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역 반응과 동적 평형
본문뚜껑을 꼭 닫은 병에 물을 반쯤 넣어 두면, 처음에는 물이 조금 줄다가 어느 순간부터 더는 줄지 않는다. 증발이 멈춘 것일까? 물 분자 하나하나를 볼 수 있다면, 그 병 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3.1.1가역 반응
나무가 타서 재와 이산화 탄소가 되면, 재와 이산화 탄소를 모아도 다시 나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한쪽으로만 일어나는 반응을 비가역 반응이라 한다. 반면 조건에 따라 앞으로도 뒤로도 일어나는 반응이 있다. 푸른 염화 코발트 종이에 물을 떨어뜨리면 붉게 변하고, 말리면 다시 푸르게 돌아온다.
정반응과 역반응이 모두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을 가역 반응이라 하며 \(\rightleftarrows\)로 나타낸다. 반응물에서 생성물로 가는 반응을 정반응, 그 반대를 역반응이라 한다.
3.1.2동적 평형
닫힌 병 속에서 물 분자는 끊임없이 수면을 떠나 증발한다. 처음에는 공기 중에 수증기가 거의 없어 응축이 드물다. 그런데 수증기가 쌓일수록 수면으로 되돌아오는 분자도 늘어난다. 마침내 1초에 증발하는 분자 수와 응축하는 분자 수가 같아지면, 물의 양은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화학 반응도 마찬가지이다.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시간을 움직이면 처음에는 정반응 속도가 크고 역반응 속도는 0이다. B가 늘수록 두 속도가 가까워져 결국 같아진다. 이때부터는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가역 반응에서 정반응 속도와 역반응 속도가 같아져 반응물과 생성물의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를 화학 평형이라 한다. 겉으로는 변화가 없지만 두 반응은 멈추지 않고 같은 속도로 계속 일어나므로 동적 평형이라 부른다.1
3.1.3예제 풀이
그림 1의 반응 \(\text{A} \rightleftarrows \text{B}\)에서 정반응 속도는 \(2[\text{A}]\), 역반응 속도는 \(1 \times [\text{B}]\)이다. 처음 A 1.0 M만 넣었을 때 평형에서 A와 B의 농도를 구하여라.
평형에서 A가 \(x\)만큼 줄었다면 \([\text{A}] = 1 - x\), \([\text{B}] = x\)이다. 평형에서는 두 속도가 같으므로 \(2(1 - x) = x\), 곧 \(x = \tfrac{2}{3}\)이다.
따라서 \([\text{A}] \approx 0.33\) M, \([\text{B}] \approx 0.67\) M이다. 이때도 1초마다 A에서 B로 \(2 \times 0.33 \approx 0.67\) M씩, B에서 A로 \(1 \times 0.67\) M씩 바뀌고 있다. 같은 양이 오가므로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다. 반응물과 생성물이 같은 양이 되는 것이 평형이 아니라, 속도가 같아지는 것이 평형이다.
동위 원소를 넣어 보면 이 출입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평형에 이른 용액에 방사성 원자를 지닌 물질을 조금 넣으면, 농도는 그대로인데 방사성 원자가 반응물과 생성물 양쪽으로 퍼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동적 평형과 상평형, 색이 되돌아오는 반응을 직접 살펴보자.
- 평형은 물질이 드나들지 않는 닫힌 계에서만 이루어진다. 뚜껑을 연 병에서는 수증기가 계속 빠져나가 물이 결국 모두 증발한다.
가역 반응에서는 생성물이 쌓일수록 역반응이 빨라져, 결국 정반응과 역반응의 속도가 같아지는 동적 평형에 이른다. 평형에서 농도는 일정하지만 두 반응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병 속에서는 증발이 멈춘 것이 아니라, 증발하는 분자와 응축하는 분자의 수가 같아져 물의 양이 일정하게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