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태양시·평균 태양시·균시차
본문학교 옥상에 막대를 세우고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는 순간, 곧 태양이 정남쪽에 오는 남중 시각을 시계로 재었다. 11월 초에는 12시 16분이었고, 2월 중순에는 12시 46분이었다. 해시계로 보면 두 날 모두 정확히 정오인데, 시계로는 30분이나 차이가 난다. 게다가 두 날 모두 12시보다 늦다. 시계의 시각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고, 해시계와의 차이는 왜 날마다 바뀔까?
3.3.1진짜 태양과 평균 태양
해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실제 태양의 위치로 정한 시태양시이다. 그런데 태양이 한 번 남중하고 다시 남중하기까지의 하루 길이는 1년 동안 일정하지 않고, 몇십 초씩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하루하루의 차이는 작지만 몇 달 동안 쌓이면 15분 안팎이 된다. 그래서 시계는 1년 동안 천구 적도를 고르게 도는 가상의 평균 태양을 기준으로 가며, 이 시각을 평균 태양시라 한다. 시태양시에서 평균 태양시를 뺀 값이 균시차이다.
동경 \(\lambda\)인 곳에서 표준시 경선이 동경 \(\lambda_0\)이면, 태양이 남중하는 표준시는 \[t = 12\text{시} + 4\text{분} \times (\lambda_0 - \lambda) - E\]이다. \(E\)는 균시차로, 해시계가 시계보다 빠를 때 양수이다. 균시차는 1년 동안 약 \(-14\)분에서 \(+16\)분 사이를 오간다.
균시차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로 지구 궤도는 타원이어서, 태양에 가까운 1월 초에는 빨리 공전하고 7월 초에는 느리게 공전한다. 빨리 공전하는 동안에는 태양이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많이 옮겨 가므로, 지구가 조금 더 자전해야 태양이 다시 남중해 하루가 길어진다. 둘째로 자전축이 기울어 황도가 천구 적도에 비스듬하므로, 태양이 황도를 고르게 움직여도 적도 방향의 몫은 춘분과 추분 무렵에 작고 하지와 동지 무렵에 크다. 두 효과가 각각 1년에 한 번, 두 번의 박자로 겹쳐 균시차의 곡선이 만들어진다.1
3.3.2서울이 늘 늦는 까닭
지구는 하루에 360°를 돌므로 경도 1°마다 태양의 남중 시각이 4분씩 달라진다. 우리나라 표준시는 동경 135°를 기준으로 하는데, 서울은 동경 약 127°에 있다. 그래서 서울은 기준 경선보다 8° 서쪽이어서 태양이 \(8 \times 4 = 32\)분 늦게 남중한다. 이 차이는 1년 내내 같으므로, 처음 질문에서 두 날 모두 12시보다 늦은 것은 경도 때문이고, 두 날의 차이는 균시차 때문이다.
3.3.3예제 풀이
서울을 동경 127.0°로 보고, 11월 3일의 균시차 \(+16.4\)분, 2월 11일의 균시차 \(-14.2\)분으로 두 날의 남중 시각을 구하여라. 동경 129.0°인 부산에서는 11월 3일 몇 시에 남중하는가?
서울의 경도 차이는 \(4 \times (135 - 127) = 32\)분이다. 11월 3일에는 \(12\text{시} + 32\text{분} - 16.4\text{분} \approx 12\)시 16분, 2월 11일에는 \(12\text{시} + 32\text{분} + 14.2\text{분} \approx 12\)시 46분이다. 처음 질문의 측정값과 맞는다.
부산은 경도 차이가 \(4 \times 6 = 24\)분이므로 11월 3일에 \(12\text{시} + 24\text{분} - 16.4\text{분} \approx 12\)시 8분에 남중한다. 서울보다 8분 이르다. 그래서 같은 표준시를 쓰는 나라 안에서도 동쪽 도시일수록 해가 일찍 남중한다. 즉 시계의 정오와 해시계의 정오 사이의 차이는 경도로 정해지는 일정한 몫과 지구 공전의 모양이 만드는 균시차로 나뉘며, 둘을 알면 어느 날 어디서든 남중 시각을 계산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날짜별 균시차 자료로 곡선을 그리고, 이심률과 자전축 기울기가 만드는 두 성분으로 나누어 보자.
- 기차가 다니기 전에는 도시마다 그곳의 태양으로 시계를 맞추었다. 철도 시간표가 꼬이자 1884년 국제 회의에서 그리니치를 본초 자오선으로 정하고, 경도 15°마다 1시간씩 다른 표준시를 쓰는 방식이 퍼졌다.
해시계의 시태양시는 지구 궤도의 이심률과 자전축 기울기 때문에 고르게 흐르지 않아, 시계는 고르게 도는 평균 태양을 기준으로 하며 둘의 차이가 균시차이다. 어느 곳의 남중 시각은 표준시 경선과의 경도 차이 1°마다 4분과 날마다 바뀌는 균시차로 정해진다. 처음 질문의 서울은 경도 때문에 1년 내내 32분 늦고, 11월 초와 2월 중순의 30분 차이는 균시차가 \(+16\)분에서 \(-14\)분으로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