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채집·표본 제작과 동정

잘 만든 표본 하나는 수십 년 뒤에도 ‘그때 그곳에 이 생물이 살았다’는 증거가 됩니다. 곤충과 풀을 채집해 표본으로 만들고, 검색표로 이름을 찾아가며, 연구에 쓸 수 있는 라벨까지 갖춰 봅시다.

먼저 알면 좋은 것 분류 단계와 학명분류 검색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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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표본 제작과 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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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숲에서 채집한 곤충을 표본으로 만들어 이름을 붙이려 한다. 도감을 처음부터 넘기며 비슷한 그림을 찾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틀리기 쉽다. 그래서 '날개가 두 쌍인가, 한 쌍인가'처럼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질문을 차례로 답해 가는 검색표를 쓴다. 이 숲에서 나올 곤충 무리가 16가지라면, 검색표를 잘 만들 때 질문 몇 개 만에 어느 무리인지 알 수 있을까? 잘못 만들면 몇 개까지 늘어날까?

1a 날개가 한 쌍이다 → 파리 무리 1b 날개가 두 쌍이다 → 2로 2a 앞날개가 딱딱한 덮개이다 → 딱정벌레 무리 2b 앞날개가 막질이거나 비늘로 덮였다 → 3으로 3a 날개가 비늘로 덮였다 → 나비 무리 3b 날개가 투명한 막이다 → 4로 4a 배와 가슴 사이가 잘록하다 → 벌 무리 4b 잘록하지 않다 → …
그림 1. 이분 검색표는 서로 반대되는 두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고르며 범위를 좁혀 간다.
먼저 알아야 할 것생물의 분류 체계, 형태적 특징, 2의 거듭제곱과 로그.

3.12.1질문마다 절반씩

동정은 채집한 생물이 어느 무리인지 알아내는 일이다. 이분 검색표는 한 번에 '예'나 '아니요'로 답하는 질문을 던져 후보를 둘로 나눈다. 질문이 후보를 절반씩 고르게 나누면, 질문 하나마다 남은 후보가 반으로 줄어든다. 16가지는 질문 한 번에 8가지, 두 번에 4가지, 세 번에 2가지, 네 번에 1가지가 된다. 그래서 잘 만든 검색표는 \(\log_2 16 = 4\)개의 질문이면 충분하다. 반대로 질문마다 한 무리씩만 떼어 내면, 운이 나쁠 때 15번을 물어야 한다.

정리 3.12.1 이분 검색표의 질문 수

후보가 \(n\)가지일 때, 질문이 후보를 고르게 반씩 나누면 필요한 질문 수는 \(\log_2 n\)을 올림한 값이다. 한 번에 하나씩 떼어 내는 검색표는 가장 나쁜 경우 \(n - 1\)개의 질문이 필요하다.

좋은 검색표의 질문은 고르게 나눌 뿐 아니라 누구나 같은 답을 내도록 분명해야 한다. '크다, 작다'처럼 기준이 애매한 질문보다 '날개가 두 쌍이다'처럼 세거나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 낫다. 또 애벌레와 어른벌레, 암컷과 수컷처럼 모습이 다른 단계를 함께 쓸 수 있는지도 생각한다. 검색표의 끝에서 얻은 이름은 도감의 설명이나 표본과 다시 비교해 확인한다.1

3.12.2표본 만들기와 기록

채집한 곤충은 날개와 다리를 펴서 핀으로 고정하고 말려 표본을 만든다. 표본에는 반드시 채집한 날짜, 장소, 채집한 사람을 적은 이름표를 함께 꽂는다. 이 기록이 없으면 표본은 과학 자료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같은 종이라도 언제 어디서 채집했는지가 그 종의 분포와 계절 변화를 알려 주기 때문이다. 채집은 필요한 만큼만 하고, 보호종이나 보호 구역의 생물은 채집하지 않는다.

후보 수 n41630100 고르게 나눌 때2457 하나씩 떼어 낼 때3152999 가장 나쁜 경우에 필요한 질문 수
그림 2. 후보가 많아질수록 고르게 나누는 검색표의 이점이 커진다.

3.12.3예제 풀이

예제 3.12.2

후보 16가지를 고르게 나누는 검색표와 하나씩 떼어 내는 검색표에서 필요한 질문 수를 비교하여라. 하나씩 떼어 내는 검색표에서 16가지가 모두 똑같이 자주 채집된다면 평균 몇 개의 질문이 필요한가? 후보가 30가지로 늘면 고르게 나누는 검색표는 질문이 몇 개 필요한가?

고르게 나누면 \(\log_2 16 = 4\)개, 하나씩 떼어 내면 가장 나쁠 때 15개가 필요하다. 하나씩 떼어 내는 검색표에서 첫 질문에서 끝나는 경우부터 마지막까지 1, 2, …, 15번이 필요하고, 마지막 두 무리는 둘 다 15번째 질문에서 갈린다. 평균은 \((1 + 2 + \cdots + 15 + 15)/16 = (120 + 15)/16 \approx 8.4\)개로, 고른 검색표의 두 배가 넘는다.

후보 30가지는 \(\log_2 30 \approx 4.9\)이므로 질문 5개가 필요하다. \(2^5 = 32\)가 30보다 크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생물에서는 특징이 늘 반반으로 나뉘지 않아 이보다 조금 많아진다. 즉 검색표는 분명한 특징으로 후보를 고르게 나누는 질문을 앞에 둘수록 짧고 정확해지며, 동정한 표본은 채집 기록과 함께 남겨야 자료가 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채집한 생물로 표본을 만들고, 이분 검색표를 만들어 동정해 보자.

  1. 이분 검색표는 18세기 프랑스의 라마르크가 식물을 동정하는 데 처음 널리 썼다. 요즘은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종을 추천해 주는 앱도 많지만,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여전히 검색표의 특징과 전문가의 표본 대조가 쓰인다.
마무리

이분 검색표는 서로 반대되는 두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고르며 후보를 좁히고, 질문이 후보를 고르게 반씩 나누면 \(n\)가지를 \(\log_2 n\)개쯤의 질문으로 가려낸다. 질문은 누구나 같은 답을 낼 수 있는 분명한 특징으로 정하고, 표본에는 채집 날짜, 장소, 채집자를 기록해 과학 자료로 남긴다. 처음 질문의 곤충 16가지는 잘 만든 검색표로 질문 4개 만에 가려낼 수 있고, 하나씩 떼어 내면 15개까지 필요하다.

탐구 1

질문 몇 개로 처음 보는 생물의 문(門)을 알아낼 수 있을까?

분류 검색표 · 식물과 동물의 문 · 계통 분류
검색표
생물
방식
형질 카드

    답한 질문
    —
    틀린 답
    —
    도착한 무리
    —

    위쪽 가지가 ‘아니요’, 아래쪽 가지가 ‘예’이다. 원구의 운명, 배엽 수, 탈피처럼 겉으로 보이지 않는 형질은 발생과 생활사를 조사한 결과로 형질 카드에 적어 두었다. 분류군 이름은 고등학교 수준의 문(식물은 무리) 단위이다.

    1. 질문산길에서 처음 보는 풀을 만나거나 갯바위에서 낯선 동물을 보았다. 이름을 몰라도 몇 가지 질문에 ‘예’, ‘아니요’로 답하기만 하면 그 생물이 어느 문에 속하는지 알아낼 수 있을까?
    2. 복원생물은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역 순서로 묶이고, 같은 문의 생물은 몸의 기본 설계를 공유한다. 그래서 식물은 관다발, 씨, 씨방으로, 동물은 조직, 배엽, 원구의 운명, 탈피, 체절 같은 형질로 무리를 나눈다.
    3. 설명분류 검색표는 두 갈래 질문을 차례로 이어 놓은 표이다. 질문 하나에 답할 때마다 후보가 둘로 갈리고, 마지막에 무리 하나만 남는다. 좋은 질문은 누가 보아도 답이 같고, 답이 ‘예’와 ‘아니요’로 뚜렷하게 갈린다. 그래서 “크다”, “흔하다” 같은 질문은 쓸 수 없다.
    4. 연결식물 검색표의 질문 순서(관다발, 씨, 씨방)는 이 형질들이 진화 과정에서 생긴 순서와 같다. 그래서 검색표의 모양이 식물 계통수와 닮았고, 동물 검색표도 조직, 3배엽, 선구와 후구, 탈피로 이어져 동물 계통수의 큰 가지를 따라간다.
    5. 적용식물에서 은행나무를 골라 힌트를 보며 따라가 보자. 그다음 동물로 바꾸고 ‘직접 분류’에서 거미와 불가사리를 형질 카드만 보고 분류해 보자. 거미에서 ‘체절이 있으니 환형동물’이라고 생각해 일부러 다섯째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면 어디에 도착하는지도 확인해 보자.
    6. 판단검색표는 이름을 찾는 도구이고, 질문 하나는 형질 하나만 본다. 사는 곳이나 몸의 대칭 같은 겉모습 하나로 나누면 인위 분류가 되어 관계를 틀리게 묶는다. 가령 불가사리는 어른 몸이 방사 대칭이지만 해파리보다 사람에 더 가까운 후구동물이다. 기생 생활로 형질이 사라진 생물처럼 예외도 있어서, 계통 분류는 여러 형질과 DNA를 함께 비교해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순서를 따른다.

    확인질문의 순서

    처음 보는 동물이 진정한 조직과 3배엽을 가진 선구동물이다. 몸이 체절로 나뉘어 있고, 자라면서 탈피하며, 마디가 있는 다리가 있다. 위의 동물 검색표로 찾으면 어느 무리일까?

    탐구 2

    채집한 곤충과 풀을 연구에 쓸 수 있는 표본으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실험 · 표본 제작 · 검색표로 동정 · 라벨 · 채집 윤리
    표본
    채집물
    채집 장소
    라벨

    곤충 그림은 등 쪽에서 본 모식도이고, 특징이 잘 보이도록 단순하게 그렸다. 그림을 눌러 핀 꽂을 자리를 정해 보자. 식물 무게는 전자저울(0.1 g 눈금)로 잰 값이며, 마르는 속도는 흡습지 교체 간격에 따른 예시값이다.

    1. 탐구 문제박물관 표본 서랍에는 수십 년 전에 채집한 곤충과 풀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표본들로 기후 변화에 따른 분포 변화도 연구한다. 내가 만든 표본이 그런 자료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남겨야 할까?
    2. 복원동정은 생물이 어느 분류군에 속하는지 정하는 일이고, 분류 검색표는 두 갈래 질문으로 범위를 좁혀 가는 도구이다. 곤충의 목(目)은 주로 날개의 수와 재질, 입틀, 다리 모양으로 나눈다.
    3. 설계곤충은 포충망으로 잡아 채집병에서 죽인 뒤, 굳기 전에 곤충 핀을 몸에 수직으로 꽂고 전시판에서 날개와 다리를 펴서 1~2주 말린다. 딱정벌레는 오른쪽 딱지날개 앞쪽, 노린재는 작은방패판, 메뚜기·파리·벌은 가슴의 중앙선 약간 오른쪽, 나비·잠자리는 가슴 한가운데에 꽂는다. 아주 작은 곤충은 삼각 대지에 붙인다. 식물은 뿌리, 잎, 꽃이나 열매가 함께 있는 개체를 골라 신문지 사이에 펴고 흡습지를 끼워 눌러 말린 뒤 대지에 붙인다.
    4. 분석라벨에는 언제(날짜), 어디서(행정 구역과 지명, 위도·경도), 누가(채집자)를 반드시 적는다. 이 네 가지가 없는 표본은 아무리 예뻐도 연구 자료로 쓰기 어렵다. 서식지와 채집 방법, 동정 결과와 동정한 사람은 따로 적어 둔다. 식물은 하루에 한 번 무게를 재어 더 이상 줄지 않으면 다 마른 것이다.
    5. 측정채집물 A~H를 검색표로 동정하고, 핀 꽂을 자리를 눌러 정한 뒤 라벨을 채워 등록해 보자. 식물 표본에서는 흡습지를 매일 갈 때와 4일마다 갈 때, 무게가 줄어드는 모양과 다 마를 때까지의 날 수를 비교해 보자.
    6. 오차·안전국립공원 같은 자연공원과 보호 구역에서는 허가 없이 동식물을 채집할 수 없고, 멸종 위기 야생 생물과 천연기념물은 어디서든 잡거나 채취하면 안 된다. 이런 생물은 사진과 관찰 기록으로 남긴다. 남의 땅에서는 허락을 받고, 필요한 만큼만 채집한다. 곤충 핀과 핀셋에 찔리지 않게 하고, 벌과 독나방 애벌레, 옻나무 같은 식물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채집병의 살충제는 환기되는 곳에서 쓰고, 덜 마른 표본은 곰팡이가 피어 다른 표본까지 망치므로 완전히 말린 뒤 방충제와 함께 보관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2015년에 채집한 나비 표본의 라벨에 ‘2015. 7. 15. 문수산’만 적혀 있다. 전국에 ‘문수산’은 여러 곳 있다. 이 표본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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