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균풍·경도풍·지상풍
본문일기도의 등압선 간격은 바람의 세기를 알려 준다. 간격이 좁을수록 기압 경도력이 커서 바람이 세다. 그런데 등압선 간격이 같아도, 둥글게 휘어진 저기압 둘레의 바람은 곧은 등압선에서보다 약하고, 고기압 둘레의 바람은 더 세다. 그리고 고기압의 중심 근처는 늘 바람이 잔잔하다. 등압선이 휘어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지상 가까이에서는 바람이 왜 저기압 쪽으로 비스듬히 불어 들어갈까?
2.4.1지균풍
상공 1 km 위에서는 마찰을 무시할 수 있다. 공기가 기압 경도력을 받아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향력이 북반구에서 오른쪽으로 휘게 한다. 바람이 빨라질수록 전향력도 커져, 결국 전향력이 기압 경도력과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가 될 때 바람이 등압선과 나란히 불며 더 휘지 않는다. 이 바람을 지균풍이라 한다. 지균풍의 속력은 기압 경도력을 전향 인자로 나눈 \(V_g = G/f\)이다. 그래서 등압선 간격이 좁을수록, 위도가 낮을수록 지균풍이 세다.
등압선이 반지름 \(R\)인 원으로 휘어 있으면, 바람이 그 곡선을 따라 돌기 위해 구심력 \(V^2/R\)이 필요하다. 저기압 둘레에서는 \(G = fV + \dfrac{V^2}{R}\)이므로 \(V = -\dfrac{fR}{2} + \sqrt{\dfrac{f^2R^2}{4} + RG}\)이다. 고기압 둘레에서는 \(G = fV - \dfrac{V^2}{R}\)이므로 \(V = \dfrac{fR}{2} - \sqrt{\dfrac{f^2R^2}{4} - RG}\)이고, \(G \le \dfrac{f^2R}{4}\)일 때만 답이 있다.
그림 1에서 두 값을 바꾸어 보자. 곡률 반지름 1000 km, 기압 경도력 \(0.5 \times 10^{-3}\ \text{m/s}^2\)이면 지균풍은 약 6.0 m/s이다. 저기압 둘레에서는 기압 경도력의 일부가 구심력으로 쓰여 전향력이 덜 필요하므로 약 5.6 m/s로 약하다. 고기압 둘레에서는 전향력이 기압 경도력과 구심력을 함께 감당해야 하므로 약 6.5 m/s로 세다. 고기압에서 기압 경도력을 키우면 어느 값부터 답이 없어진다. 그래서 고기압 중심 가까이는 등압선 간격이 넓고 바람이 약할 수밖에 없다.1
2.4.2지상풍
지표에서 1 km 아래의 대기 경계층에서는 지면과의 마찰이 바람을 늦춘다. 바람이 느려지면 전향력이 작아져 기압 경도력을 다 맞서지 못하므로, 바람이 등압선을 가로질러 낮은 기압 쪽으로 비스듬히 불게 된다. 이 바람을 지상풍이라 한다. 등압선과 이루는 각은 바다 위에서 약 10~20°, 거친 육지에서는 30~45°이다. 그래서 지상에서는 바람이 저기압 중심으로 모여들어 상승 기류를 만들어 구름과 비가 생기고, 고기압에서는 바람이 퍼져 나가 하강 기류로 날씨가 맑다.
2.4.3예제 풀이
위도 35°(\(f = 8.4 \times 10^{-5}\)/s)에서 기압 경도력이 \(1.0 \times 10^{-3}\ \text{m/s}^2\)이다. 지균풍의 속력을 구하여라. 등압선이 반지름 500 km의 원으로 휘어진 저기압 둘레의 경도풍은 얼마인가? 같은 경도력과 반지름으로 고기압 둘레의 경도풍이 가능한가?
지균풍은 \(V_g = 1.0 \times 10^{-3} \div 8.4 \times 10^{-5} \approx 11.9\) m/s이다. 저기압 둘레에서는 \(\dfrac{fR}{2} = 8.4 \times 10^{-5} \times 5 \times 10^5 \div 2 = 21\) m/s이므로 \(V = -21 + \sqrt{21^2 + 5 \times 10^5 \times 10^{-3}} = -21 + \sqrt{441 + 500} \approx -21 + 30.7 = 9.7\) m/s이다.
고기압 둘레에서는 \(\dfrac{f^2R^2}{4} - RG = 441 - 500 < 0\)이 되어 근호 안이 음수이다. 따라서 이런 고기압은 존재할 수 없다. 즉 고기압 중심 근처에서는 기압 경도력이 \(f^2R/4\)보다 클 수 없어서 등압선 간격이 넓어진다. 그래서 일기도의 고기압은 넓고 완만하며 바람이 약하고, 저기압은 좁고 가파르며 바람이 강하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일기도의 등압선으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읽고, 힘의 균형을 운동 방정식으로 확인해 보자.
- 상공의 바람이 등압선과 나란히 분다는 사실은 1857년 네덜란드의 바위스발롯이 법칙으로 정리했다. 북반구에서 바람을 등지고 서면 왼쪽 앞에 저기압이 있다는 이 법칙은 지금도 바다에서 쓰인다.
마찰이 없는 상공에서 곧은 등압선을 따라 부는 지균풍은 기압 경도력과 전향력의 균형으로 정해지고, 휘어진 등압선에서는 원심력까지 더한 경도풍이 된다. 같은 기압 경도력에서 저기압 둘레 바람은 지균풍보다 약하고 고기압 둘레 바람은 세며, 고기압 중심 근처에서는 기압 경도력이 클 수 없다. 처음 질문의 고기압 둘레 바람은 전향력이 기압 경도력과 구심력을 함께 감당해야 하므로 같은 등압선 간격에서 더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