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를 바꾼 결정적 실험
본문17세기 초 갈릴레이는 떨어지는 물체가 어떤 규칙으로 빨라지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물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땅에 닿고, 그때는 초를 잴 정밀한 시계도 없었다. 갈릴레이는 낙하를 느리게 만들고, 시간을 다른 방법으로 재는 길을 찾았다. 그가 가진 도구는 긴 빗면, 물통, 그리고 음악가의 박자 감각뿐이었다. 이것으로 어떻게 낙하 법칙을 찾았을까?
1.1.1낙하를 느리게 하는 빗면
갈릴레이는 공을 그냥 떨어뜨리는 대신 매끄러운 홈을 판 긴 빗면에 굴렸다. 경사가 완만할수록 공은 천천히 빨라지므로, 같은 움직임을 느린 화면으로 보는 셈이다. 그는 빗면의 기울기와 관계없이 같은 규칙이 성립하면, 기울기를 수직까지 세운 자유 낙하에서도 그 규칙이 성립할 것이라고 추론했다.
시간은 두 가지로 쟀다. 하나는 큰 물통 밑의 가는 관으로 흘러나온 물의 무게를 재는 물시계였다. 다른 하나는 빗면 곳곳에 작은 방울을 달아, 공이 지나며 내는 '딸깍'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들리도록 방울 위치를 옮기는 방법이었다. 사람의 귀는 박자가 어긋나는 것을 아주 잘 알아챈다.1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여 일정하게 빨라지는 물체가 움직인 거리는 걸린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 같은 시간 간격마다 움직인 거리는 1 : 3 : 5 : 7처럼 홀수의 비로 늘어난다.
그림 1에서 경사를 바꾸어 보자. 박자 1까지 간 거리를 1이라 하면 박자 2까지는 4, 박자 3까지는 9이다. 그러므로 박자 사이마다 늘어난 거리는 1, 3, 5, 7이다. 경사가 커져도 거리가 함께 커질 뿐 이 비는 변하지 않는다.
1.1.2결정적 실험이 된 까닭
당시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라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진다고 믿었다. 갈릴레이의 실험은 낙하가 일정하게 빨라지는 운동이고, 그 규칙이 무게와 관계없다는 것을 보였다. 그리고 생각만으로 따지지 않고, 측정할 수 있는 양을 골라 실험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 이 방법이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1.1.3예제 풀이
빗면 실험에서 공이 출발한 뒤 첫 박자 동안 12 cm를 굴러갔다. 박자 3이 울릴 때까지 굴러간 거리와, 박자 3과 4 사이에 굴러간 거리를 구하여라. 방울을 1 m마다 같은 간격으로 달면 소리는 어떻게 들리겠는가?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박자 3까지는 \(12 \times 3^2 = 108\) cm이다. 박자 3과 4 사이에는 홀수 비 7을 곱하여 \(12 \times 7 = 84\) cm를 굴러간다.
방울을 같은 간격으로 달면, 공이 점점 빨라지므로 소리 사이의 간격이 갈수록 짧아져 '딸깍…딸깍..딸깍.딸깍' 하고 빨라지게 들린다. 거꾸로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들리도록 방울을 옮기면 방울 사이 거리가 1 : 3 : 5 : 7이 된다. 즉 갈릴레이는 시계 대신 귀로 같은 시간 간격을 만들고, 자로 거리를 재어 규칙을 찾았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시계 없이 낙하 법칙을 찾는 실험을 직접 따라 하고, 밀어 주는 힘이 없을 때 물체가 멈추는지 생각해 보자.
- 갈릴레이의 아버지는 음악가였다. 방울을 써서 박자를 맞추었다는 이야기는 그의 기록과 후대 재현 실험에 근거한 해석으로, 실제로 쓴 방법을 두고는 지금도 연구가 있다.
갈릴레이는 빗면으로 낙하를 느리게 하고, 물시계와 박자로 같은 시간 간격을 만들어, 정지에서 출발한 물체가 간 거리가 시간의 제곱에 비례함을 찾았다. 측정할 수 있는 양을 골라 실험으로 확인한 이 방법이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정밀한 시계가 없어도 낙하를 느리게 하고 시간을 같은 간격으로 나누면 낙하 법칙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