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체 복사와 분광 분류
본문거의 모든 별은 질량의 70% 남짓이 수소로 되어 있다. 그런데 별빛의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수소의 발머 흡수선은 별마다 진하기가 크게 다르다. 표면 온도 약 1만 K인 시리우스에서는 발머선이 아주 진하고, 약 5800 K인 태양에서는 약하며, 3만 K가 넘는 뜨거운 별에서도 약하다. 수소의 양이 비슷한데 왜 흡수선의 세기가 다를까? 흡수선은 별의 성분보다 무엇을 더 많이 알려 줄까?
3.4.1흑체 복사로 재는 온도와 광도
별은 거의 흑체처럼 빛을 낸다. 흑체가 가장 세게 내는 빛의 파장은 온도에 반비례하여 \(\lambda_{\max} = \dfrac{2.90 \times 10^{-3}\ \text{m·K}}{T}\)이다(빈 법칙). 그래서 뜨거운 별은 파랗고 차가운 별은 붉다. 그리고 단위 넓이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sigma T^4\)이므로, 반지름 \(R\)인 별의 광도는 \(L = 4\pi R^2\sigma T^4\)이다(슈테판–볼츠만 법칙). 별의 색으로 온도를 알고, 광도와 온도를 알면 별의 반지름도 구할 수 있다.
발머선은 n = 2 준위에 있는 중성 수소 원자가 빛을 흡수할 때 생긴다. n = 2에 있는 원자의 비율은 볼츠만 식 \(\dfrac{N_2}{N_1} = 4e^{-10.2\ \text{eV}/kT}\)에 따라 온도가 높을수록 커지지만, 온도가 너무 높으면 사하 식에 따라 수소가 이온화되어 중성 수소 자체가 사라진다. 두 효과가 맞서 발머선은 약 1만 K에서 가장 강하다.
그림 1에서 표면 온도를 바꾸어 보자. 태양 정도의 5800 K에서는 n = 2에 올라간 수소가 아주 적어 발머선이 약하다. 온도가 오르면 들뜬 수소가 빠르게 늘어 약 1만 K에서 최대가 된다. 그보다 뜨거우면 수소 대부분이 이온화되어 발머선이 다시 약해진다. 그래서 흡수선의 세기는 성분보다 온도를 알려 주는 온도계이다. 별의 분광형 O, B, A, F, G, K, M은 이렇게 흡수선의 모양으로 정한 온도의 순서이다.1
3.4.2흡수선으로 읽는 압력과 크기
같은 온도라도 대기의 밀도가 다르면 흡수선의 모양이 달라진다. 밀도가 큰 주계열성의 대기에서는 원자들이 자주 부딪쳐 흡수선이 넓게 퍼진다. 반지름이 아주 큰 초거성의 대기는 밀도가 작아 흡수선이 가늘고 날카롭다. 그리고 밀도가 작으면 전자가 적어 이온이 다시 전자를 붙잡기 어려우므로, 같은 온도에서도 이온화가 더 잘 일어난다. 그래서 흡수선의 폭과 이온의 흡수선을 보면 별이 주계열성인지 거성인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을 광도 등급(I~V)으로 나타내며, 태양은 G2V형이다.
3.4.3예제 풀이
시리우스 A의 표면 온도는 약 9900 K이고 광도는 태양의 약 25배이다. 이 별이 가장 세게 내는 빛의 파장과, 태양(5800 K)과 견준 반지름을 구하여라.
빈 법칙에서 \(\lambda_{\max} = 2.90 \times 10^{-3} \div 9900 \approx 2.9 \times 10^{-7}\) m, 곧 약 290 nm로 자외선이다. 그래서 시리우스는 눈에 푸르스름한 흰색으로 보인다.
\(L \propto R^2T^4\)이므로 \(\dfrac{R}{R_\odot} = \sqrt{\dfrac{L}{L_\odot}}\left(\dfrac{T_\odot}{T}\right)^2 = \sqrt{25} \times \left(\dfrac{5800}{9900}\right)^2 \approx 5 \times 0.343 \approx 1.7\)이다. 시리우스는 태양보다 약 1.7배 크다. 즉 별빛 하나에서 색으로 온도를, 흡수선으로 다시 온도와 대기의 밀도를, 광도와 함께 크기까지 알아낸다. 그래서 별빛의 스펙트럼은 별에 가지 않고도 별의 몸을 재는 자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흑체 복사의 식으로 별의 온도와 광도를 계산하고, 흡수선의 세기가 온도로 정해지는 까닭을 확인해 보자.
- 1925년 세실리아 페인은 사하 식으로 별의 스펙트럼을 분석해, 별이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되어 있음을 처음 밝혔다. 그때까지는 별이 지구와 비슷한 성분일 것이라 믿었다.
별은 흑체처럼 빛을 내어, 색으로 온도를, 광도와 온도로 반지름을 구할 수 있다. 흡수선의 세기는 원자가 들뜬 비율(볼츠만 식)과 이온화된 비율(사하 식)이 함께 정하므로 성분보다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흡수선의 폭은 대기의 밀도, 곧 별의 크기를 알려 준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시리우스는 n = 2에 들뜬 중성 수소가 가장 많은 약 1만 K라서, 태양보다 발머선이 훨씬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