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탐사
본문화성 탐사선은 아무 때나 발사하지 않는다. 2020년 7월에는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의 탐사선이 몇 주 사이에 줄줄이 떠났고, 다음 기회는 2022년 가을이었다. 화성으로 가는 문이 약 2년 2개월마다 한 번씩만 열리는 셈이다. 왜 그럴까? 그리고 지구에서 화성까지 곧장 날아가지 않고, 반년 넘게 태양 둘레를 돌아서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1.1.1호만 전이 궤도
탐사선도 지구를 떠난 뒤에는 태양의 중력을 받아 케플러 법칙대로 움직인다. 연료를 가장 적게 쓰고 다른 행성으로 가는 방법은, 출발점(지구 궤도)과 도착점(목표 행성 궤도)에 각각 근일점과 원일점이 닿는 타원 궤도를 타는 것이다. 이를 호만 전이 궤도라 한다. 출발할 때 한 번 가속하여 타원에 올라타고, 도착할 때 한 번 더 속도를 맞추면 된다.
지구 궤도 반지름 1 AU, 목표 행성 궤도 반지름 \(a\) AU이면 전이 궤도의 긴반지름은 \(\dfrac{1 + a}{2}\)이고, 케플러 제3법칙으로 비행 시간은 \[t = \frac{1}{2}\left(\frac{1 + a}{2}\right)^{3/2}\ \text{년}\] 이다.
그림 1에서 목표 행성을 바꾸어 보자. 화성(1.52 AU)은 약 8.5개월, 목성(5.2 AU)은 약 2.7년, 토성은 약 6년이 걸린다. 그래서 실제 외행성 탐사선은 다른 행성 곁을 지나며 중력으로 속도를 얻는 스윙바이를 써서 시간을 줄인다.1
1.1.2발사 기회와 회합 주기
탐사선이 전이 궤도의 끝에 닿았을 때 화성도 그 자리에 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발사할 때 화성이 지구보다 일정한 각도만큼 앞서 있어야 한다. 그 배치는 지구와 화성이 태양에 대해 같은 상대 위치로 돌아오는 회합 주기마다 한 번씩 되풀이된다. 지구의 공전 주기 1년, 화성의 1.88년으로 회합 주기를 구하면 약 2.14년, 곧 2년 2개월이다.
1.1.3예제 풀이
화성의 궤도 반지름은 1.52 AU, 공전 주기는 1.88년이다. 호만 전이 궤도로 화성까지 가는 시간과, 지구와 화성의 회합 주기를 구하여라.
전이 궤도의 긴반지름은 \(\dfrac{1 + 1.52}{2} = 1.26\) AU이다. 이 궤도를 한 바퀴 도는 주기는 \(1.26^{1.5} \approx 1.41\)년이므로, 절반인 약 0.71년, 곧 약 259일이 걸린다.
회합 주기 \(S\)는 \(\dfrac{1}{S} = \dfrac{1}{1} - \dfrac{1}{1.88}\)에서 \(\dfrac{1}{S} \approx 0.468\), 곧 \(S \approx 2.14\)년이다. 그래서 화성 탐사선은 약 26개월마다 몇 주 동안 열리는 '발사 창'에 맞추어 떠난다. 이를 놓치면 2년 넘게 기다려야 하므로, 탐사 계획은 이 천체 시계에 맞추어 수년 전부터 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화성 탐사선이 2년 2개월마다 떠나는 까닭과, 탐사선과 인공위성이 알아낸 것들을 살펴보자.
-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한쪽에 늘어선 176년에 한 번 오는 배치를 이용해, 스윙바이를 되풀이하며 12년 만에 해왕성에 닿았다.
연료를 가장 적게 쓰는 호만 전이 궤도는 출발 궤도와 도착 궤도에 닿는 타원으로, 비행 시간은 케플러 제3법칙으로 \(\frac{1}{2}(\frac{1 + a}{2})^{3/2}\)년이다. 탐사선이 도착할 때 행성도 그 자리에 있으려면 알맞은 배치에서 떠나야 하며, 그 배치는 회합 주기마다 돌아온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화성 탐사선은 지구와 화성의 회합 주기인 약 2년 2개월마다 한 번씩 떠나, 약 8개월 반을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