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의 생성 조건
본문해령 아래에서는 날마다 엄청난 양의 현무암질 마그마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곳의 맨틀이 따로 데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맨틀이 솟아오르면서 조금씩 식는다. 식는데도 녹는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암석이 녹는 온도는 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그 관계를 그린 그림을 읽으면, 해령의 현무암, 섭입대의 안산암, 깊은 곳에서 굳은 반려암이 각각 어떤 조건에서 생겼는지 해독할 수 있다.
1.7.1압력이 바꾸는 녹는점
대부분의 암석은 녹을 때 부피가 커진다. 그래서 압력이 높으면 녹기가 어려워져, 녹는 온도가 올라간다. 맨틀 페리도타이트가 녹기 시작하는 고상선 온도는 지표에서 약 1100 °C이지만 깊이 100 km에서는 약 1500 °C에 이른다. 해령 아래에서 맨틀이 솟아오르면 압력이 빠르게 줄어든다. 맨틀은 열을 잃을 틈이 없어 단열적으로 아주 조금만 식는다. 그런데 녹는 온도는 압력과 함께 훨씬 빠르게 내려가므로, 어느 깊이에서 맨틀의 온도가 녹는 온도보다 높아진다. 이렇게 압력이 줄어 녹는 것을 감압 용융이라 한다.
암석은 온도가 오르거나, 압력이 줄거나, 물이 더해져 녹는 온도가 낮아질 때 녹는다. 해령과 열점 아래에서는 감압 용융이, 섭입대에서는 섭입하는 판에서 빠져나온 물이 맨틀의 녹는 온도를 낮추는 함수 용융이, 대륙 지각 아래에서는 뜨거운 마그마가 지각을 데우는 가열 용융이 일어난다.
그림 1에서 잠재 온도를 바꾸어 보자. 보통의 맨틀(약 1350 °C)은 깊이 약 70 km에서 녹기 시작해, 솟아오르는 동안 더 많이 녹는다. 열점 아래의 뜨거운 맨틀(약 1450 °C)은 약 110 km의 더 깊은 곳부터 녹아 마그마가 훨씬 많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하와이와 아이슬란드는 보통의 해령보다 화산 활동이 활발하다. 녹은 마그마는 주변 암석보다 가벼워 위로 올라가 해양 지각의 현무암과 그 아래의 반려암이 된다.1
1.7.2변성암이 기록한 온도와 압력
암석이 녹지 않을 정도의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 광물들이 그 조건에서 안정한 다른 광물로 바뀐다. 이것이 변성 작용이다. 같은 현무암이라도 차갑고 깊이 끌려 들어가는 섭입대에서는 남색 광물이 많은 청색 편암이 되고, 뜨겁고 깊은 조산대에서는 각섬석이 많은 각섬암이 된다. 그래서 변성암 속의 광물 조합을 상평형 그림에 대어 보면, 그 암석이 어느 온도와 압력을 겪었는지 거꾸로 알아낼 수 있다.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인 남정석, 홍주석, 규선석은 화학식이 같은 다형이라 특히 좋은 온도계와 압력계가 된다.
1.7.3예제 풀이
그림 1의 모형에서 고상선은 \(T_s = 1120 + 4.0z - 0.006z^2\) °C, 솟아오르는 맨틀의 온도는 \(T = 1350 + 0.4z\) °C이다(\(z\)는 깊이, km). 맨틀이 녹기 시작하는 깊이를 구하여라. 그 깊이의 맨틀 온도는 얼마인가?
두 온도가 같아지려면 \(1350 + 0.4z = 1120 + 4.0z - 0.006z^2\), 곧 \(0.006z^2 - 3.6z + 230 = 0\)이다. 근의 공식으로 \(z = \dfrac{3.6 - \sqrt{12.96 - 5.52}}{0.012} = \dfrac{3.6 - 2.73}{0.012} \approx 73\) km이다.
그 깊이의 맨틀 온도는 \(1350 + 0.4 \times 73 \approx 1379\) °C이다. 맨틀은 깊이 73 km에서 지표까지 올라오는 동안 30 °C 남짓만 더 식지만, 녹는 온도는 수백 도 내려가 그 차이만큼 점점 더 많이 녹는다. 즉 맨틀은 데워져서가 아니라 눌리던 압력이 풀려서 녹는다. 그래서 판이 벌어져 맨틀이 솟아오르기만 하면, 해령은 따로 열을 받지 않아도 끊임없이 마그마를 만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상평형 그림으로 암석이 겪은 온도와 압력을 해독하고, 같은 과정에서 지하자원이 어떻게 모이는지 알아보자.
- 맨틀이 녹는다고 해서 통째로 녹지는 않는다. 해령 아래의 맨틀은 보통 10~20%만 녹는 부분 용융을 하며, 녹는점이 낮은 성분이 먼저 녹아 나오므로 마그마는 맨틀보다 규소와 알루미늄이 많다.
암석의 녹는 온도는 압력이 높을수록 올라가므로, 솟아오르는 맨틀은 거의 식지 않은 채 압력이 줄어 녹는 온도보다 뜨거워지는 감압 용융을 한다. 마그마는 감압, 물의 공급, 가열의 세 길로 생기며, 변성암의 광물 조합은 그 암석이 겪은 온도와 압력을 기록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맨틀은 데워지지 않아도 해령 아래에서 솟아오르며 압력이 줄어 녹아 마그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