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회전 증발 농축

추출해서 얻은 카페인 용액 100 mL에서 용매만 날려 보내려면 끓여야 합니다. 그런데 열에 약한 물질은 높은 온도에서 망가집니다. 압력을 낮추면 40 °C 물중탕으로도 용매를 빠르게 끓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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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 증발 농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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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로 얻은 용액 100 mL에서 용매만 날려 보내고 녹아 있던 물질을 남기려 한다. 그런데 이 물질은 60 °C를 넘으면 분해된다. 물은 100 °C에서 끓으니 40 °C 물중탕으로는 하루 종일 데워도 조금씩 증발할 뿐이다. 회전 증발기는 둥근 플라스크를 돌리며 안의 압력을 낮추는데, 이 장치에 넣자 40 °C에서 용액이 보글보글 끓으며 금방 줄어들었다. 압력을 낮추면 왜 낮은 온도에서 끓을까? 압력을 얼마나 낮추어야 할까?

대기압 101.3 kPa 050100 04080100 40 °C에서 7.4 kPa 증기압 (kPa)온도 (°C)
그림 1. 물의 증기압은 온도와 함께 가파르게 커지고, 증기압이 주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끓는점이다. 압력을 7.4 kPa로 낮추면 물은 40 °C에서 끓는다.
먼저 알아야 할 것증발과 끓음, 증기압(액체의 증기압과 분자 간 힘), 추출(추출과 분배 계수).

2.7.1끓는점은 압력이 정한다

액체 표면에서는 분자들이 끊임없이 튀어나가고, 닫힌 공간에서 그 증기가 만드는 압력이 증기압이다. 증기압은 온도가 오를수록 커진다. 액체 속에서 거품이 생겨 자라려면 거품 안의 증기압이 거품을 누르는 바깥 압력을 이겨야 한다. 그래서 증기압이 주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끓는점이다. 대기압 101.3 kPa에서 물은 100 °C에 끓지만, 높은 산 위처럼 압력이 낮으면 더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 회전 증발기는 진공 펌프로 압력을 낮추어 용매의 끓는점을 물중탕 온도 아래로 끌어내린다.

정리 2.7.1 압력과 끓는점

증기압 \(p\)와 절대 온도 \(T\) 사이에는 대략 \[\ln\frac{p_2}{p_1} = \frac{\Delta H_{\text{증발}}}{R}\left(\frac{1}{T_1} - \frac{1}{T_2}\right)\]의 관계가 있다. 주변 압력을 \(p_2\)로 낮추면, 이 식에서 증기압이 \(p_2\)가 되는 온도 \(T_2\)가 새 끓는점이다.

그림 1에서 물의 증기압 곡선은 40 °C에서 7.4 kPa로, 대기압의 14분의 1이다. 압력을 그 아래로 낮추면 물은 40 °C 물중탕에서 끓는다. 끓는점이 낮은 에탄올이나 아세톤은 압력을 덜 낮추어도 된다. 플라스크를 돌리는 까닭은 용액을 플라스크 벽에 얇게 펴서 증발하는 넓이를 넓히고, 한꺼번에 큰 거품이 솟구치는 돌비를 막기 위해서이다. 증발한 용매는 차가운 냉각관에서 다시 액체가 되어 따로 모인다.1

2.7.2용매마다 다른 압력

압력을 너무 낮추면 끓는점이 냉각관 온도보다도 낮아져, 증기가 응결하지 못하고 펌프로 빨려 나간다. 또 녹아 있는 물질 가운데 휘발성이 있는 것까지 함께 날아갈 수 있다. 그래서 용매마다 물중탕 온도에서 증기압이 되는 압력을 찾아, 그보다 조금만 낮게 맞춘다. 끓는 것이 확인되면 압력을 더 낮추지 않고 그대로 둔다.

용매1 atm 끓는점40 °C 증기압 물100 °C7.4 kPa 에탄올78 °C18 kPa 아세톤56 °C56 kPa
그림 2. 끓는점이 낮은 용매일수록 40 °C에서 증기압이 커서, 압력을 조금만 낮추어도 끓는다.

2.7.3예제 풀이

예제 2.7.2

물의 증발열은 40.7 kJ/mol이다. 정리의 식으로 압력 7.4 kPa에서 물의 끓는점을 어림하여 그림 1과 비교하여라. 압력을 20 kPa로만 낮추면 끓는점은 몇 °C인가? 물질이 60 °C를 넘으면 분해된다면 이 압력으로 충분한가?

\(\ln(101.3/7.4) \approx 2.62\)이므로 \(\dfrac{1}{T_2} = \dfrac{1}{373.2} + \dfrac{2.62 \times 8.314}{40\,700} \approx 0.002680 + 0.000535 = 0.003215\)이다. \(T_2 \approx 311\) K, 곧 약 38 °C로 그림 1의 40 °C와 가깝다. 증발열이 온도에 따라 조금 변하는 것을 무시한 어림이다.

20 kPa이면 \(\ln(101.3/20) \approx 1.62\)이고 \(\dfrac{1}{T_2} \approx 0.002680 + 0.000331 = 0.003011\)이므로 \(T_2 \approx 332\) K, 곧 약 59 °C이다. 분해 온도 60 °C에 너무 가까워 안전하지 않다. 물중탕을 40 °C로 두고 압력을 7 kPa 근처로 낮추어야 물질을 지키며 물을 날려 보낼 수 있다. 즉 열에 약한 물질은 온도를 올리는 대신 압력을 낮추어 끓는점을 내린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압력에 따른 끓는점을 계산해 보고, 회전 증발기로 용매를 날려 보낼 조건을 정해 보자.

  1. 해발 8848 m인 에베레스트 꼭대기의 기압은 약 34 kPa이어서 물이 약 71 °C에서 끓는다. 그래서 높은 산에서는 밥이 설익고, 압력솥은 반대로 압력을 높여 물을 120 °C 근처에서 끓게 한다.
마무리

액체는 증기압이 주변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에서 끓으므로, 압력을 낮추면 끓는점이 내려가며 그 관계는 증기압 곡선이나 \(\ln(p_2/p_1) = (\Delta H/R)(1/T_1 - 1/T_2)\)로 어림한다. 회전 증발기는 압력을 낮추고 플라스크를 돌려 넓게 편 용액을 낮은 온도에서 끓여, 열에 약한 물질을 남기고 용매만 날려 보낸다. 처음 질문의 물은 압력을 약 7.4 kPa로 낮추면 40 °C 물중탕에서 끓는다.

탐구 1

40 °C 물중탕으로 물을 끓여 날려 보낼 수 있을까?

실험 · 회전 증발 농축기 · 압력과 끓는점 · 증발 엔탈피
용매

그래프

압력 슬라이더는 로그 눈금(10–1013 mbar)이다. 증기 온도는 냉각기로 가는 증기관의 온도계(분해능 0.1 °C, ±0.4 °C)로, 회수량은 받는 플라스크 눈금(1 mL)으로 읽는다. 끓는점은 앙투안 식(문헌 상수)으로 계산했고, 증발 속도는 가열 면적과 온도 차에 비례하게 둔 대략 모형이다. 처음 용액은 100 mL이다.

  1. 탐구 문제추출한 용액에서 용매만 없애고 녹아 있던 물질을 얻으려 한다. 높은 온도로 오래 끓이면 물질이 분해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용매를 날려 보내려면 압력·온도·회전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
  2. 복원액체는 증기 압력이 바깥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에서 끓는다. 그래서 압력을 낮추면 끓는점이 내려간다. 증기 압력과 온도 사이에는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관계 ln P = −ΔH증발/(RT) + 상수가 근사적으로 성립한다. 분자 사이의 힘이 클수록 ΔH증발이 크고 끓는점이 높다.
  3. 설계회전 증발 농축기는 플라스크를 돌려 안쪽 벽에 얇은 액막을 만들고(증발 면적 증가, 국부 과열 방지), 진공 펌프로 압력을 낮추며, 냉각기에서 증기를 다시 액체로 모은다. 조작 변인은 압력(또는 중탕 온도), 측정값은 끓는 증기의 온도와 2분 동안 모인 용매의 양이다. 실험실에서 흔히 쓰는 Δ20 규칙은 "증기 온도를 중탕보다 20 °C 낮게, 냉각수는 증기보다 20 °C 이상 낮게" 맞추라는 경험 규칙이다.
  4. 분석같은 용매로 압력을 여러 번 바꿔 끓는 증기 온도를 재면, ln P를 1/T에 대해 그린 점들이 직선에 놓이고 기울기 × (−R)이 증발 엔탈피이다(에탄올 약 42 kJ/mol). 회수량은 중탕과 증기의 온도 차가 클수록, 회전이 빠를수록 늘어난다. 그러나 온도 차가 너무 크면 액체가 갑자기 끓어올라(범핑) 시료가 트랩으로 튀고, 냉각수와 증기의 온도 차가 작으면 증기가 응축되지 않고 펌프로 빠져나간다.
  5. 측정에탄올로 중탕을 60 °C에 두고 압력을 다섯 가지 이상 바꿔 재어 ln P – 1/T 직선에서 ΔH를 구해 보자. 다른 용매로도 되풀이해 기울기를 비교해 보자. 그다음 "Δ20 규칙"을 눌러 맞춘 조건과, 압력을 그보다 훨씬 낮춘 조건, 냉각수를 25 °C로 올린 조건의 회수량을 비교해 보자.
  6. 오차·안전흄 후드 같은 환기 시설이 없으면 휘발성이 강하고 유독한 용매는 쓰지 않는다. 플라스크는 절반 이하로 채우고, 금이 간 플라스크는 감압 때 안쪽으로 깨질 수 있어 쓰지 않으며, 클립으로 고정한다. 압력은 천천히 낮추고, 끝낼 때는 회전을 멈추고 플라스크를 중탕에서 들어 올린 뒤 압력을 대기압으로 되돌리고 나서 떼어 낸다. 증기 온도계가 증기관에 제대로 닿지 않으면 끓는점을 낮게 읽는 계통 오차가 생긴다. 앙투안 상수는 끓는점 근처에서만 정확하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물을 40 °C 중탕으로 날려 보내려고 압력을 23 mbar(물의 끓는점 약 20 °C)로 맞췄는데, 냉각수가 18 °C이다. 받는 플라스크에 물이 거의 모이지 않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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