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정보학과 유전체 분석
본문네 종의 동물에서 같은 유전자의 앞부분 염기 30개를 읽어 위아래로 나란히 놓았다. 대부분의 자리는 네 종이 같았지만 몇 자리에서 염기가 달랐다. 가와 나는 한 자리만 달랐고, 가와 라는 여섯 자리가 달랐다. 생김새만으로는 어느 종끼리 더 가까운지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이 차이를 세는 것만으로 진화의 관계를 그릴 수 있을까? 그리고 수십억 개의 염기를 가진 유전체 전체는 어떻게 비교할까?
5.8.1차이가 쌓이는 시간
두 종이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뒤에는 각 계통에서 따로 돌연변이가 쌓인다. 갈라진 지 오래될수록 쌓인 차이가 많다. 그래서 같은 유전자의 서열을 비교해 다른 자리가 적은 두 종일수록 최근에 갈라진 가까운 사이로 본다. 서열을 비교하려면 먼저 같은 자리끼리 맞추어 놓는 정렬을 해야 한다. 염기가 하나 빠지거나 끼어들면 그 뒤의 자리가 모두 어긋나므로, 컴퓨터는 차이가 가장 적어지도록 틈을 넣어 맞춘다. 이렇게 생물의 서열 자료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분야를 생물정보학이라 한다.
두 서열에서 다른 자리의 비율을 \(p = \dfrac{\text{다른 자리 수}}{\text{비교한 자리 수}}\)라 한다. 모든 쌍의 \(p\)를 구해 거리표를 만들고, 거리가 가장 가까운 쌍부터 차례로 묶으면 계통수를 그릴 수 있다.
그림 1의 네 종에서 가와 나는 30자리 가운데 1자리만 달라 \(p \approx 0.03\)으로 가장 가깝다. 다는 가나 나와 4~5자리, 라는 6~7자리가 달라 가장 멀다. 그래서 가와 나를 먼저 묶고, 그 다음 다를, 마지막에 라를 붙이는 계통수가 나온다. 다만 30자리는 매우 짧아 우연한 차이의 영향이 크므로, 실제 연구에서는 수천 자리 이상을 비교한다.1
5.8.2데이터베이스와 유전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읽은 서열은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모인다. 새로 읽은 서열을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면 비슷한 서열을 가진 생물과 그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빠르게 알 수 있다. 유전체 전체를 비교하는 일은 사람의 손으로는 불가능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정렬하고 차이를 센다.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체는 정렬되는 부분에서 약 1.2%가 다르다. 사람끼리는 약 0.1%가 달라, 이 작은 차이가 개인의 특징과 질병에 걸리기 쉬운 정도와도 관련된다.
5.8.3예제 풀이
그림 2의 거리표로 가장 가까운 쌍을 찾고, 그 쌍과 나머지 종 사이의 평균 거리를 구해 묶는 순서를 정하여라. 이 유전자에서 100만 년마다 염기 1000개 가운데 1개꼴로 차이가 쌓인다면, 가와 다는 몇 년 전에 갈라졌다고 어림할 수 있는가? 두 계통 모두에서 차이가 쌓인다는 것을 생각하여라.
가장 가까운 쌍은 거리 1인 가와 나이다. 이 묶음과 다의 평균 거리는 \((4 + 5)/2 = 4.5\), 라와는 \((6 + 7)/2 = 6.5\)이다. 그래서 다음으로 다를 붙이고, 마지막에 라를 붙인다.
가와 다는 30자리 가운데 4자리, 곧 \(p \approx 0.133\)이 다르다. 갈라진 뒤 두 계통이 각각 차이를 쌓았으므로 한 계통에 쌓인 차이는 그 절반인 0.067이다. 100만 년마다 0.001씩 쌓인다면 \(0.067/0.001 \approx 67\), 곧 약 6700만 년 전에 갈라졌다고 어림된다. 그러나 30자리에서 차이 하나만 달라져도 이 값은 1700만 년이나 바뀌므로, 아주 거친 어림이다. 즉 생물정보학은 정렬한 서열의 차이를 세어 진화의 관계와 시간을 어림하며, 그 정확도는 비교하는 서열의 길이에 달려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생물의 서열을 정렬해 차이를 세고, 거리표로 계통수를 그려 보자.
- 분자의 차이로 진화의 시간을 재는 생각을 분자 시계라 한다. 1960년대 미국의 주커칸들과 폴링이 여러 동물의 헤모글로빈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하며 처음 제안했다.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뒤 각 계통에 돌연변이가 쌓이므로, 같은 유전자의 서열을 정렬해 다른 자리의 비율을 세면 가까운 종일수록 차이가 적다. 모든 쌍의 차이로 거리표를 만들어 가까운 쌍부터 묶으면 계통수가 되고, 차이가 쌓이는 빠르기를 알면 갈라진 시간도 어림한다. 처음 질문의 네 종에서는 한 자리만 다른 가와 나가 가장 가깝고, 30자리는 짧아 어림이 거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