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유전자 빈도 모의실험
본문주머니에 빨간 구슬 60개(대립유전자 A)와 흰 구슬 40개(a)를 넣고, 두 개씩 꺼내 한 개체의 유전자형으로 삼는 모의실험을 했다. 흰 구슬 두 개인 aa 개체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정하고, 세대마다 aa를 빼고 남은 구슬로 다음 세대를 만들었다. 첫 세대에 40%이던 흰 구슬은 둘째 세대에 29%, 셋째 세대에 22%, 넷째 세대에 18%로 줄었다. 그런데 줄어드는 빠르기가 점점 느려진다. 흰 구슬은 결국 사라질까? 왜 점점 느려질까?
3.10.1아무 일도 없으면 빈도는 그대로
집단 속 대립유전자 A의 빈도를 \(p\), a의 빈도를 \(q\)라 하자(\(p + q = 1\)). 개체들이 무작위로 짝짓고, 선택, 돌연변이, 이주가 없으며, 집단이 충분히 크면 다음 세대에도 \(p\)와 \(q\)는 바뀌지 않는다. 이때 유전자형의 빈도는 구슬 두 개를 무작위로 꺼낼 때의 확률과 같아 AA가 \(p^2\), Aa가 \(2pq\), aa가 \(q^2\)이다. 이것을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라 한다. 진화는 이 조건이 깨져 대립유전자 빈도가 바뀌는 것이다.
세대마다 aa 개체를 모두 없애면 다음 세대의 a의 빈도는 \[q' = \frac{q}{1 + q}\]이다. \(q\)가 작아지면 a의 대부분이 Aa 속에 있게 되어, 선택이 a를 거의 없애지 못한다.
a의 빈도가 0.4일 때 aa는 16%로 꽤 많아 한 세대에 많은 a를 없앤다. 그러나 a의 빈도가 0.04로 줄면 aa는 0.16%뿐이고, a의 대부분인 96%가 형질이 드러나지 않는 Aa 속에 숨어 있다. 선택은 형질이 드러난 aa에만 작용하므로, 숨은 a는 그대로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그래서 열성 대립유전자는 아무리 강하게 선택해도 아주 느리게 줄어들 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1
3.10.2작은 집단의 우연
구슬을 몇 개만 꺼내는 작은 집단에서는 선택이 없어도 우연히 한쪽 구슬이 더 많이 뽑혀 빈도가 세대마다 흔들린다. 이것을 유전적 부동이라 한다. 큰 집단에서는 흔들림이 서로 상쇄되어 작지만, 개체가 10마리뿐인 집단에서는 몇 세대 만에 한 대립유전자가 사라지기도 한다. 모의실험에서 매 세대 꺼내는 구슬 수를 바꾸어 보면, 작은 집단일수록 빈도가 크게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10.3예제 풀이
처음 \(q = 0.4\)에서 aa를 세대마다 없앨 때 둘째 세대의 \(q\)를 구하여 그림 1을 확인하여라. \(q = 0.04\)일 때 a 가운데 Aa 속에 숨어 있는 비율은 얼마인가? q가 0.4에서 0.04로 줄어드는 데는 몇 세대가 걸리는가? 이 선택에서는 \(1/q\)가 세대마다 1씩 늘어난다.
\(q' = 0.4/1.4 \approx 0.286\)으로 그림 1의 0.29와 같다. \(q = 0.04\)일 때 a의 전체는 Aa의 \(2pq = 0.0768\)의 절반과 aa의 \(q^2 = 0.0016\)에서 온다. 대립유전자 수로 보면 Aa 속의 a는 \(0.0768\), aa 속의 a는 \(2 \times 0.0016 = 0.0032\)이므로, Aa 속에 숨은 비율은 \(0.0768/0.08 = 96\)%이다.
\(q' = q/(1+q)\)에서 \(1/q' = 1/q + 1\)이므로, \(1/q\)는 2.5에서 시작해 세대마다 1씩 늘어난다. \(q = 0.04\)는 \(1/q = 25\)이므로 \(25 - 2.5 = 22.5\), 곧 약 22세대가 걸린다. 다시 0.004로 줄이려면 \(250 - 25 = 225\)세대가 더 걸린다. 즉 열성 대립유전자는 형질이 드러나지 않는 보인자 속에 숨어 있어, 선택만으로는 아주 느리게 줄어든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구슬 모의실험으로 선택과 유전적 부동이 대립유전자 빈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해 보자.
- 이 평형은 1908년 영국의 수학자 하디와 독일의 의사 바인베르크가 따로 발표했다. 하디는 열성 형질이 우성 형질에 밀려 결국 사라질 것이라는 생물학자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간단한 계산으로 보였다.
무작위 교배하는 큰 집단에서 선택, 돌연변이, 이주가 없으면 대립유전자 빈도가 유지되고 유전자형은 \(p^2\), \(2pq\), \(q^2\)의 비율을 이룬다. 열성 개체를 없애는 선택은 \(q' = q/(1+q)\)로 a를 줄이지만, a가 드물어질수록 대부분이 보인자 속에 숨어 줄어드는 빠르기가 느려지고, 작은 집단에서는 우연에 따른 유전적 부동도 빈도를 바꾼다. 처음 질문의 흰 구슬은 결국 줄어들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