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방향족 탄화수소

좀약에서 나는 냄새의 주인공 나프탈렌과 플라스틱·의약품의 원료인 벤젠은 모두 탄소 여섯 개짜리 고리를 가진 방향족 탄화수소입니다. 이들은 유독해서 학교에서 직접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분자 모형과 측정 자료로 "이중 결합이 세 개 있는데도 첨가 반응을 하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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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족 탄화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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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 \(\mathrm{C_6H_6}\)은 흔히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번갈아 있는 육각형 고리로 그린다. 그렇다면 이중 결합이 세 개나 있으니 1-헥센보다 브로민수의 색을 더 잘 없애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벤젠에 브로민수를 넣고 흔들어도 색이 사라지지 않고, 철 촉매가 있어야 비로소 반응한다. 그것도 브로민이 더해지는 대신 수소 하나가 브로민으로 바뀐다. 벤젠의 결합은 그림과 무엇이 다를까?

사이클로헥센−120 이중 결합 3개 예상−360 실제 벤젠−208 152 kJ/mol더 안정 수소를 첨가할 때 나오는 열 (kJ/mol)
그림 1. 벤젠에 수소를 첨가할 때 나오는 열은 이중 결합 세 개로 예상한 값보다 152 kJ/mol 적다. 그만큼 벤젠이 처음부터 더 안정하다.
먼저 알아야 할 것탄화수소의 구조와 첨가 반응(탄화수소의 구조와 성질), 반응열과 헤스 법칙(반응열 측정과 헤스 법칙).

4.5.1고리 전체에 퍼진 전자

X선으로 벤젠의 결합 길이를 재면 여섯 개가 모두 139 pm로 같다. 탄소 사이의 단일 결합 154 pm와 이중 결합 134 pm의 중간이다.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번갈아 있다면 긴 결합과 짧은 결합이 번갈아 나타나야 한다. 그러므로 벤젠의 이중 결합 전자 여섯 개는 특정한 두 탄소 사이에 머물지 않고 고리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다. 전자가 넓게 퍼지면 에너지가 낮아져 분자가 안정해진다. 이런 고리를 가진 화합물을 방향족 화합물이라 한다.

정리 4.5.1 벤젠의 안정화 에너지

사이클로헥센의 이중 결합 하나에 수소를 첨가하면 120 kJ/mol의 열이 나온다. 이중 결합이 셋이라면 360 kJ/mol이 나와야 하지만, 벤젠은 208 kJ/mol만 낸다. 그 차 152 kJ/mol이 전자가 고리 전체에 퍼져 생긴 안정화 에너지이다.

헤스 법칙으로 생각하면, 두 경로 모두 같은 사이클로헥세인에 이르는데 벤젠에서 출발할 때 열이 덜 나오므로 벤젠의 출발 에너지가 그만큼 낮다. 브로민이 이중 결합에 더해지는 첨가 반응을 하면 고리 전체에 퍼진 전자가 깨져 이 안정화를 잃는다. 그래서 벤젠은 첨가 반응을 꺼리고, 고리를 지킨 채 수소 하나만 브로민으로 바꾸는 치환 반응을 한다. 이 반응은 철 같은 촉매가 브로민 분자를 강하게 극성화해야 일어난다.1

4.5.2안전하게 다루기

벤젠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 해를 주는 발암 물질이어서 학교 실험실에서는 쓰지 않는다. 벤젠 고리에 메틸기가 붙은 톨루엔이나, 고리 두 개가 붙은 나프탈렌도 독성이 있어 소량을 후드 안에서만 다룬다. 그래서 방향족 화합물의 성질은 직접 실험하기보다 결합 길이, 반응열, 반응 생성물 같은 자료를 해석하여 배우는 경우가 많다. 자료를 읽을 때는 그 값이 이중 결합과 단일 결합의 값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이 실마리가 된다.

결합예길이 (pm) C–C 단일 결합에테인154 벤젠의 탄소 사이벤젠 (6개 모두)139 C=C 이중 결합에텐134
그림 2. 벤젠의 여섯 결합은 모두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의 중간 길이로 같다.

4.5.3예제 풀이

예제 4.5.2

사이클로헥센, 벤젠의 수소 첨가 엔탈피가 각각 −120, −208 kJ/mol이다. 이중 결합이 정말 세 개인 가상의 분자와 비교하여 벤젠의 안정화 에너지를 구하여라. 또 벤젠이 브로민과 첨가 반응을 하여 이중 결합 하나가 사라지면, 대략 얼마의 안정화를 잃는가?

가상의 분자는 이중 결합 세 개에 수소를 첨가하므로 \(3 \times (-120) = -360\) kJ/mol이 예상된다. 실제 벤젠은 −208 kJ/mol이므로 차는 \(360 - 208 = 152\) kJ/mol이다. 벤젠은 가상의 분자보다 152 kJ/mol 낮은 에너지에 있다.

첨가 반응으로 고리 전체에 퍼진 전자의 배열이 깨지면, 남은 분자는 더 이상 방향족이 아니어서 이 152 kJ/mol의 대부분을 잃는다. 반면 치환 반응은 수소 하나를 브로민으로 바꾸고 고리를 그대로 남기므로 안정화를 지킨다. 그래서 벤젠은 첨가보다 치환을 택한다. 즉 벤젠을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번갈아 있는 그림으로만 이해하면 반응을 잘못 예측하고, 고리 전체에 퍼진 전자와 그 안정화를 생각해야 실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결합 길이와 반응열 자료로 벤젠의 구조를 해석하고, 알켄과 반응이 다른 까닭을 설명해 보자.

  1. 1865년 독일의 케쿨레는 벤젠의 육각형 고리 구조를 제안했는데, 뱀이 자기 꼬리를 무는 꿈에서 착안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결합이 같은 길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려고, 두 가지 이중 결합 배치가 빠르게 바뀐다고 생각했다.
마무리

벤젠의 여섯 결합은 모두 139 pm로 같아, 이중 결합의 전자가 특정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고리 전체에 퍼져 있으며 그 덕분에 이중 결합 세 개로 예상한 것보다 152 kJ/mol 안정하다. 첨가 반응은 이 안정화를 깨므로 벤젠은 촉매가 있을 때 고리를 지키는 치환 반응을 한다. 처음 질문의 벤젠이 브로민수의 색을 없애지 못하는 것은 첨가 반응이 고리의 안정화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탐구 1

벤젠에 이중 결합이 세 개 있다면, 왜 브로민수의 색을 없애지 못할까?

분자 모형 실험 · 벤젠과 나프탈렌 · 결합 길이와 비편재 전자
모형
분자식
—
녹는점 · 끓는점
—
상온 상태
—

모형을 고르고 결합 길이를 재세요.

결합 길이는 X선·전자 회절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값(1 pm 눈금, ±1 pm)이다. 케쿨레 가설 모형은 에테인의 C−C(154 pm)와 에텐의 C=C(134 pm)를 그대로 넣은 가상 분자이다. 수소화 엔탈피는 C=C가 모두 H₂와 반응해 포화될 때의 값이다(25 °C, 대략값). 벤젠과 나프탈렌은 직접 다루지 않고 이 모형으로만 시험한다.

  1. 탐구 문제벤젠(C₆H₆)은 탄소 수에 비해 수소가 아주 적어서, 탄소끼리 이중 결합을 여러 개 가질 것처럼 보인다. 1865년 케쿨레는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번갈아 있는 고리 구조를 제안했다. 그런데 벤젠은 사이클로헥센과 달리 브로민수의 색을 없애지 않는다. 케쿨레 구조는 맞을까?
  2. 복원같은 원자 사이라도 결합 차수가 클수록 결합 길이가 짧다(C−C 154 pm, C=C 134 pm). 이중 결합에는 첨가 반응이 쉽게 일어난다(첨가 반응). 이중 결합 하나에 수소를 첨가하면 약 120 kJ/mol의 열이 나온다.
  3. 설계벤젠과 나프탈렌은 휘발성이 있고 유독하므로 직접 다루는 대신 분자 모형과 측정 자료로 가설을 검증한다. 케쿨레 구조가 맞다면 결합 길이가 두 종류(154, 134 pm)로 나뉘고, 수소화 엔탈피는 사이클로헥센의 세 배인 약 −360 kJ/mol이어야 한다. 이 두 예측을 실제 자료와 비교한다.
  4. 분석실제 벤젠의 C−C 결합 여섯 개는 모두 약 139 pm로,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의 중간이다. 고리의 전자 6개가 특정 두 탄소 사이에 있지 않고 고리 전체에 고르게 퍼져(비편재) 있기 때문이다. 수소화 엔탈피도 −208 kJ/mol로 예상보다 약 150 kJ/mol 작다. 그만큼 벤젠이 더 안정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벤젠은 고리를 깨는 첨가 반응 대신, 촉매가 있을 때 H 하나를 바꾸는 치환 반응을 한다(C₆H₆ + Br₂ → C₆H₅Br + HBr). 나프탈렌은 고리 두 개가 한 변을 공유하며, 결합 길이가 137~142 pm로 조금씩 다르다.
  5. 측정네 모형의 결합 길이를 모두 재서 그래프에서 비교해 보자. 케쿨레 가설과 실제 벤젠의 점은 어떻게 다르게 놓이는가? 사이클로헥센과 벤젠에 브로민수를 넣어 보고, 벤젠에는 FeBr₃ 촉매와 액체 브로민도 써 보자. 나프탈렌의 녹는점과 상온 상태도 읽어 보자. 분자량이 128인데 왜 고체이면서도 냄새가 날까?
  6. 오차·안전벤젠의 구조를 두 공명 구조로 그리지만, 분자가 두 구조 사이를 오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분자는 늘 그 중간의 한 가지 상태이고, 고리 속 원은 이를 나타낸 기호일 뿐이다. 벤젠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1군 발암 물질이라 학교 실험에서 쓰지 않는다. 대신 톨루엔을 쓰더라도 흄 후드 안에서 다룬다. 나프탈렌은 좀약의 성분으로, 상온에서 승화한 증기를 오래 들이마시지 않도록 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벤젠 고리에서 서로 이웃한 두 탄소의 H를 Br로 바꾼 1,2-다이브로모벤젠은 실제로 몇 가지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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