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구조와 기능의 진화 사례

박쥐의 날개와 사람의 팔은 하는 일이 전혀 다른데 뼈의 배열은 같습니다. 이런 사례는 생물이 어디서 왔는지 알려 주는 단서입니다. 사례를 골라 구조, 기능, 비교, 진화 과정을 차례로 조사하고 발표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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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와 기능의 진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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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의 작은 섬 다프네메이저에서 연구자들은 해마다 땅핀치의 부리 두께를 재었다. 1977년 큰 가뭄이 들자 부드러운 작은 씨앗이 동났고, 단단하고 큰 씨앗만 남았다. 그해 핀치의 대부분이 굶어 죽었는데, 살아남은 새들은 평균 부리가 더 두꺼웠다. 이듬해 태어난 새끼들의 부리도 이전 세대보다 두꺼웠다. 부리라는 구조가 먹이라는 기능에 맞추어 한 세대 만에 바뀐 것이다. 이 변화는 얼마나 클까?

가뭄 전 집단 평균9.4 mm 살아남은 새 평균10.0 mm 다음 세대 평균9.9 mm 단순화한 값. 막대의 길이는 부리 두께에 비례 (0부터)
그림 1. 가뭄에서 부리가 두꺼운 새가 더 많이 살아남았고, 그 새끼들의 평균 부리도 두꺼워졌다.
먼저 알아야 할 것변이와 자연 선택, 유전과 환경, 대립유전자 빈도(대립유전자 빈도 모의실험).

3.11.1변이, 선택, 유전

같은 종의 새들도 부리 두께가 조금씩 다르다. 부리가 두꺼운 새는 단단한 씨앗을 깨뜨릴 힘이 세다. 가뭄으로 단단한 씨앗만 남자 부리가 두꺼운 새가 더 많이 먹고 살아남았다. 이것이 자연 선택이다. 그런데 선택이 진화로 이어지려면 부리 두께가 부모에게서 새끼에게 유전되어야 한다. 부리 두께는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살아남은 새들의 새끼는 부모를 닮아 부리가 두꺼웠다. 구조의 변이, 그 구조가 기능에 주는 차이, 그리고 유전이 함께 있을 때 구조가 기능에 맞추어 진화한다.

정리 3.11.1 선택에 대한 반응

살아남은 개체의 평균이 집단 평균보다 \(S\)만큼 클 때, 다음 세대 평균의 변화는 \[R = h^2 S\]로 어림한다. \(h^2\)는 형질의 차이 가운데 유전으로 설명되는 비율인 유전율로, 0에서 1 사이이다.

그림 1에서 선택된 차이는 \(S = 10.0 - 9.4 = 0.6\) mm이다. 부리 두께의 유전율이 약 0.8이면 다음 세대 평균은 \(0.8 \times 0.6 \approx 0.5\) mm 두꺼워진다. 유전율이 1보다 작은 것은 부리 두께에 먹이나 성장 환경의 영향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0.5 mm는 작아 보이지만 평균의 약 5%이고, 단단한 씨앗을 깰 수 있느냐를 가르는 차이일 수 있다.1

3.11.2상동 기관과 상사 기관

구조와 기능의 진화는 여러 종을 비교해도 드러난다. 사람의 팔, 고래의 지느러미, 박쥐의 날개는 쓰임이 다르지만 같은 뼈들이 같은 순서로 놓여 있다. 공통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같은 구조가 서로 다른 기능에 맞추어 바뀐 상동 기관이다. 반대로 새의 날개와 곤충의 날개는 둘 다 날기에 쓰이지만 구조와 기원이 전혀 다른 상사 기관이다. 비슷한 환경이 비슷한 기능을 요구해 따로 비슷한 모양이 생겼다.

구분예구조기능 상동 기관사람 팔, 고래 지느러미같은 뼈 배열다름 상사 기관새 날개, 곤충 날개기원이 다름같음 (날기) 핀치의 부리섬마다 다른 종같은 기원먹이에 맞게 다름
그림 2. 상동 기관은 같은 구조가 다른 기능으로, 상사 기관은 다른 구조가 같은 기능으로 진화한 결과이다.

3.11.3예제 풀이

예제 3.11.2

그림 1의 값으로 선택 차이를 구하고, 유전율 0.8일 때 다음 세대 평균을 예측하여라. 만약 부리 두께가 전혀 유전되지 않는다면(유전율 0) 다음 세대는 어떻게 되는가? 몇 년 뒤 비가 많이 와 작은 씨앗이 늘면 부리 두께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선택 차이는 \(S = 10.0 - 9.4 = 0.6\) mm이고, \(R = 0.8 \times 0.6 = 0.48\) mm이므로 다음 세대 평균은 약 \(9.4 + 0.48 \approx 9.9\) mm이다. 유전율이 0이라면 살아남은 새의 두꺼운 부리는 먹이 같은 환경 때문이었을 뿐 새끼에게 전해지지 않으므로, 다음 세대 평균은 다시 9.4 mm 근처로 돌아간다. 선택이 있어도 유전이 없으면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비가 많이 와 작은 씨앗이 풍부해지면, 이번에는 작은 씨앗을 빨리 집어 먹는 얇은 부리가 유리해져 부리 두께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다프네메이저의 핀치는 1980년대에 그런 반대 방향의 변화를 보였다. 즉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이 요구하는 기능에 따라 변이 가운데서 선택되어, 몇 세대만으로도 잴 수 있을 만큼 진화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비교하고, 자연 선택으로 구조가 바뀌는 사례를 분석해 보자.

  1. 이 연구는 영국 출신의 그랜트 부부가 1973년부터 40년 넘게 같은 섬에서 거의 모든 핀치에 가락지를 끼워 기록하며 해냈다. 다윈은 진화가 너무 느려 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진화를 해마다 재어 보였다.
마무리

구조가 기능에 맞추어 진화하려면 개체 사이의 변이, 그 변이에 따른 생존과 번식의 차이인 선택, 그리고 유전이 모두 필요하며, 다음 세대의 변화는 \(R = h^2 S\)로 어림한다. 여러 종을 비교하면 같은 구조가 다른 기능으로 바뀐 상동 기관과 다른 구조가 같은 기능으로 수렴한 상사 기관이 보인다. 처음 질문의 가뭄 한 번에 핀치의 평균 부리는 약 0.5 mm, 평균의 5%쯤 두꺼워졌다.

읽기 1

진화는 어떤 증거와 방법으로 연구할까?

읽기 · 진화의 증거 · 연구 방법 비교

진화는 대부분 수천~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없다. 그런데도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물이 진화해 왔다고 확신할까? 서로 다른 방법으로 얻은 증거들이 같은 결론을 가리키는지 따라가 보자.

1과거를 직접 보여 주는 화석

화석은 지층의 순서와 방사성 연대 측정으로 시대를 알 수 있어, 생물의 모습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 준다. 그 가운데서도 두 무리의 특징을 함께 가진 전이 화석이 큰 단서가 된다.

약 3억 7500만 년 전(데본기 후기)의 틱타알릭은 물고기처럼 비늘과 지느러미, 아가미가 있지만, 지느러미 속에 어깨, 팔꿈치, 손목에 해당하는 뼈가 있고 머리를 돌릴 수 있는 목이 있다. 연구진은 '어류와 네발 동물 사이의 생물이라면 이 무렵의 얕은 물가 퇴적층에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캐나다 북극 엘즈미어섬의 그 시대 지층을 찾아가 2004년에 발견했다. 즉 진화 이론이 예측을 하고, 그 예측이 맞은 사례이다.

고래의 조상 화석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약 5000만 년 전의 파키케투스는 네 다리로 걷는 육상 포유류였지만, 귀뼈 구조가 오늘날 고래와 같다. 그보다 조금 뒤의 암불로케투스는 짧고 튼튼한 다리로 물가를 걷고 헤엄친 '걷는 고래'였고, 이후 뒷다리가 작아진 바실로사우루스 같은 고래가 나타난다. 이 화석들의 발목뼈 모양은 고래가 하마, 소와 같은 우제류와 가깝다는 분자 증거와도 들어맞는다.

2몸 구조에 남은 흔적, 비교 해부학과 발생학

사람의 팔, 고양이의 앞다리, 박쥐의 날개, 고래의 가슴지느러미는 하는 일이 다르지만 위팔뼈 1개, 아래팔뼈 2개, 손목뼈, 손가락뼈라는 같은 뼈대로 되어 있다. 기원이 같아 구조가 같은 이런 기관을 상동 기관이라고 한다. 반대로 새의 날개와 곤충의 날개처럼 하는 일은 같지만 기원이 다른 기관은 상사 기관으로, 비슷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이다. 또 사람의 꼬리뼈와 귀를 움직이는 근육, 고래와 비단뱀 몸속의 작은 뒷다리뼈 흔적처럼 기능이 거의 없어진 기관은 흔적 기관이라 하며, 조상에게는 쓸모 있던 구조가 남은 것이다.

척추동물의 배아는 발생 초기에 서로 닮았다. 사람, 닭, 물고기의 배아 모두 목 부분에 인두 주머니(아가미 틈과 관련된 구조)와 꼬리를 가진다. 그런데 물고기에서는 이 구조가 아가미가 되고, 사람에서는 턱, 귀, 목의 여러 구조로 바뀐다. 공통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발생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3DNA와 단백질의 차이 세기

모든 생물은 DNA와 같은 유전 암호를 쓰고,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지 오래될수록 돌연변이가 많이 쌓여 서열 차이가 커진다. 세포 호흡에 쓰이는 단백질 시토크롬 c(아미노산 약 104개)를 사람과 비교하면 차이 나는 아미노산 수는 침팬지 0개, 붉은털원숭이 1개, 말 12개, 닭 13개, 참치 21개, 효모 약 45개이다. 이 순서는 해부학으로 짐작한 친척 관계와 같다. 또 사람과 침팬지의 DNA 염기 서열은 단일 염기 치환으로 따지면 약 1.2% 다르다.

4어디에 어떤 생물이 사는가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치와 흉내지빠귀가 섬마다 조금씩 다르면서도, 환경이 비슷한 다른 대륙의 새가 아니라 가까운 남아메리카 대륙의 새를 닮았다는 데 주목했다. 대륙에서 건너온 조상이 섬마다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갈라졌다고 보면 설명된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유대류가 많은 것도 대륙이 일찍 떨어져 나와 따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5진화를 지금 직접 관찰하기

리처드 렌스키 연구팀은 1988년 같은 조상에서 나온 대장균 집단 12개를 포도당이 적은 배지에서 키우기 시작했다(장기 진화 실험). 날마다 1%를 새 배지로 옮겨 하루에 약 6.6세대가 지나고, 500세대마다 일부를 얼려 두어 '살아 있는 화석 기록'을 만든다. 약 31,500세대쯤, 한 집단에서 산소가 있을 때 시트르산을 먹이로 쓰는 능력(대장균에서는 매우 드문 형질)이 나타났다. 그런데 얼려 둔 조상을 되살려 다시 키워 보니, 이 능력은 그보다 앞서 쌓인 다른 돌연변이가 있어야 나타날 수 있었다. 실험은 7만 세대를 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도 진화를 볼 수 있다. 피터 그랜트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는 1973년부터 갈라파고스의 대프니메이저섬에서 거의 모든 핀치의 부리를 재고 가계를 기록했다. 1977년 가뭄으로 작은 씨앗이 줄자 크고 단단한 씨앗을 깰 수 있는 부리 깊은 중간땅핀치가 더 많이 살아남았고, 다음 세대의 평균 부리 깊이가 커졌다. 몇십 년 동안의 관찰에서 부리 크기는 환경에 따라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했다.

6방법 비교

방법연구 질문증거결론한계
화석과거 생물은 어떤 모습이었고, 언제 바뀌었나?틱타알릭, 파키케투스 → 암불로케투스어류 → 네발 동물, 육상 포유류 → 고래로 형태가 단계적으로 바뀌었다화석이 되는 생물은 극히 일부라 기록에 빈틈이 많다. 연한 조직·행동은 거의 남지 않는다
비교 해부학몸 구조가 왜 닮았나?상동 기관, 흔적 기관여러 생물이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다상사 기관처럼 기원이 달라도 닮을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발생학배아는 왜 닮았나?척추동물 배아의 인두 주머니, 꼬리공통 조상의 발생 과정을 물려받았다배아가 조상의 어른 모습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은 아니다
분자 생물학누가 누구와 얼마나 가까운가?시토크롬 c 아미노산 차이, DNA 서열 차이서열 차이로 계통수와 갈라진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유전자마다 변하는 속도가 다르고, 미생물 사이에는 유전자 수평 이동이 있다
생물지리학생물은 왜 지금 그곳에 사나?갈라파고스 핀치, 오스트레일리아 유대류조상이 퍼진 경로와 격리가 분포를 정했다대륙 이동·이주 경로를 함께 알아야 해석할 수 있다
장기 진화 실험진화를 처음부터 재현할 수 있나?렌스키 대장균 실험, 약 31,500세대의 시트르산 이용 능력돌연변이와 선택으로 새 형질이 생기고, 역사(앞선 돌연변이)가 결과를 좌우한다세대가 짧은 미생물, 단순한 실험실 환경에 한정된다
현장 관찰자연에서 선택이 지금 일어나나?그랜트 부부의 핀치 부리 측정환경 변화가 몇 세대 만에 형질 분포를 바꾼다수십 년의 꾸준한 기록이 필요하고, 변인을 통제하기 어렵다

판단한 가지 증거만으로는 진화를 확정하기 어렵다. 진화 이론이 믿을 만한 까닭은 화석, 해부, 발생, 분자, 분포, 실험이라는 서로 독립적인 방법이 같은 계통 관계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한편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헤켈의 주장과 그가 그린 배아 그림은 닮은 점을 과장한 것으로 밝혀졌으니, 발생학 증거는 '초기 배아가 일부 구조를 공유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 또 '화석에 빈틈이 있으니 진화는 틀렸다'는 주장은 화석이 드물게 만들어진다는 점과 다른 증거들을 무시한 것이다.

확인증거의 성격

박쥐의 날개와 나비의 날개는 둘 다 나는 데 쓰인다. 이 두 날개를 근거로 박쥐와 나비가 가까운 친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읽기 2

날개, 부리, 목, 눈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까?

읽기 · 구조와 기능의 진화 사례 · 조사·발표 틀

박쥐는 팔로 날고, 고래는 팔로 헤엄치고, 펭귄은 날개로 물속을 난다. 같은 뼈대가 이렇게 다른 일을 하게 된 까닭을 설명하려면 무엇을 조사해야 할까? 다섯 가지 사례를 읽고, 같은 틀로 나만의 사례를 조사해 발표해 보자.

1세 가지 질문으로 사례를 읽는다

기능

이 구조는 지금 무슨 일을 하며, 그 일에 어떤 모양이 유리한가?

비교

가까운 친척 생물에서 같은 구조는 어떤 모습인가? 기원이 같은 상동인가, 기원은 다른데 닮은 상사인가?

과정

조상은 어떤 상태였고, 어떤 변이와 선택(또는 우연)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 그 근거는 화석, 해부, 분자, 현장 관찰 중 무엇인가?

2사례 1 · 박쥐 날개, 사람 팔, 고래 지느러미, 펭귄 날개

사람 팔 박쥐 날개 고래 가슴지느러미 펭귄 날개 위팔뼈 아래팔뼈(노뼈·자뼈) 손목·손허리뼈 손가락뼈
같은 색은 같은 뼈이다. 길이와 굵기는 기능에 맞게 크게 다르지만 ‘위팔뼈 1개 – 아래팔뼈 2개 – 손목·손허리뼈 – 손가락뼈’라는 순서는 같다(모식도, 비율은 실제와 다름). 출처, 직접 그림 · CC0

박쥐는 둘째~다섯째 손가락뼈가 매우 길어져 그 사이의 피부막으로 난다. 고래의 가슴지느러미는 위팔뼈와 아래팔뼈가 짧고 납작하며, 손가락 마디 수가 다른 포유류보다 많아 긴 노처럼 된다. 펭귄은 새의 날개가 물속에서 노를 젓는 지느러미로 바뀐 경우이다. 뼈가 납작하고 단단하며 팔꿈치와 손목 관절이 거의 굽혀지지 않아, 날개 전체가 하나의 단단한 판처럼 움직인다. 속이 비어 가벼운 다른 새의 뼈와 달리 펭귄의 뼈는 속이 차 있어 잠수하기 쉽다. 모두 공통 조상의 앞다리라는 같은 재료를 서로 다른 환경에서 고쳐 쓴 결과이다.

3사례 2 · 갈라파고스 핀치의 부리

그랜트 부부는 대프니메이저섬의 중간땅핀치를 수십 년 동안 측정했다. 1977년 가뭄으로 작고 부드러운 씨가 줄자 크고 단단한 씨를 깰 수 있는 부리 깊은 개체가 더 많이 살아남았고, 부리 깊이는 부모와 자식이 닮는 유전되는 형질이어서 다음 세대 평균 부리 깊이가 약 4~5% 커졌다. 반대로 2004~2005년 가뭄 때는 몸집이 큰 큰땅핀치와 큰 씨를 두고 경쟁하게 되어, 작은 부리로 작은 씨를 먹는 개체가 유리해졌다. 같은 형질도 환경에 따라 선택 방향이 바뀐다.

4사례 3 · 기린의 목, 대표적인 오개념

“기린이 높은 잎을 먹으려고 목을 늘이다 보니 목이 길어졌고, 그것이 자손에게 전해졌다”는 설명은 라마르크의 용불용설·획득 형질 유전이다. 살면서 늘어난 근육이나 목 길이는 생식세포의 DNA를 바꾸지 않으므로 유전되지 않는다. 진화론적 설명은 ‘집단 안에 원래 목 길이의 유전적 변이가 있었고, 특정 환경에서 목이 긴 개체가 자손을 더 많이 남겨 그 비율이 커졌다’이다.

그런데 ‘왜 목이 긴 개체가 유리했는가’는 아직 연구가 이어지는 문제이다. 높은 잎을 차지하는 먹이 경쟁 가설 외에, 수컷끼리 목을 휘둘러 싸우는 행동에서 목이 긴 수컷이 짝짓기에 유리했다는 성선택 가설도 제시되었다. 한편 기린의 목뼈는 사람과 같은 7개로, 개수가 늘지 않고 하나하나가 길어졌다. 이것은 기린이 다른 포유류와 같은 설계를 물려받았다는 상동의 증거이다.

5사례 4 · 눈은 한 번에 완성되었을까?

“눈처럼 복잡한 구조는 반쪽짜리일 때 쓸모가 없으니 진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살아 있는 동물들에서 단계마다 쓸모 있는 눈을 찾을 수 있고, 연체동물 안에서만도 여러 단계가 함께 있다.

단계예할 수 있는 일
빛을 감지하는 작은 부위(안점)유글레나(단세포 생물)밝고 어두움만 안다
오목하게 들어간 컵 눈삿갓조개, 플라나리아빛이 오는 방향을 안다
입구가 좁은 바늘구멍 눈앵무조개흐릿한 상을 맺는다 (수정체 없음)
수정체가 있는 카메라 눈문어, 오징어선명한 상을 맺는다

닐손과 펠거(1994)는 평평한 감광 세포 판이 한 번에 1%씩만 조금씩 바뀐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카메라 눈까지 수십만 세대(40만 세대 이내)면 충분하다고 계산했다. 또 문어의 눈과 척추동물의 눈은 매우 닮았지만 따로 생겨났다(수렴 진화). 척추동물의 시세포는 신경 섬유가 빛이 들어오는 쪽에 있어 맹점이 생기지만, 문어의 시세포는 방향이 반대라 맹점이 없다. 닮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가지라는 뜻이다.

6사례 5 · 고래 몸속의 뒷다리 흔적

현생 고래는 뒷다리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몸속에 작은 골반뼈가 있고 일부 종(예를 들어 북극고래)에서는 넙다리뼈 흔적까지 발견된다. 이것은 고래가 네 다리로 걷던 육상 포유류에서 왔다는 화석 증거(파키케투스, 암불로케투스 등)와 들어맞다. 다만 ‘흔적 기관 = 쓸모없는 기관’은 아니다. 고래의 골반뼈는 생식 기관을 움직이는 근육이 붙는 자리로 쓰인다는 연구가 있다. 걷는 기능은 잃었지만 다른 기능을 맡은 것이다.

7조사·발표 틀

사례 하나를 골라 아래 틀을 채운다. 각 칸에는 근거와 출처를 함께 적는다.

항목쓸 내용예, 펭귄 날개
조사 질문‘왜’보다 ‘어떻게’를 묻는 질문날지 못하는 펭귄의 날개는 어떻게 헤엄치는 기관이 되었나?
구조와 기능모양·재질·관절과 하는 일의 관계납작하고 속이 찬 뼈, 굳은 관절 → 물속에서 단단한 노
비교 대상상동인 구조, 상사인 구조날 수 있는 바닷새의 날개(상동), 바다거북 앞다리(상동), 오징어 지느러미(상사)
조상 상태와 근거화석, 계통수, 분자 자료날던 조상에서 갈라졌다는 계통 분석, 날개가 점점 지느러미 모양이 된 펭귄 화석
작용한 요인어떤 환경에서 어떤 변이가 유리했나먹이를 물속에서 잡는 환경에서 잠수와 헤엄에 유리한 변이가 선택됨
다른 설명·한계대안 가설, 아직 모르는 점비행 능력을 잃은 시기와 순서는 화석이 적어 불확실
출처논문, 학술 기관, 박물관 자료 우선저자, 연도, 제목, 주소
  • 발표는 구조 → 기능 → 비교 → 진화 과정 → 근거와 한계 순서로 구성한다. 그림은 같은 뼈를 같은 색으로 칠하는 것처럼 비교가 한눈에 보이게 그린다.
  • 가상 생물 그림 카드(예를 들어 카미날큘 같은 가상 동물)로 형질 표를 만들어 계통수를 그려 보거나, 분류 앱과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알려 준 사실과 출처는 원문을 찾아 반드시 확인한다.
  • 청중에게 던질 질문을 하나 준비한다. 예를 들어 “기린의 목이 길어진 이유를 하나로 정할 수 있을까?”처럼 묻는다.

판단“펭귄은 헤엄치기 위해 날개를 바꿨다”처럼 생물이 목적을 가지고 진화한 듯한 표현은 피한다. 변이는 목적 없이 생기고, 그중 그 환경에서 유리한 것이 더 많이 남는다. 또 모든 형질이 적응의 결과는 아니다. 유전적 부동으로 퍼졌거나, 다른 형질에 딸려 왔거나, 조상의 흔적으로 남은 형질도 있다. 진화는 ‘더 복잡하고 더 나은 쪽’으로 가는 사다리가 아니라, 환경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는 나뭇가지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동굴 속에 사는 물고기 가운데 눈이 퇴화한 종이 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가장 알맞은 설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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