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 원판과 전향력
본문반지름 50 cm인 원판이 위에서 볼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10초에 한 바퀴씩 돈다. 원판 가운데에서 가장자리를 향해 구슬을 초속 25 cm로 곧게 굴렸다. 원판 밖에 선 사람이 보기에 구슬은 곧은 선을 따라 갔는데, 원판 위에 앉은 사람이 원판에 그어진 흔적을 보니 구슬의 길이 오른쪽으로 휘어 있었다. 아무도 구슬을 옆으로 밀지 않았는데 왜 휘어 보일까? 그리고 지구 위의 바람과 해류도 같은 까닭으로 휠까?
2.4.1휘는 것은 구슬이 아니라 바닥이다
원판 밖에서 보면 구슬에는 옆으로 미는 힘이 없으므로 관성에 따라 곧게 간다. 그런데 구슬이 가장자리로 가는 2초 동안 원판은 \(360° \times 2/10 = 72°\)만큼 돌아간다. 원판 위에 앉은 사람에게는 구슬이 처음 겨냥한 방향에서 점점 뒤처지며 오른쪽으로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회전하는 바닥 위에서 운동을 기술하면, 이 벗어남을 설명하기 위해 진행 방향에 수직인 겉보기 힘을 넣어야 한다. 이것을 전향력 또는 코리올리 힘이라 한다. 그래서 전향력은 실제로 무언가가 미는 힘이 아니라 돌아가는 기준틀에서 생기는 겉보기 힘이다.
각속도 \(\Omega\)로 도는 기준틀에서 속력 \(v\)로 움직이는 질량 \(m\)인 물체에는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크기 \(2m\Omega v\)인 전향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도 \(\varphi\)인 지표에서 수평 운동에 작용하는 전향력은 \(fmv\)이며, \(f = 2\Omega\sin\varphi\)를 전향 인자라 한다. 북반구에서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작용한다.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씩 서쪽에서 동쪽으로 돈다. 북극 위에서 내려다보면 시계 반대 방향이어서 그림 1의 원판과 같다. 그래서 북반구에서 움직이는 공기와 바닷물은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휜다. 적도에서는 지표면이 지구 자전축과 나란해 수평 방향의 회전 효과가 없으므로 \(\sin 0° = 0\)으로 전향력이 사라지고, 극에서 가장 크다.1
2.4.2세기를 재 보기
회전 원판 실험에서 원판에 남은 흔적이 휜 정도를 재면 전향력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흔적이 처음 방향에서 벗어난 거리를 \(d\), 걸린 시간을 \(t\)라 하면, 처음에는 \(d \approx \tfrac12 (2\Omega v) t^2\)으로 시간의 제곱에 비례해 벌어진다. 원판을 빨리 돌리거나 구슬을 오래 굴리면 흔적이 더 크게 휜다. 반면 지구는 원판보다 훨씬 천천히 돌아, 공을 차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는 전향력을 느낄 수 없고 수백 km를 몇 시간에 걸쳐 움직이는 바람과 해류에서 뚜렷해진다.
2.4.3예제 풀이
처음 질문의 원판에서 구슬이 가장자리에 닿기까지 원판은 몇 도 도는가? 서울(위도 37.5°)에서 초속 10 m로 부는 바람이 1시간 동안 전향력만 받는다면, 1 kg의 공기가 받는 전향력과 처음 방향에서 벗어나는 거리를 어림하여라.
구슬은 \(50/25 = 2\)초 걸리고, 원판은 10초에 360°를 도므로 72° 돈다. 원판 위에 남은 흔적은 이만큼 오른쪽으로 휜다.
서울의 전향 인자는 \(f = 2 \times 7.29\times10^{-5} \times 0.61 \approx 8.9\times10^{-5}\)/s이다. 1 kg의 공기가 받는 전향력은 \(8.9\times10^{-5} \times 10 \approx 8.9\times10^{-4}\) N으로 아주 작다. 그러나 1시간, 곧 3600초 동안이면 벗어나는 거리는 \(\tfrac12 \times 8.9\times10^{-4} \times 3600^2 \approx 5.8\) km에 이른다. 그동안 바람은 36 km를 가므로 길의 방향이 눈에 띄게 오른쪽으로 꺾인다. 실제로는 휘는 동안 방향이 바뀌어 이 어림보다 조금 덜 벗어나지만, 작은 힘도 오랫동안 쌓이면 큰 흐름의 방향을 바꾼다. 즉 전향력은 돌아가는 지구 위에서 보기 때문에 생기는 겉보기 힘이고, 오래 멀리 움직이는 바람과 해류에서 커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회전 원판의 회전 속도와 구슬의 속력을 바꾸며 흔적이 휘는 정도를 재 보자.
- 이 겉보기 힘은 1835년 프랑스의 공학자 코리올리가 물레방아처럼 도는 기계를 연구하며 수식으로 정리했다. 욕조나 세면대의 물이 빠질 때 도는 방향은 그릇의 모양과 물의 처음 흐름에 더 크게 좌우되어, 전향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돌아가는 기준틀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바닥이 돌아가는 만큼 처음 방향에서 벗어나 보이며, 이를 설명하는 겉보기 힘이 전향력이다. 지표에서 전향력은 \(fmv\), \(f = 2\Omega\sin\varphi\)로 적도에서 0이고 극에서 가장 크며, 북반구에서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한다. 처음 질문의 구슬은 원판이 2초 동안 72° 돌아 오른쪽으로 휘어 보였고, 지구의 바람과 해류도 같은 까닭으로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