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질
본문북한산과 관악산 둘레의 편마암은 약 19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 사이를 뚫고 들어온 서울의 화강암은 약 1억 7천만 년 전, 경상도의 공룡 발자국이 찍힌 퇴적층은 약 1억 년 전, 제주도의 현무암은 대부분 200만 년이 채 안 된다. 같은 한반도인데 바위마다 나이가 수백, 수천 배씩 다르다. 이런 나이는 무엇으로 재었을까? 그리고 그 나이들을 시간 순서로 늘어놓으면 한반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일까?
1.11.1저어콘 시계
저어콘(ZrSiO₄)은 화강암 같은 암석 속에 모래알보다 작게 들어 있는 광물이다. 결정이 생길 때 우라늄은 지르코늄 자리에 쉽게 들어가지만 납은 거의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저어콘 속의 납은 대부분 우라늄이 붕괴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저어콘은 아주 단단하고 화학적으로 안정해, 풍화나 변성 작용을 받아도 처음 생긴 때의 기록을 잘 지킨다. 그래서 저어콘은 지구에서 가장 믿을 만한 방사성 시계로 쓰인다.
처음 납이 없었다면 \(\dfrac{^{206}\text{Pb}}{^{238}\text{U}} = e^{\lambda t} - 1\)이므로 \[t = \frac{1}{\lambda}\ln\left(1 + \frac{^{206}\text{Pb}}{^{238}\text{U}}\right)\]이다. ²³⁸U의 붕괴 상수는 \(\lambda = 1.551 \times 10^{-10}\)/년(반감기 약 44.7억 년)이다. ²³⁵U → ²⁰⁷Pb의 두 번째 시계와 맞는지 확인해 나이를 검증한다.
그림 1에서 비를 바꾸어 보자. ²⁰⁶Pb/²³⁸U가 0.0267이면 나이는 약 1억 7천만 년으로,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곳곳의 쥐라기 대보 화강암에 해당한다. 비가 0.343이면 약 19억 년으로, 경기 육괴의 편마암이다. 제주 현무암처럼 젊은 암석은 납이 거의 쌓이지 않아 비가 0.0002도 안 되므로, 다른 방법(아르곤–아르곤 등)을 함께 쓴다. 이렇게 잰 나이를 지역별로 모으면 한반도의 지질 연대표가 만들어진다.1
1.11.2한반도의 역사
한반도의 가장 오래된 땅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편마암과 편암으로 된 육괴들이다. 북쪽부터 낭림 육괴, 경기 육괴, 영남 육괴가 있고, 그 사이에는 고생대의 퇴적암이 쌓인 옥천 습곡대와 평남 분지, 태백산 분지가 있다. 고생대의 바다에서 쌓인 석회암은 강원도의 동굴과 시멘트 산업의 바탕이 되었다. 중생대에는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나 대보 화강암과 불국사 화강암이 넓게 관입했고, 백악기에는 경상도에 거대한 호수 분지가 생겨 공룡이 살았다. 신생대에는 동해가 열리고,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의 화산이 솟았다.
1.11.3예제 풀이
경상도의 한 화강암에서 뽑은 저어콘의 ²⁰⁶Pb/²³⁸U 비가 0.0106이었다. 이 화강암의 나이를 구하여라. 이 화강암이 공룡 발자국 지층을 뚫고 들어가 있다면, 그 지층의 나이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t = \dfrac{\ln(1.0106)}{1.551 \times 10^{-10}} = \dfrac{0.01054}{1.551 \times 10^{-10}} \approx 6.8 \times 10^7\)년, 곧 약 6800만 년이다. 백악기 말의 불국사 화강암에 해당한다.
관입한 암석은 관입당한 암석보다 젊으므로, 공룡 발자국 지층은 6800만 년 전보다 오래되었다. 이것은 지층 속 화산재층의 저어콘 나이(약 1억 년 전 무렵)와도 맞는다. 즉 절대 연령은 관입 관계 같은 상대 연령의 원리와 함께 쓸 때 시간 순서를 확실하게 세운다. 그래서 한반도의 지질 연대표는 수많은 저어콘 나이와 지층의 앞뒤 관계를 맞추어 만들어졌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한반도의 지체 구조구별 암석과 화석을 모아, 한반도의 역사를 시간 순서로 복원해 보자.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물질은 오스트레일리아 잭힐스의 저어콘 알갱이로, 약 44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 속의 산소 동위 원소는 그때 이미 지표에 액체 물이 있었음을 알려 준다.
저어콘은 생길 때 우라늄은 받아들이고 납은 거의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래 버티므로, 쌓인 납과 남은 우라늄의 비로 정확한 나이를 알려 주는 시계이다. 한반도의 암석들은 이렇게 잰 나이로 선캄브리아의 육괴, 고생대의 분지, 중생대의 화강암과 호수 분지, 신생대의 화산섬으로 차례가 세워진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서울과 제주의 바위는 저어콘과 다른 방사성 시계로 잰 나이가 19억 년과 200만 년 이내로, 1000배 가까이 차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