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층과 연령
본문절벽에 드러난 지층을 보면 아래층이 먼저 쌓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각 층이 몇 년 전에 쌓였는지 알 수 없다. 지질학자들은 어떤 암석이 "약 1억 년 전에 굳었다"고 숫자로 말한다. 시계도 달력도 없던 시대의 나이를 어떻게 숫자로 알아낼까?
2.1.1상대 연령
지층과 암석의 생성 순서만 따지는 것을 상대 연령이라 한다. 몇 가지 원리를 쓰면 순서를 정할 수 있다. 지층이 뒤집히지 않았다면 아래층이 먼저 쌓였다(지층 누중의 법칙). 퇴적물은 처음에 수평으로 쌓인다(수평 퇴적의 원리). 어떤 지층을 뚫고 들어온 화성암은 그 지층보다 나중에 생겼다(관입의 법칙). 지층이 쌓이다가 오랫동안 끊긴 흔적을 부정합이라 하며, 그 위아래에는 긴 시간 차이가 있다.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의 지층은 같은 시대에만 살았던 생물의 화석, 곧 표준 화석이나 화산재층 같은 열쇠층으로 이어 맞춘다. 이를 지층 대비라 한다. 그런데 상대 연령만으로는 두 사건 사이에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다.
2.1.2절대 연령과 반감기
화성암 속 광물이 굳을 때에는 우라늄, 칼륨 같은 방사성 원소가 들어가지만 그 자원소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그 뒤 방사성 원소는 일정한 비율로 붕괴하여 자원소로 바뀐다. 이 붕괴 속도는 온도나 압력에 따라 변하지 않으므로, 광물 속 모원소와 자원소의 양을 재면 광물이 굳은 뒤 흐른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방사성 동위 원소의 양이 처음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 \(T\)라 한다. 시간 \(t\)가 지난 뒤 남은 모원소의 양은 \[N = N_0\left(\frac{1}{2}\right)^{t/T}\] 이다. 이렇게 숫자로 구한 나이를 절대 연령이라 한다.
그림 1에서 지난 반감기의 수를 늘려 보자. 1번이면 모원소와 자원소가 반씩, 2번이면 모원소 25%와 자원소 75%가 된다. 모원소와 자원소의 비가 \(1 : 3\)이면 반감기가 2번 지난 것이다. 오래된 암석에는 반감기가 긴 원소를, 젊은 유기물에는 반감기가 짧은 원소를 쓴다.1
2.1.3예제 풀이
어떤 화강암 속 광물에서 칼륨-40과 그 자원소 아르곤-40의 원자 수 비가 \(1 : 3\)으로 측정되었다. 칼륨-40의 반감기를 13억 년으로 하고, 광물이 굳을 때 아르곤-40이 없었다고 할 때 이 화강암의 절대 연령을 구하여라.
처음 칼륨-40의 양을 4라 하면, 지금 칼륨-40은 1, 아르곤-40은 3이다. 남은 모원소가 처음의 \(\tfrac{1}{4} = \left(\tfrac{1}{2}\right)^2\)이므로 반감기가 2번 지났다.
따라서 나이는 \(2 \times 13 = 26\)억 년이다. 실제 칼륨-40은 일부만 아르곤-40으로 바뀌어 계산이 조금 더 복잡하지만, 원리는 같다. 이 화강암을 뚫고 들어온 암맥은 26억 년보다 젊고, 화강암이 덮고 있는 지층은 그보다 오래되었다고 상대 연령과 함께 판단할 수 있다.
상대 연령으로 순서를 정하고 절대 연령으로 숫자를 매기면 지구의 역사를 시간표로 정리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지층의 순서, 반감기 시계, 지층 대비를 직접 해 보자.
- 퇴적암은 여러 곳에서 온 알갱이가 섞여 쌓인 것이라 방사성 연대가 알갱이의 나이를 알려 줄 뿐 쌓인 때를 알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퇴적층의 나이는 위아래의 화성암이나 화산재층으로 어림한다.
지층 누중, 관입, 부정합 같은 원리로 생성 순서를 정한 것이 상대 연령이고, 방사성 동위 원소가 반감기마다 절반씩 붕괴하는 성질로 숫자를 매긴 것이 절대 연령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암석 나이는 광물 속 모원소와 자원소의 비율을 재어 몇 번의 반감기가 지났는지 계산하여 알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