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과 분배 계수
본문아이오딘이 녹은 갈색 수용액 100 mL에 헥세인을 넣고 흔들면, 헥세인 층이 보라색으로 물들며 아이오딘이 옮겨 간다. 쓸 수 있는 헥세인은 30 mL뿐이다. 한 모둠은 30 mL를 한 번에 넣고, 다른 모둠은 10 mL씩 세 번 나누어 넣고 매번 헥세인 층을 따로 모았다. 쓴 헥세인의 양은 같다. 물에 남은 아이오딘은 어느 모둠이 적을까? 차이가 난다면 얼마나 날까?
2.6.1두 층 사이의 평형
물과 헥세인은 섞이지 않아 두 층으로 나뉜다. 무극성 분자인 아이오딘은 물보다 무극성 용매인 헥세인에 훨씬 잘 녹는다. 흔들면 아이오딘 분자들이 두 층 사이를 오가다가, 두 층의 농도 비가 일정한 값에 이르면 겉보기 변화가 멈춘다. 이 일정한 비를 분배 계수라 한다. 분배 계수가 크면 아이오딘이 헥세인으로 많이 옮겨 가지만, 물에 남는 양이 0이 되지는 않는다. 농도의 비가 일정할 뿐이어서 늘 일부는 물에 남는다.
분배 계수가 \(K = c_{\text{헥세인}}/c_{\text{물}}\)이고 물의 부피가 \(V_w\)일 때, 헥세인 \(V_o\)로 한 번 추출하면 물에 남는 비율은 \[q = \frac{V_w}{V_w + K V_o}\]이다. 같은 부피로 \(n\)번 거듭하면 남는 비율은 \(q^n\)이다.
한 번 추출할 때 남는 비율은 헥세인을 더 많이 써도 천천히 줄어든다. 그런데 나누어 여러 번 추출하면 매번 남은 것의 일정 비율을 다시 빼내므로, 남는 양이 등비수열로 빠르게 준다. 그림 1에서 같은 30 mL로 한 번 추출하면 7.7%가 남지만, 세 번에 나누면 0.8%, 여섯 번에 나누면 0.14%만 남는다. 그래서 추출은 적은 양으로 여러 번 하는 것이 원칙이다.1
2.6.2분액 깔때기 다루기
추출은 아래에 꼭지가 달린 분액 깔때기에서 한다. 두 용액을 넣고 마개를 막은 뒤, 거꾸로 들어 꼭지를 열어 압력을 빼고 다시 흔드는 일을 되풀이한다. 휘발성 용매가 증발하며 안의 압력이 높아지므로 압력을 빼지 않으면 마개가 튀어나갈 수 있다. 층이 나뉘면 밀도가 큰 층이 아래로 간다. 헥세인은 물보다 가벼워 위층이 되므로, 아래의 물층을 꼭지로 빼고 위층은 입구로 따른다. 어느 층이 무엇인지 헷갈리면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려 어느 층에 섞이는지 본다.
2.6.3예제 풀이
물 100 mL에 아이오딘 0.100 g이 녹아 있고, 이 조건에서 분배 계수가 40이다. 헥세인 30 mL를 한 번에 쓸 때와 10 mL씩 세 번 쓸 때 물에 남는 아이오딘의 질량을 구하여라. 남는 양을 0.01 mg 아래로 하려면 10 mL씩 몇 번 추출해야 하는가?
한 번에 쓰면 \(q = 100/(100 + 40 \times 30) = 1/13\)이므로 \(0.100 \times 1/13 \approx 0.0077\) g, 곧 7.7 mg이 남는다. 세 번에 나누면 \(q = 100/(100 + 40 \times 10) = 0.2\)이고 \(0.2^3 = 0.008\)이므로 \(0.100 \times 0.008 = 0.0008\) g, 곧 0.8 mg이 남는다. 같은 헥세인으로 남는 양이 거의 10분의 1이 되었다.
0.01 mg은 처음 100 mg의 \(10^{-4}\)이므로 \(0.2^n < 10^{-4}\)이어야 한다. 양변에 로그를 취하면 \(n > 4/\log 5 \approx 4/0.699 \approx 5.7\)이므로 6번 추출해야 한다. 이때 쓰는 헥세인은 60 mL이다. 즉 추출에서 남는 양은 거듭 곱해지는 비율로 줄어들므로, 용매를 늘리기보다 나누어 횟수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같은 양의 용매를 한 번에 쓸 때와 나누어 쓸 때 추출되는 양을 비교해 보자.
- 커피에서 카페인을 빼는 공정도 추출이다. 예전에는 유기 용매를 썼지만, 지금은 높은 압력의 이산화 탄소를 용매로 써서 카페인만 골라 녹여 낸다. 압력을 낮추면 이산화 탄소가 기체로 날아가 용매가 남지 않는다.
섞이지 않는 두 용매 사이에서 용질은 농도의 비가 분배 계수로 일정해질 때까지 옮겨 가며, 한 번 추출 후 물에 남는 비율은 \(V_w/(V_w + KV_o)\)이다. 같은 양의 용매를 나누어 \(n\)번 추출하면 남는 비율이 \(q^n\)으로 거듭 곱해져 크게 준다. 처음 질문에서 10 mL씩 세 번 쓴 모둠은 물에 0.8%만 남겨, 30 mL를 한 번에 쓴 모둠의 7.7%보다 훨씬 많이 추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