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 전하와 공명 구조
본문웃음 가스로 불리는 일산화 이질소(N₂O)는 치과에서 마취에 쓰인다. 원자 세 개가 N, N, O 순서로 늘어선 이 분자의 루이스 구조를 그려 보면, 옥텟 규칙을 지키는 구조가 셋이나 나온다. 결합의 종류만 다를 뿐 모두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분자는 그중 어느 것일까? 아니면 셋 모두와 조금씩 닮은 것일까? 여러 구조 가운데 무엇이 분자를 더 잘 나타내는지 가릴 기준이 필요하다.
1.4.1형식 전하
루이스 구조에서 공유 전자쌍은 두 원자가 똑같이 나누어 가진다고 가정하고, 비공유 전자쌍은 그 원자의 것으로 센다. 이렇게 센 전자 수를 원자가 원래 가진 원자가 전자 수와 비교하면, 그 원자가 전자를 얻었는지 잃었는지를 따질 수 있다. 이 차이를 형식 전하라 한다. 형식 전하는 실제 전하가 아니라 전자를 세는 약속이지만, 여러 루이스 구조 가운데 무엇이 더 그럴듯한지를 판단하는 데 쓸모가 있다.
\[\text{형식 전하} = (\text{원자가 전자 수}) - (\text{비공유 전자 수}) - \frac{1}{2}(\text{공유 전자 수})\] 분자의 형식 전하를 모두 더하면 분자의 전하와 같다. 형식 전하의 절댓값이 작을수록, 음의 형식 전하가 전기 음성도가 큰 원자에 놓일수록 좋은 구조이다.
그림 1에서 구조를 바꾸어 보자. N=N=O 구조는 끝 N이 −1, 가운데 N이 +1, O가 0이다. N≡N−O 구조는 끝 N이 0, 가운데 N이 +1, O가 −1이다. 두 구조는 모두 형식 전하가 작고, 두 번째는 음전하가 전기 음성도가 가장 큰 산소에 놓인다. 세 번째 N−N≡O 구조는 끝 N에 −2가 생기고 산소에 +1이 놓여 가장 나쁘다. 그래서 실제 분자는 앞의 두 구조가 섞인 모습에 가깝다.1
1.4.2공명 구조
질산 이온(NO₃⁻)의 루이스 구조를 그리면, 이중 결합을 세 산소 가운데 어디에 두어도 되므로 같은 모양의 구조가 셋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재어 보면 세 N−O 결합의 길이가 모두 124 pm로 같다. N−O 단일 결합(약 136 pm)과 N=O 이중 결합(약 115 pm)의 중간이다. 즉 실제 이온은 세 구조 가운데 어느 하나가 아니라, 셋을 평균한 하나의 구조이다. 이렇게 하나의 루이스 구조로 나타낼 수 없어 여러 구조로 나타내는 것을 공명이라 하고, 각 구조를 공명 구조, 실제 구조를 공명 혼성이라 한다.
1.4.3예제 풀이
이산화 탄소는 O=C=O로 그리지만, O≡C−O로도 옥텟 규칙을 지키는 구조를 그릴 수 있다. 두 구조에서 각 원자의 형식 전하를 구하고, 어느 구조가 더 좋은지 판단하여라.
O=C=O에서 각 산소는 비공유 전자 4개와 공유 전자 4개를 가지므로 \(6 - 4 - 2 = 0\)이다. 탄소는 비공유 전자 없이 공유 전자 8개를 가져 \(4 - 0 - 4 = 0\)이다. 모든 원자의 형식 전하가 0이다.
O≡C−O에서 삼중 결합한 산소는 비공유 전자 2개와 공유 전자 6개를 가져 \(6 - 2 - 3 = +1\), 단일 결합한 산소는 비공유 전자 6개와 공유 전자 2개를 가져 \(6 - 6 - 1 = -1\), 탄소는 0이다. 합은 0으로 같지만 전하가 갈라져 있다. 따라서 모든 형식 전하가 0인 O=C=O가 더 좋은 구조이고, 실제로 이산화 탄소의 두 C=O 결합은 길이가 116 pm로 같고 분자는 극성이 없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분자의 형식 전하를 계산해 보고, 공명 혼성의 결합 길이를 실제 측정값과 비교해 보자.
- N₂O에서 실제로 잰 N−N 결합 길이는 113 pm, N−O 결합 길이는 119 pm이다. N≡N 삼중 결합(110 pm)과 N=N 이중 결합(125 pm) 사이에 있어, 두 공명 구조가 섞였다는 생각과 맞는다.
형식 전하는 공유 전자를 반씩 나누어 센 전자 수와 원자가 전자 수의 차이로, 여러 루이스 구조 가운데 형식 전하가 작고 음전하가 전기 음성도가 큰 원자에 놓인 구조가 더 좋다. 하나의 구조로 나타낼 수 없는 분자는 여러 공명 구조의 평균인 공명 혼성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N₂O는 세 구조 가운데 어느 하나가 진짜가 아니라, 형식 전하가 작은 두 구조가 섞인 공명 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