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유전자 증폭
본문범죄 현장의 머리카락 한 올에는 DNA가 아주 적어서 그대로는 전기 영동 띠조차 보이지 않는다. PCR 기계에 넣고 온도를 95 °C, 55 °C, 72 °C로 바꾸는 과정을 30번 되풀이하자, 원하는 부분의 DNA가 젤에서 뚜렷한 띠로 보일 만큼 늘어났다. 처음에 100분자였다면 30번 뒤에는 몇 분자일까? 실제로 매번 정확히 두 배가 되지 않는다면 결과는 얼마나 달라질까?
5.7.1주기마다 두 배
PCR은 시험관 안에서 DNA 복제를 되풀이하는 방법이다. 95 °C로 데우면 두 가닥을 잇는 수소 결합이 끊어져 가닥이 풀린다. 온도를 55 °C 안팎으로 내리면 증폭하고 싶은 부분의 양 끝에 맞게 만든 짧은 DNA인 프라이머가 가닥에 붙는다. 72 °C에서 열에 강한 DNA 중합 효소가 프라이머에 이어 새 가닥을 만든다. 이 세 단계가 끝나면 원하는 부분이 두 배가 되고, 새로 만든 가닥도 다음 주기의 주형이 되므로 주기마다 다시 두 배가 된다.
처음 \(N_0\)분자에서 주기마다 효율 \(E\)(0에서 1)로 늘어나면 \(n\)주기 뒤의 분자 수는 \[N = N_0(1 + E)^n\]이다. 효율이 100%이면 \(N_0 \times 2^n\)이다.
두 배씩 늘어나는 증가는 처음에는 작아 보이지만 금방 커진다. 10주기에 약 1000배, 20주기에 약 100만 배, 30주기에 약 10억 배이다. 그래서 몇 분자의 DNA로도 두 시간 남짓이면 분석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난다. 그러나 효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30번 거듭 곱해지므로 결과가 크게 줄어든다. 또 프라이머와 재료가 떨어지면 증가가 멈추어, 끝없이 늘어나지는 않는다.1
5.7.2오염에 민감한 방법
PCR은 아주 적은 DNA도 늘리므로, 실험하는 사람의 피부 세포나 이전 실험에서 날아온 DNA 한 조각이 섞여도 그것까지 늘어난다. 그래서 장갑을 끼고, 필터가 달린 팁을 쓰며, 시료를 넣지 않은 음성 대조를 함께 돌린다. 음성 대조에서 띠가 나오면 시약이 오염된 것이다. 프라이머가 원하는 자리에만 붙도록 결합 온도를 알맞게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비슷한 다른 자리에도 붙어 원하지 않는 띠가 생긴다.
5.7.3예제 풀이
처음 100분자를 30주기 증폭할 때 효율 100%와 90%의 결과를 구하여라. 효율 100%에서 어떤 시료가 다른 시료보다 3주기 일찍 같은 양에 도달했다면, 처음 DNA의 양은 몇 배였는가?
효율 100%이면 \(100 \times 2^{30} \approx 100 \times 1.07 \times 10^9 \approx 1.1 \times 10^{11}\)분자이다. 90%이면 \(100 \times 1.9^{30} \approx 100 \times 2.3 \times 10^8 = 2.3 \times 10^{10}\)분자로 5분의 1에 못 미친다. 처음 질문의 1000억 분자는 효율이 거의 100%일 때의 값이다.
한 주기마다 두 배이므로, 3주기 일찍 같은 양에 도달한 시료는 처음 양이 \(2^3 = 8\)배 많았다. 실시간 PCR은 이 원리로 형광이 일정한 세기에 이르는 주기 수를 재어 처음 DNA의 양을 비교한다. 주기 수가 3.3 차이 나면 처음 양은 10배 차이이다. 즉 PCR은 주기마다 두 배가 되는 지수적 증가로 아주 적은 DNA를 늘리고, 그 지수적 성질을 거꾸로 써서 처음 양을 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PCR의 세 단계와 주기에 따른 DNA 양의 변화를 따라가 보자.
- PCR은 1983년 미국의 멀리스가 고안해 19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95 °C마다 효소가 망가져 주기마다 새 효소를 넣어야 했지만, 온천 세균에서 얻은 열에 강한 Taq 중합 효소 덕분에 자동으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PCR은 변성, 결합, 신장의 세 단계를 되풀이해 프라이머 사이의 DNA를 주기마다 두 배로 늘리며, \(n\)주기 뒤의 양은 \(N_0(1 + E)^n\)이다. 효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거듭 곱해져 결과가 크게 줄고, 아주 적은 오염 DNA도 늘어나므로 음성 대조를 함께 돌린다. 처음 질문의 100분자는 효율 100%로 30주기를 돌면 약 1000억 분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