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와 단백질
본문DNA에는 A, T, G, C 네 가지 염기만 있다. 그런데 우리 몸에는 산소를 나르는 헤모글로빈, 음식을 분해하는 효소, 병균과 싸우는 항체처럼 모양과 하는 일이 제각각인 단백질이 수만 가지 있다. 네 글자로 쓴 정보가 어떻게 단백질이 되고, 글자 하나가 바뀌면 무슨 일이 생길까?
3.6.1유전 정보의 흐름
DNA의 염기 서열 가운데 단백질 하나를 만드는 정보를 담은 부분을 유전자라 한다. 그런데 DNA는 핵 안에 있고, 단백질은 핵 밖의 리보솜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세포는 먼저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RNA로 옮겨 적고, 이 RNA를 핵 밖으로 보낸다. 이 과정을 전사라 하고, 옮겨 적은 RNA를 mRNA라 한다.
리보솜은 mRNA의 염기 서열을 읽어 아미노산을 차례로 이어 붙인다. 이것을 번역이라 한다. 정보는 DNA에서 RNA로, RNA에서 단백질로 흐르며, 이 흐름을 생명 과학의 중심 원리라 부른다.1 전사할 때 DNA의 T 자리에 RNA는 U(유라실)를 쓴다.
3.6.2세 글자가 한 단어
염기는 4가지, 아미노산은 20가지이다. 염기 하나로 아미노산을 지정하면 4가지만, 둘로 지정하면 \(4^2 = 16\)가지만 나타낼 수 있어 모자란다. 셋으로 하면 \(4^3 = 64\)가지가 되어 20가지를 모두 나타내고도 남는다. 실제로 mRNA의 염기 3개가 아미노산 하나를 지정하며, 이 세 염기의 묶음을 코돈이라 한다.
mRNA의 연속된 염기 3개(코돈)가 아미노산 하나를 지정한다. 64개 코돈 가운데 AUG는 메싸이오닌을 지정하며 번역의 시작 신호이고, UAA, UAG, UGA는 아미노산을 지정하지 않는 종결 신호이다. 대부분의 아미노산은 여러 코돈이 함께 지정한다.
그림 1의 서열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을 이루는 사람 베타 글로빈 유전자의 앞부분이다. DNA의 ATG GTG CAT …는 mRNA의 AUG GUG CAU …가 되고, 리보솜은 이것을 메싸이오닌, 발린, 히스티딘 … 순서로 읽는다.
3.6.3염기 하나가 바뀌면
DNA의 염기 서열이 바뀌는 것을 돌연변이라 한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여섯째 코돈(시작 코돈 다음부터 세어)을 바꾸어 보자. 정상 서열의 GAG(글루탐산)에서 가운데 A가 T로 바뀌어 GTG가 되면 발린이 들어간다. 이 아미노산 하나의 차이로 헤모글로빈이 서로 엉겨 붙어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찌그러지는 낫 모양 적혈구 빈혈증이 생긴다.
반면 GAG의 마지막 G가 A로 바뀌어 GAA가 되면 여전히 글루탐산을 지정하므로 단백질은 그대로이다. 그리고 첫 G가 T로 바뀌어 TAG가 되면 종결 코돈이 되어 단백질이 거기서 끊긴다. 즉 같은 '염기 하나의 변화'라도 결과는 아무 일도 없는 경우부터 단백질을 아예 만들지 못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3.6.4예제 풀이
어떤 유전자의 DNA 주형 가닥이 아닌 쪽(mRNA와 같은 서열의 가닥) 앞부분이 ATG TTT GGC TAA이다. mRNA 서열과 만들어지는 아미노산 사슬을 쓰고, 둘째 코돈의 셋째 염기 T가 C로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하여라. (UUU, UUC는 페닐알라닌, GGC는 글리신이다.)
mRNA는 T를 U로 바꾸어 AUG UUU GGC UAA이다. 리보솜은 AUG에서 시작해 메싸이오닌, 페닐알라닌, 글리신을 이어 붙이고, UAA에서 멈춘다. 따라서 아미노산 3개로 된 사슬이 만들어진다.
둘째 코돈의 셋째 염기가 바뀌면 UUU가 UUC가 된다. UUC도 페닐알라닌을 지정하므로 아미노산 서열은 그대로이다. 여러 코돈이 같은 아미노산을 지정하기 때문에, 특히 코돈의 셋째 자리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는 단백질을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첫째 코돈 AUG의 G가 바뀌면 시작 신호가 사라져 번역이 아예 시작되지 않을 수 있다. 같은 크기의 변화라도 어느 자리에서 일어나느냐가 결과를 정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실제 유전자 서열을 번역하고 염기를 바꾸어 보며 단백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 중심 원리는 1958년 크릭이 처음 제안했다. 일부 바이러스는 RNA에서 DNA를 만드는 역전사 효소를 가지고 있어, 정보가 거꾸로 흐르는 경우도 있다.
유전자의 염기 서열은 mRNA로 전사된 뒤 리보솜에서 세 염기씩 코돈으로 읽혀 아미노산 서열로 번역된다. 네 가지 염기로 64가지 코돈을 만들어 20가지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아미노산의 순서가 단백질의 모양과 하는 일을 정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네 글자만으로도 수만 가지 단백질을 만들 수 있고, 글자 하나가 바뀌면 단백질이 그대로이거나, 달라지거나, 끊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