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서 대비와 상대 연령
본문해안 절벽에 아래부터 셰일, 사암, 석회암이 나란히 쌓여 있고, 그 셋을 화강암 암맥이 비스듬히 뚫고 올라갔다. 그런데 암맥은 석회암 위쪽의 울퉁불퉁한 경계에서 잘려 있고, 그 경계 위에는 둥근 자갈이 섞인 역암과 그 위의 사암이 수평으로 덮여 있었다. 이 경계는 다른 층 경계와 똑같이 선 하나로 보인다. 절벽의 암석과 사건은 어떤 순서로 일어났을까? 그리고 울퉁불퉁한 경계에는 얼마나 긴 시간이 빠져 있을까?
1.9.1순서를 정하는 원리
지층이 뒤집히지 않았다면 아래 지층이 먼저 쌓였다. 이것이 지층 누중의 법칙이다. 다른 암석을 뚫고 들어간 관입암은 뚫린 암석보다 나중에 생겼고, 지층을 자른 단층도 그 지층보다 나중에 생겼다. 위의 지층에 아래 지층의 조각이 자갈로 들어 있으면, 아래 지층이 먼저 굳은 뒤 깎여 나온 것이다. 그리고 퇴적이 오래 멈추고 침식이 일어난 뒤 다시 퇴적이 시작된 경계를 부정합이라 한다. 부정합면은 울퉁불퉁하고, 바로 위에 아래 암석의 조각이 든 기저 역암이 있는 경우가 많다.
지층 누중, 관입과 단층의 절단 관계, 포함 관계, 부정합을 차례로 적용하면 암석과 사건의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부정합면에는 침식되어 사라진 지층과, 퇴적이 없었던 시간이 함께 빠져 있다.
그림 1에서 A, B, C가 차례로 쌓였고, 그다음 암맥 D가 세 층을 뚫었다. 암맥이 부정합면에서 잘려 있으므로 그 뒤 땅이 솟아 침식되었고, 침식면 위에 다시 바다나 강이 덮여 역암 E와 사암 F가 쌓였다. 부정합면 바로 위의 역암에 화강암 자갈이 들어 있다면, 암맥이 이미 굳어 지표에 드러났다가 깎였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이렇게 순서만 정한 나이를 상대 연령이라 한다.1
1.9.2멀리 떨어진 지층 잇기
떨어진 두 지역의 지층이 같은 시기에 쌓였는지 맞추는 일을 지층 대비라 한다. 같은 화산재층처럼 넓은 지역에 한꺼번에 쌓인 건층이나, 짧은 기간 동안 넓게 퍼져 살았던 생물의 표준 화석을 기준으로 잇는다. 암석의 종류만으로 잇는 것은 위험하다. 같은 시기에도 바다 쪽에는 셰일이, 해안 쪽에는 사암이 쌓이듯, 같은 때의 지층이 장소에 따라 다른 암석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3예제 풀이
그림 1의 석회암 C는 4억 4000만 년 전에 쌓이기를 마쳤고, 역암 E 바로 위의 사암 F에서 3억 년 전의 표준 화석이 나왔다. 부정합에 빠진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그 시간 동안 1000년에 3 cm씩 지층이 쌓였다면 얼마나 두꺼운 지층이 쌓였을 시간인가?
부정합면 아래의 가장 젊은 지층과 위의 가장 오래된 지층 사이의 시간이므로 약 \(4.4 - 3.0 = 1.4\)억 년이 빠져 있다. 이 사이에 암맥이 관입하고, 땅이 솟고, 깎여 나갔다.
1000년에 3 cm씩 1억 4000만 년이면 \(1.4 \times 10^8/1000 \times 3 = 4.2 \times 10^5\) cm, 곧 4.2 km이다. 절벽에서는 선 하나로 보이는 경계에 4 km 넘는 지층이 쌓일 만한 시간이 빠져 있는 셈이다. 실제로 그만큼 쌓였다가 깎여 나갔는지, 처음부터 쌓이지 않았는지는 주변 지역의 지층과 대비해야 알 수 있다. 즉 상대 연령의 원리로 사건의 순서를 정하고, 부정합처럼 빠진 시간은 표준 화석이나 절대 연령으로 그 크기를 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노두의 지층 단면을 해석해 사건의 순서를 정하고, 부정합에 빠진 시간을 어림해 보자.
- 1788년 스코틀랜드의 허턴은 시카 곶에서 기울어진 지층 위를 수평한 지층이 덮은 부정합을 보고, 지층이 쌓이고 기울고 깎이고 다시 쌓이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깨달음이 지구의 나이가 아주 많다는 생각의 출발점이 되었다.
지층 누중, 절단 관계, 포함 관계, 부정합의 원리를 차례로 적용하면 암석과 사건의 상대적인 순서를 정할 수 있고, 떨어진 지역의 지층은 건층과 표준 화석으로 대비한다. 부정합면에는 침식과 퇴적 중단으로 긴 시간이 빠져 있어, 위아래 지층의 나이 차로 그 크기를 어림한다. 처음 질문의 울퉁불퉁한 경계에는 약 1억 4000만 년이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