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스펙트럼과 흑체 복사
본문학교 망원경에 회절격자를 달아 베가와 아르크투루스의 스펙트럼을 찍었다. 파장별 밝기를 그래프로 그리니 베가는 파란 쪽이 밝고 아르크투루스는 붉은 쪽이 밝았다. 베가의 스펙트럼에는 수소의 흡수선이 굵고 진하게 패어 있었고, 아르크투루스에는 수소선이 약한 대신 금속 원소의 가는 흡수선이 촘촘했다. 띠의 밝기 분포와 검은 줄은 각각 별의 무엇을 알려 줄까? 두 가지로 구한 온도는 서로 맞을까?
3.9.1띠의 모양이 알려 주는 온도
별의 표면은 흑체에 가깝게 빛을 낸다. 흑체가 내는 빛의 파장별 세기는 온도로만 정해지며, 온도가 높을수록 모든 파장에서 밝아지고 가장 밝은 파장이 짧아진다. 그래서 별빛 스펙트럼의 봉우리가 어디 있는지 찾으면 표면 온도를 구할 수 있다. 다만 뜨거운 별은 봉우리가 자외선에 있어 지상에서 찍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에는 보이지 않으므로, 가시광선 부분의 기울기를 흑체 곡선에 맞추어 온도를 구한다. 이것이 첫 번째 온도계이다.
표면 온도 \(T\)인 흑체의 복사가 가장 센 파장은 \[\lambda_{\max} = \frac{2.898\times10^{-3}\ \mathrm{m\cdot K}}{T}\]이다. 반지름 \(R\)인 별의 광도는 \(L = 4\pi R^2 \sigma T^4\)이다.
두 번째 온도계는 흡수선이다. 별의 대기에 있는 원자는 특정한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데, 어떤 선이 진하게 나타나는지는 원소의 양보다 대기의 온도에 크게 좌우된다. 수소의 발머선은 전자가 두 번째 에너지 준위에 있어야 생기므로, 너무 차가우면 전자가 바닥 준위에 머물고 너무 뜨거우면 수소가 이온화되어 약해진다. 그래서 발머선은 약 1만 K인 A형 별에서 가장 진하다. 반면 차가운 K형 별에서는 이온화되지 않은 금속 원자와 분자의 선이 진해진다.1
3.9.2분광형의 순서
흡수선의 세기를 기준으로 별을 나눈 것이 분광형이다. O, B, A, F, G, K, M 순서로 표면 온도가 낮아지며, 각 형을 다시 0에서 9까지 나눈다. 띠의 모양으로 구한 온도와 흡수선으로 정한 분광형은 대체로 잘 맞는다. 그러나 별빛이 성간 티끌을 지나며 붉어지면 띠의 모양이 차가운 쪽으로 기울어 보이므로, 흡수선으로 정한 온도가 더 믿을 만한 경우가 많다.
3.9.3예제 풀이
흑체 곡선에 맞추어 구한 베가의 봉우리 파장이 300 nm, 아르크투루스는 670 nm였다. 두 별의 표면 온도를 구하고, 흡수선으로 정한 분광형과 맞는지 판단하여라. 아르크투루스의 반지름이 베가의 약 10배일 때 두 별의 광도 비를 구하여라.
베가는 \(T = 2.898\times10^{-3}/3.00\times10^{-7} \approx 9700\) K, 아르크투루스는 \(2.898\times10^{-3}/6.70\times10^{-7} \approx 4300\) K이다. 베가의 굵은 발머선은 약 1만 K인 A형 별의 특징이고, 아르크투루스의 금속선은 4000 K 남짓한 K형 별의 특징이어서 두 온도계가 서로 맞는다.
광도 비는 \(L_A/L_V = (R_A/R_V)^2 (T_A/T_V)^4 = 10^2 \times (4300/9700)^4 \approx 100 \times 0.039 \approx 3.9\)이다. 아르크투루스는 표면 1 m²마다 내는 빛이 베가의 4% 남짓이지만, 표면적이 100배여서 전체로는 약 4배 밝다. 즉 별빛 스펙트럼의 띠 모양과 흡수선은 각각 독립된 온도계여서, 둘을 맞추어 보면 별의 표면 온도를 믿을 만하게 정할 수 있고, 반지름을 알면 광도까지 구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여러 별의 스펙트럼을 흑체 곡선에 맞추어 온도를 구하고, 흡수선의 세기로 분광형을 정해 두 결과를 비교해 보자.
- 1925년 영국 출신의 천문학자 페인은 흡수선의 세기 차이가 원소의 양이 아니라 온도에 따른 이온화 때문임을 보이고, 별의 대기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냈다. 당시에는 별도 지구와 비슷한 성분이라고 여겼기에 이 결론은 한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별빛의 띠는 흑체 복사에 가까워 가장 밝은 파장이 \(\lambda_{\max} = 2.898\times10^{-3}/T\)로 표면 온도를 알려 주고, 흡수선의 세기는 원자의 들뜸과 이온화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또 하나의 온도계가 된다. 분광형 O에서 M까지는 표면 온도가 낮아지는 순서이다. 처음 질문의 베가는 약 9700 K의 A형, 아르크투루스는 약 4300 K의 K형으로 두 온도계가 맞으며, 반지름이 10배인 아르크투루스가 약 4배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