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증기압·표면 장력·모세관 현상

소금쟁이는 물 위를 걷고, 아세톤은 손등에서 금세 날아가며, 물은 가는 관을 타고 저절로 올라갑니다. 전혀 다른 듯한 이 현상들은 모두 액체 분자들이 서로를 얼마나 세게 붙잡는지에서 나옵니다.

본문

증기압·표면 장력·모세관 현상

본문

가는 유리관을 물에 세우면 관 속의 물이 바깥 수면보다 높이 올라간다. 관이 가늘수록 더 높이 올라간다. 휴지 끝을 물에 대면 물이 휴지를 타고 올라오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그런데 같은 유리관을 수은에 세우면 거꾸로 관 속의 수은이 바깥보다 낮아진다. 물과 수은은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액체의 표면에서는 어떤 힘이 작용할까?

그림 1. 20 °C에서 유리관 속 물의 상승 높이(파랑, 오른쪽)와 수은의 하강 깊이(주황, 왼쪽). 높이는 관의 반지름에 반비례한다.
먼저 알아야 할 것분자 사이의 힘과 수소 결합(화학), 압력과 힘의 평형(물리학), 실제 기체(실제 기체).

2.4.1표면 장력

액체 속의 분자는 사방의 이웃 분자에게 고르게 끌린다. 그런데 표면의 분자는 위쪽에 이웃이 없어 안쪽으로만 끌린다. 그래서 액체는 표면을 될 수 있는 대로 줄이려 하고, 표면은 팽팽한 막처럼 행동한다. 표면을 단위 길이당 당기는 이 힘을 표면 장력이라 한다. 수소 결합으로 분자끼리 강하게 끌리는 물은 표면 장력이 0.073 N/m로 다른 보통 액체보다 크다. 소금쟁이가 물 위를 걷고, 물방울이 둥근 것도 표면 장력 때문이다.

정리 2.4.1 모세관 현상

반지름 \(r\)인 관 속의 액체가 관 벽과 접촉각 \(\theta\)를 이루면, 표면 장력 \(\gamma\)가 둘레를 따라 끌어올리는 힘과 올라간 액체 기둥의 무게가 평형을 이룬다. \(2\pi r\gamma\cos\theta = \pi r^2 h \rho g\)이므로 \[h = \frac{2\gamma\cos\theta}{\rho g r}\]이다. 접촉각이 90°보다 작으면 올라가고, 크면 내려간다.

그림 1에서 관의 반지름을 바꾸어 보자. 물은 유리 표면의 산소 원자와 수소 결합을 만들어, 물끼리보다 유리와 더 잘 붙는다. 그래서 물은 유리 벽을 적시며 위로 굽은 면을 만들고(접촉각 약 0°), 반지름 0.5 mm인 관에서 약 30 mm 올라간다. 수은은 수은끼리의 금속 결합이 유리와의 인력보다 훨씬 강해 유리를 적시지 않고 아래로 굽은 면을 만든다(접촉각 약 140°). 그래서 같은 관에서 약 11 mm 내려간다.1

2.4.2증기압

분자 사이의 힘은 액체가 얼마나 쉽게 증발하는지도 정한다. 닫힌 그릇에 액체를 넣어 두면, 표면에서 증발하는 분자와 다시 응축하는 분자의 수가 같아지는 동적 평형에 이른다. 이때 증기가 나타내는 압력이 증기압이다. 분자 사이의 힘이 약한 액체일수록 분자가 쉽게 빠져나가 증기압이 높다. 20 °C에서 다이에틸 에테르의 증기압은 약 440 mmHg, 물은 17.5 mmHg, 수은은 0.0012 mmHg이다. 액체의 증기압이 바깥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가 끓는점이다.

액체주된 분자 사이 힘표면 장력증기압 다이에틸 에테르분산력, 쌍극자0.017 N/m440 mmHg 물수소 결합0.073 N/m17.5 mmHg 수은금속 결합0.485 N/m0.0012 mmHg
그림 2. 입자 사이의 힘이 강한 액체일수록 표면 장력이 크고 증기압이 낮다.

2.4.3예제 풀이

예제 2.4.2

식물의 물관 하나의 반지름을 0.020 mm로 보자. 모세관 현상만으로 물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를 구하여라. 물의 표면 장력은 0.0728 N/m, 접촉각은 0°, 밀도는 1000 kg/m³이다. 이 높이로 키 100 m인 나무의 꼭대기까지 물을 보낼 수 있는가?

\(h = \dfrac{2 \times 0.0728 \times 1}{1000 \times 9.8 \times 2.0 \times 10^{-5}} \approx 0.74\) m이다. 반지름이 1 mm인 관보다 50배 높이 올라간다.

그러나 키 100 m인 나무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실제로는 잎의 작은 구멍에서 물이 증발하면서 물관 속의 물기둥을 위로 끌어당긴다. 물 분자들이 수소 결합으로 서로 단단히 이어져 있어, 이 물기둥이 끊어지지 않고 뿌리에서 잎까지 올라간다. 즉 모세관 현상과 증발, 물 분자 사이의 응집력이 함께 나무 속 물의 이동을 만든다. 그래서 같은 분자 사이의 힘이 표면 장력, 모세관 현상, 증기압을 한꺼번에 설명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액체의 표면 장력과 증기압을 비교하고, 관의 굵기에 따른 모세관 현상을 측정해 보자.

  1. 수은 온도계와 기압계의 눈금을 읽을 때는 수은 기둥의 볼록한 꼭대기를, 물이 든 눈금 실린더는 오목한 바닥을 읽는다. 두 액체의 표면이 반대로 굽기 때문이다.
마무리

액체 표면의 분자는 안쪽으로만 끌려 표면 장력이 생기고, 가는 관에서는 표면 장력과 액체 기둥의 무게가 평형을 이루어 높이가 반지름에 반비례한다. 액체가 관 벽을 적시면 올라가고 적시지 않으면 내려가며, 분자 사이의 힘이 강할수록 표면 장력이 크고 증기압이 낮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물은 유리와 수소 결합을 만들어 벽을 적시므로 올라가고, 수은은 수은끼리 더 강하게 끌려 유리를 적시지 않으므로 내려간다.

탐구 1

극성이 없는 분자도 서로 끌어당길까?

분자 간 상호작용 · 끓는점 실측 자료
주된 분자 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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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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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압에서의 끓는점 실측값(°C)이다. 분자량은 소수점 아래를 반올림했다.

  1. 질문메테인(CH₄)은 −162 °C에서 끓지만, 분자 모양이 비슷한 옥테인(C₈H₁₈, 휘발유 성분)은 126 °C에서 끓는다. 둘 다 극성이 거의 없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2. 복원물질이 액체로 있으려면 분자끼리 끌어당겨야 하고, 끓는 것은 분자들이 이 인력을 이기고 기체로 흩어지는 것이라 인력이 셀수록 끓는점이 높다. 그리고 극성 분자는 부분 전하끼리 끌어당기고, H–F, H–O, H–N을 가진 분자는 특히 강한 수소 결합을 만든다.
  3. 설명극성이 없는 분자에서도 전자는 끊임없이 움직여 한순간 한쪽으로 쏠린다. 이 순간적인 쌍극자가 이웃 분자의 전자를 쏠리게 해 서로 약하게 끌어당기는데, 이를 분산력이라 하며, 모든 분자 사이에 작용하고 전자가 많은(분자량이 큰) 분자일수록 세다.
  4. 연결분산력은 분자끼리 닿는 면적이 넓을수록 세다. 그래서 분자량이 같은 펜테인이라도 곧은 사슬 모양은 서로 넓게 닿아 끓는점이 높고, 공처럼 뭉친 모양은 닿는 면적이 작아 끓는점이 낮다. 한편 수소 화합물에서는 분자량이 가장 작은 H₂O, HF, NH₃가 오히려 끓는점이 튀어 오르는데, 수소 결합 때문이다.
  5. 적용세 자료를 차례로 보며 알케인에서 탄소가 하나 늘 때마다 끓는점이 대략 얼마씩 오르는지, 14족(CH₄ 계열)에서는 왜 튀는 값이 없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물에 수소 결합이 없다면 몇 °C쯤에서 끓었을지 그래프의 추세로 어림해 보자.
  6. 판단‘극성 분자가 무극성 분자보다 언제나 끓는점이 높다’는 생각은 오개념이다. 분산력은 분자가 커지면 매우 강해져서, 무극성인 옥테인(126 °C)이 극성인 HCl(−85 °C)이나 아세톤(56 °C)보다 끓는점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는 분자 크기가 비슷한 물질끼리 해야 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분자식이 C₅H₁₂로 같은 곧은 사슬 펜테인(36 °C)과 공 모양의 네오펜테인(10 °C)의 끓는점이 다른 까닭은?

탐구 2

액체마다 증기압이 다른 까닭을 압력 센서로 잴 수 있을까?

실험 · 증기압 측정 ·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 분자 간 힘
액체
그래프
물 ΔH_v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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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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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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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에틸 에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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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 실험실에서 공기가 든 250 mL 플라스크를 마개로 닫고, 주사기로 액체 3 mL를 넣은 뒤 물중탕에서 온도가 일정해지면 압력을 읽는다. 증기압 = 전체 압력 − 그 온도에서의 공기 압력이다. 압력 센서는 0.1 kPa 눈금, 0~210 kPa 범위이다. 참값은 앙투안 식으로 계산한 문헌값이다.

  1. 탐구 문제같은 온도에서 물, 에탄올, 아세톤, 다이에틸 에터의 증기압은 얼마나 다를까? 그 차이를 분자끼리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로 설명할 수 있을까?
  2. 복원닫힌 용기에서 증발 속도와 응축 속도가 같아지면, 그때 증기가 누르는 압력이 그 온도의 증기압이다. 증기압은 액체의 양이 아니라 액체의 종류와 온도로 정해진다. 분자 사이의 인력이 셀수록 표면을 벗어나는 분자가 적어 증기압이 낮다.
  3. 설계조작 변인은 액체의 종류와 온도, 종속 변인은 플라스크 속 압력이다. 플라스크 속에는 공기도 들어 있으므로, 같은 온도에서 공기만 있을 때의 압력(샤를 법칙으로 보정)을 빼야 증기압이 남는다. 액체는 끝까지 일부가 액체로 남을 만큼 넣어야 평형 증기압이 된다. 온도마다 3분쯤 기다려 압력이 일정해진 뒤 읽는다.
  4. 분석증기압은 온도에 따라 지수적으로 커진다.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식 ln P = −ΔH_vap/(R·T) + 상수에 따르면 ln P를 1/T(켈빈 온도)에 대해 그리면 직선이 되고, 기울기 × (−R)이 몰 증발열 ΔH_vap이다. 직선이 아래에 놓일수록(같은 온도에서 증기압이 낮을수록), 그리고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분자 사이 인력이 크다.
  5. 측정네 액체를 각각 10~40 °C에서 다섯 온도 이상 재자. 25 °C에서 증기압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구한 ΔH_vap를 큰 순서로 늘어놓고, 각 분자가 가진 인력(물은 분자 하나가 수소 결합 여러 개, 에탄올은 OH 하나의 수소 결합, 아세톤은 쌍극자–쌍극자 힘, 에터는 쌍극자가 약하고 수소 결합을 주지 못함)과 짝지어 보자. '공기 압력 그대로 빼기'를 켜면 직선이 어떻게 휘는가?
  6. 오차·안전공기의 압력을 온도에 맞게 보정하지 않으면 높은 온도에서 증기압이 크게 나와, 특히 증기압이 작은 물의 ΔH_vap가 크게 틀어진다(계통 오차). 액체를 넣을 때 마개를 연 시간이 길면 공기가 빠져 처음 압력이 달라진다. 안전을 위해 다이에틸 에터와 아세톤은 증기가 불붙기 매우 쉬우므로 불꽃을 쓰지 않고 후드에서 다룬다. 에터는 30 °C 근처에서 전체 압력이 200 kPa에 가까워 마개가 튀어나올 수 있으니 온도를 더 올리지 않는다. 남은 유기 용매는 하수구가 아닌 유기 폐액 통에 버린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메탄올(CH₃OH)과 다이메틸 에터(CH₃OCH₃)는 분자량이 32와 46으로, 에터가 더 무겁다. 25 °C 증기압을 비교한 것으로 옳은 것은?

탐구 3

가는 유리관 속 물은 왜 저절로 올라가고, 수은은 내려갈까?

표면 장력 · 모세관 현상 · 분자 간 상호 작용과 증기압·끓는점
표면 장력 γ (20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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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 높이 h = 2γcosθ/(ρ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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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와의 접촉각 θ · 밀도 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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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압 (20 °C) · 끓는점 (1 a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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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분자 간 상호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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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 장력·밀도·증기압·끓는점은 CRC 화학·물리 편람과 NIST 자료의 20 °C 값을 반올림했다. 접촉각은 깨끗한 유리에서의 대표값(수은 약 140°, 나머지 약 0°)으로 둔 모식이며, 실제로는 유리 표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왼쪽 관의 굵기는 보기 좋게 키워 그렸고, 높이 눈금만 실제 크기이다.

  1. 질문종이 타월 끝을 물에 대면 물이 위로 번지고, 식물의 물관을 따라 물이 올라간다. 가는 유리관을 물에 꽂아도 관 속 수면이 바깥보다 높아진다. 그런데 수은에 꽂으면 오히려 내려간다. 무엇이 액체를 중력을 거슬러 끌어올릴까?
  2. 복원분자 사이에는 런던 분산력, 쌍극자–쌍극자 힘, 수소 결합 같은 인력이 있다. 인력이 클수록 분자를 떼어 내기 어려워 증발 엔탈피가 크고, 증기압은 낮으며, 끓는점은 높다. 끓는점은 증기압이 바깥 압력과 같아지는 온도이다.
  3. 설명액체 속 분자는 사방에서 당겨지지만 표면 분자는 안쪽으로만 당겨져 에너지가 높다. 그래서 액체는 표면적을 줄이려 하고, 표면을 넓히는 데 드는 일(J/m² = N/m)이 표면 장력 γ이다. 관 벽과 액체 사이 인력(부착력)이 액체 분자끼리의 인력(응집력)보다 크면 액체가 벽을 적시며 오목한 메니스커스를 만들고(θ < 90°), 둘레 2πr를 따라 γcosθ의 힘으로 액체 기둥을 끌어올린다. 이 힘이 기둥의 무게 ρg(πr²h)와 같아질 때까지 올라가므로 h = 2γcosθ/(ρgr)이다. 수은은 응집력이 유리와의 부착력보다 훨씬 커서 θ > 90°이고, cosθ < 0이라 액면이 내려간다.
  4. 연결네 성질은 모두 같은 원인, 분자 간 인력의 세기에서 나온다. 분자당 수소 결합을 여러 개 만드는 물과, OH가 둘인 에틸렌 글리콜은 γ가 크고 증기압이 낮으며 끓는점이 높다. 쌍극자 힘이 있는 아세톤, OH가 하나인 에탄올, 분산력만 있는 헥세인은 γ가 작고 증기압이 높다. 금속 결합으로 묶인 수은은 γ가 물의 6배가 넘는다. 다만 h는 γ/ρ로 정해지므로, 무거운 액체는 같은 γ라도 덜 올라간다.
  5. 적용반지름을 0.20 mm에서 0.10 mm로 줄이면 물의 높이는 몇 배가 되는가? 오른쪽 그래프에서 액체마다 직선의 기울기를 비교해 보자. 표면 장력의 순서와 높이의 순서가 같은가? 에탄올, 아세톤, 헥세인의 직선이 거의 겹치는 까닭을 γ와 ρ로 설명해 보자. 여섯 액체를 증기압이 낮은 순서로 늘어놓고, 끓는점 순서와 비교해 보자.
  6. 판단“표면 장력이 크면 증기압이 반드시 낮다”처럼 하나로 다른 하나를 단정하면 틀릴 수 있다. 표면 장력은 분자 간 힘뿐 아니라 분자의 모양과 표면에서의 배향에 따라 달라지고, 모세관 높이는 밀도와 접촉각에도 좌우된다. 이 식은 관이 충분히 가늘고 메니스커스가 반구에 가까울 때 성립하는 근사이며, 온도가 오르면 분자 운동이 활발해져 γ가 줄어든다(물: 20 °C 72.8 → 80 °C 62.6 mN/m).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같은 유리관(r = 0.20 mm)에 물과 에틸렌 글리콜(γ = 47.7 mN/m, ρ = 1.11 g/cm³)을 각각 넣었다. 둘 다 접촉각이 0°라면 에틸렌 글리콜의 높이는 물(7.4 cm)의 약 몇 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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