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반응과 반감기
본문진통제 설명서에는 '6시간마다 한 알씩'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한 번에 두 알을 먹으면 12시간 동안 효과가 이어질까? 몸속의 약은 일정한 양씩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마다 절반씩 줄어든다. 이 규칙을 따르면 두 알을 먹었을 때 효과는 얼마나 더 오래갈까?
4.2.11차 반응의 특징
1차 반응은 반응 속도가 반응물 농도에 정비례하는 반응이다(\(v = k[\text{A}]\)). 농도가 크면 빨리 줄고, 줄어들수록 느려진다. 그래서 농도는 일정한 양씩이 아니라 일정한 비율씩 줄어들어, 시간에 대한 지수함수가 된다.
1차 반응에서 반응물의 농도가 처음의 절반이 되는 시간 \(t_{1/2}\)은 처음 농도와 관계없이 일정하다. 시간 \(t\)가 지난 뒤의 농도는 \[[\text{A}] = [\text{A}]_0\left(\frac{1}{2}\right)^{t/t_{1/2}}\] 이다. 속도 상수와는 \(t_{1/2} = \dfrac{0.693}{k}\)의 관계가 있다.
처음 양이 1000 mg이든 10 mg이든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은 같다. 따라서 반감기가 두 번 지나면 4분의 1, 세 번 지나면 8분의 1이 남는다. 그림 1에서 반감기를 바꾸어 보자. 반감기가 짧은 약은 빨리 빠져나가므로 더 자주 먹어야 한다. 반대로 반감기가 하루가 넘는 약은 하루 한 번만 먹어도 몸속 농도가 유지된다.
4.2.2반감기의 쓰임
방사성 원소의 붕괴도 1차 반응이다. 탄소-14는 반감기가 약 5730년이며, 살아 있는 생물은 대기와 같은 비율로 탄소-14를 가진다. 생물이 죽으면 새로 들어오지 않고 붕괴만 하므로, 남은 비율로 죽은 지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다. 의약품의 복용 간격, 혈중 알코올이 빠지는 시간, 원자력 폐기물의 보관 기간도 반감기로 계산한다.1
4.2.3예제 풀이
반감기가 6시간인 약 500 mg을 먹었다. 몸속 약이 50 mg 아래가 되면 효과가 없다. 효과는 몇 시간 이어지는가? 1000 mg을 한꺼번에 먹으면 몇 시간 이어지는가?
500 mg이 50 mg이 되려면 \(\left(\dfrac{1}{2}\right)^{n} = \dfrac{1}{10}\), 곧 \(n = \log_2 10 \approx 3.32\)번의 반감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약 \(3.32 \times 6 \approx 19.9\)시간이다.
1000 mg이면 \(n = \log_2 20 \approx 4.32\)이므로 약 25.9시간이다. 두 배를 먹었지만 효과는 6시간, 곧 반감기 한 번만큼만 늘었다. 1000 mg은 6시간 뒤에 500 mg이 되어 처음 500 mg을 먹은 것과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 몇 시간 동안 몸속 약의 양이 두 배로 많아 부작용 위험만 커진다. 그래서 약은 한 번에 많이 먹지 않고 정해진 간격으로 나누어 먹는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복용량과 반감기를 바꾸며 약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을 직접 계산하고, 방사성 동위 원소 시계를 읽어 보자.
- 모든 반응이 1차인 것은 아니다. 알코올은 간의 효소가 일정한 빠르기로 분해하여 0차 반응에 가깝다. 그래서 술을 두 배로 마시면 깨는 데도 거의 두 배가 걸린다.
1차 반응은 속도가 농도에 비례하여 반응물이 일정한 시간마다 절반씩 줄어들며, 이 반감기는 처음 양과 관계없다. 남은 양은 \((\frac{1}{2})^{t/t_{1/2}}\)배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아니다'이다. 약을 두 알 먹어도 효과는 두 배가 아니라 반감기 한 번만큼만 더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