로는 몇 초에 걸쳐 천천히 충전하고, 축전기는 그 에너지를 한순간에 내보낸다. 축전기의 쓸모는 에너지를 많이 담는 데보다 빠르게 내놓는 데에 있다.
휴대 전화의 터치스크린에도 축전기가 숨어 있다. 화면 아래 투명한 전극들이 작은 축전기를 이루고, 손가락이 다가가면 전기 용량이 달라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축전기의 충전과 터치스크린의 원리를 직접 따져 보자.
- 유전체의 분자는 전기장 속에서 한쪽이 양, 다른 쪽이 음으로 살짝 치우친다. 이 치우침이 판 사이 전기장을 약하게 만들어 같은 전하량에서 전압이 낮아지므로, \(C = \tfrac{Q}{V}\)가 커진다.
축전기는 마주 놓인 두 도체에 같은 양의 반대 전하를 모으고, 전기 용량 \(C = \tfrac{Q}{V}\)는 판이 넓고 간격이 좁을수록 크다. 저장된 에너지는 \(\tfrac{1}{2}CV^2\)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플래시는 전지로 축전기를 천천히 충전해 두었다가, 그 에너지를 한순간에 내보내 밝게 번쩍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