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액체의 증기압과 분자 간 힘

손등에 물, 소독용 알코올, 매니큐어 리무버(아세톤)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마르는 빠르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닫힌 플라스크에 압력 센서를 꽂아 각 액체의 증기가 누르는 압력을 재면, 분자끼리 얼마나 세게 붙잡고 있는지를 숫자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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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의 증기압과 분자 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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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등에 물, 에탄올, 아세톤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 아세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에탄올이 그다음, 물은 한참 남는다. 무거운 분자일수록 날아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 분자량은 물이 18, 에탄올이 46, 아세톤이 58로 가장 가벼운 물이 가장 늦게 마른다. 닫힌 플라스크에 압력 센서를 달고 각 액체를 넣어 25 °C에서 증기압을 재니 물 3.2 kPa, 에탄올 7.9 kPa, 아세톤 30.8 kPa였다. 이 차이는 무엇에서 올까?

물 (18)3.2 kPa 에탄올 (46)7.9 kPa 아세톤 (58)30.8 kPa 괄호 안은 분자량. 막대 길이는 증기압에 비례
그림 1. 가장 가벼운 물의 증기압이 가장 작고, 가장 무거운 아세톤이 가장 크다. 증기압을 정하는 것은 분자량보다 분자 사이의 힘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분자의 극성, 수소 결합, 기체의 압력, 압력과 끓는점(회전 증발 농축).

2.11.1분자를 붙잡는 힘

액체 표면의 분자가 증기로 날아가려면 이웃 분자들이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야 한다. 닫힌 용기에서 날아가는 분자와 돌아오는 분자의 수가 같아지면 증기의 압력이 일정해지는데, 이것이 증기압이다. 분자 사이의 힘이 약할수록 많은 분자가 날아갈 수 있어 증기압이 크고, 끓는점이 낮다. 물 분자는 서로 강한 수소 결합으로 붙잡는다. 에탄올도 O–H가 있어 수소 결합을 하지만, 분자 하나에 수소 결합할 자리가 물보다 적다. 아세톤은 극성 분자이지만 O–H가 없어 서로 수소 결합을 하지 못한다.

정리 2.11.1 증기압과 증발열

증기압과 온도 사이에는 \[\ln p = -\frac{\Delta H_{\text{증발}}}{R}\cdot\frac{1}{T} + C\]의 관계가 있다. \(\ln p\)를 \(1/T\)에 대해 그린 직선의 기울기가 \(-\Delta H_{\text{증발}}/R\)이고, 증발열이 클수록 분자 사이의 힘이 세다.

그래서 분자량이 가장 작은 물이 가장 늦게 마른다. 분자량은 분산력의 크기를 정해 비슷한 종류의 분자끼리 비교할 때는 중요하지만, 수소 결합처럼 더 센 힘이 있으면 그 힘이 결과를 좌우한다. 압력 센서로 여러 온도에서 증기압을 재어 직선의 기울기로 증발열을 구하면, 분자 사이의 힘을 숫자로 비교할 수 있다.1

2.11.2센서로 잴 때 주의할 점

플라스크에 공기가 들어 있는 채로 액체를 넣으면, 센서가 재는 압력은 공기의 압력과 증기압의 합이다. 그래서 액체를 넣기 직전의 압력을 먼저 기록하고, 액체가 증발해 압력이 더 오르지 않을 때의 값에서 빼어 증기압을 구한다. 액체는 증발한 뒤에도 바닥에 조금 남을 만큼 넣어야 증기가 포화된다. 온도를 바꿀 때는 플라스크 전체를 물중탕에 담가 액체와 증기의 온도를 같게 하고, 값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온도센서 압력공기 압력증기압 20 °C107.2 kPa101.3 kPa5.9 kPa 40 °C125.9 kPa108.0 kPa17.9 kPa 공기 압력은 닫힌 플라스크의 온도 상승만큼 커진다
그림 2. 센서가 잰 압력에서 같은 온도의 공기 압력을 빼야 증기압이 된다.

2.11.3예제 풀이

예제 2.11.2

그림 2에서 40 °C의 공기 압력이 108.0 kPa인 까닭을 설명하여라. 에탄올의 증기압 5.9 kPa(20 °C)와 17.9 kPa(40 °C)로 증발열을 구하여라. \(R = 8.314\) J/(mol·K)이다.

닫힌 플라스크 속 공기는 부피가 일정하므로 압력이 절대 온도에 비례한다. \(101.3 \times 313.15/293.15 \approx 108.2\) kPa이므로 108.0 kPa는 이와 맞는다. 공기의 압력도 온도에 따라 바뀌므로 같은 온도에서 빼야 한다.

\(\ln(17.9/5.9) \approx 1.110\)이고 \(1/293.15 - 1/313.15 \approx 2.18 \times 10^{-4}\) /K이므로 \(\Delta H_{\text{증발}} = 8.314 \times 1.110/(2.18 \times 10^{-4}) \approx 42\) kJ/mol이다. 같은 방법으로 아세톤은 약 31 kJ/mol, 물은 약 44 kJ/mol이 나온다. 수소 결합을 하는 물과 에탄올의 증발열이 크고, 하지 못하는 아세톤이 작다. 즉 증기압의 차이는 분자 사이의 힘을 떼어 내는 데 드는 에너지, 곧 증발열의 차이에서 온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압력 센서로 여러 액체의 증기압을 재고, 분자 사이의 힘과 비교해 보자.

  1. 같은 분자량끼리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분자량 46인 에탄올과 다이메틸 에테르는 원자 구성이 같은데, 수소 결합을 하는 에탄올은 78 °C에서, 하지 못하는 다이메틸 에테르는 −24 °C에서 끓는다.
마무리

증기압은 액체 표면의 분자가 이웃 분자의 힘을 이기고 날아가는 정도로 정해져, 분자 사이의 힘이 약할수록 크고 끓는점이 낮다. \(\ln p\)를 \(1/T\)에 대해 그린 직선의 기울기로 증발열을 구해 그 힘을 비교하며, 센서로 잴 때는 같은 온도의 공기 압력을 빼야 한다. 처음 질문의 물이 가장 늦게 마른 것은 분자량이 작아도 수소 결합이 분자들을 가장 세게 붙잡기 때문이다.

탐구 1

액체마다 증기압이 다른 까닭을 압력 센서로 잴 수 있을까?

실험 · 증기압 측정 ·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 분자 간 힘
액체
그래프
물 ΔH_v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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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
—
아세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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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에틸 에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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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 실험실에서 공기가 든 250 mL 플라스크를 마개로 닫고, 주사기로 액체 3 mL를 넣은 뒤 물중탕에서 온도가 일정해지면 압력을 읽는다. 증기압 = 전체 압력 − 그 온도에서의 공기 압력이다. 압력 센서는 0.1 kPa 눈금, 0~210 kPa 범위이다. 참값은 앙투안 식으로 계산한 문헌값이다.

  1. 탐구 문제같은 온도에서 물, 에탄올, 아세톤, 다이에틸 에터의 증기압은 얼마나 다를까? 그 차이를 분자끼리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로 설명할 수 있을까?
  2. 복원닫힌 용기에서 증발 속도와 응축 속도가 같아지면, 그때 증기가 누르는 압력이 그 온도의 증기압이다. 증기압은 액체의 양이 아니라 액체의 종류와 온도로 정해진다. 분자 사이의 인력이 셀수록 표면을 벗어나는 분자가 적어 증기압이 낮다.
  3. 설계조작 변인은 액체의 종류와 온도, 종속 변인은 플라스크 속 압력이다. 플라스크 속에는 공기도 들어 있으므로, 같은 온도에서 공기만 있을 때의 압력(샤를 법칙으로 보정)을 빼야 증기압이 남는다. 액체는 끝까지 일부가 액체로 남을 만큼 넣어야 평형 증기압이 된다. 온도마다 3분쯤 기다려 압력이 일정해진 뒤 읽는다.
  4. 분석증기압은 온도에 따라 지수적으로 커진다.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식 ln P = −ΔH_vap/(R·T) + 상수에 따르면 ln P를 1/T(켈빈 온도)에 대해 그리면 직선이 되고, 기울기 × (−R)이 몰 증발열 ΔH_vap이다. 직선이 아래에 놓일수록(같은 온도에서 증기압이 낮을수록), 그리고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분자 사이 인력이 크다.
  5. 측정네 액체를 각각 10~40 °C에서 다섯 온도 이상 재자. 25 °C에서 증기압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구한 ΔH_vap를 큰 순서로 늘어놓고, 각 분자가 가진 인력(물은 분자 하나가 수소 결합 여러 개, 에탄올은 OH 하나의 수소 결합, 아세톤은 쌍극자–쌍극자 힘, 에터는 쌍극자가 약하고 수소 결합을 주지 못함)과 짝지어 보자. '공기 압력 그대로 빼기'를 켜면 직선이 어떻게 휘는가?
  6. 오차·안전공기의 압력을 온도에 맞게 보정하지 않으면 높은 온도에서 증기압이 크게 나와, 특히 증기압이 작은 물의 ΔH_vap가 크게 틀어진다(계통 오차). 액체를 넣을 때 마개를 연 시간이 길면 공기가 빠져 처음 압력이 달라진다. 안전을 위해 다이에틸 에터와 아세톤은 증기가 불붙기 매우 쉬우므로 불꽃을 쓰지 않고 후드에서 다룬다. 에터는 30 °C 근처에서 전체 압력이 200 kPa에 가까워 마개가 튀어나올 수 있으니 온도를 더 올리지 않는다. 남은 유기 용매는 하수구가 아닌 유기 폐액 통에 버린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메탄올(CH₃OH)과 다이메틸 에터(CH₃OCH₃)는 분자량이 32와 46으로, 에터가 더 무겁다. 25 °C 증기압을 비교한 것으로 옳은 것은?

탐구 2

극성이 없는 분자도 서로 끌어당길까?

분자 간 상호작용 · 끓는점 실측 자료
주된 분자 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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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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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압에서의 끓는점 실측값(°C)이다. 분자량은 소수점 아래를 반올림했다.

  1. 질문메테인(CH₄)은 −162 °C에서 끓지만, 분자 모양이 비슷한 옥테인(C₈H₁₈, 휘발유 성분)은 126 °C에서 끓는다. 둘 다 극성이 거의 없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2. 복원물질이 액체로 있으려면 분자끼리 끌어당겨야 하고, 끓는 것은 분자들이 이 인력을 이기고 기체로 흩어지는 것이라 인력이 셀수록 끓는점이 높다. 그리고 극성 분자는 부분 전하끼리 끌어당기고, H–F, H–O, H–N을 가진 분자는 특히 강한 수소 결합을 만든다.
  3. 설명극성이 없는 분자에서도 전자는 끊임없이 움직여 한순간 한쪽으로 쏠린다. 이 순간적인 쌍극자가 이웃 분자의 전자를 쏠리게 해 서로 약하게 끌어당기는데, 이를 분산력이라 하며, 모든 분자 사이에 작용하고 전자가 많은(분자량이 큰) 분자일수록 세다.
  4. 연결분산력은 분자끼리 닿는 면적이 넓을수록 세다. 그래서 분자량이 같은 펜테인이라도 곧은 사슬 모양은 서로 넓게 닿아 끓는점이 높고, 공처럼 뭉친 모양은 닿는 면적이 작아 끓는점이 낮다. 한편 수소 화합물에서는 분자량이 가장 작은 H₂O, HF, NH₃가 오히려 끓는점이 튀어 오르는데, 수소 결합 때문이다.
  5. 적용세 자료를 차례로 보며 알케인에서 탄소가 하나 늘 때마다 끓는점이 대략 얼마씩 오르는지, 14족(CH₄ 계열)에서는 왜 튀는 값이 없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물에 수소 결합이 없다면 몇 °C쯤에서 끓었을지 그래프의 추세로 어림해 보자.
  6. 판단‘극성 분자가 무극성 분자보다 언제나 끓는점이 높다’는 생각은 오개념이다. 분산력은 분자가 커지면 매우 강해져서, 무극성인 옥테인(126 °C)이 극성인 HCl(−85 °C)이나 아세톤(56 °C)보다 끓는점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는 분자 크기가 비슷한 물질끼리 해야 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분자식이 C₅H₁₂로 같은 곧은 사슬 펜테인(36 °C)과 공 모양의 네오펜테인(10 °C)의 끓는점이 다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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