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과 우주의 원소
본문태양까지는 1억 5천만 km나 떨어져 있어서 태양의 물질을 직접 가져와 분석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태양이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안다. 햇빛 한 줄기에 어떤 정보가 담겨 있길래 이것이 가능할까?
2.1.1빛을 파장별로 펼치기
햇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빨강부터 보라까지 무지개 색이 끊김 없이 펼쳐진다. 이렇게 빛을 파장에 따라 나눈 띠를 스펙트럼이라 하고, 색이 연속으로 이어진 것을 연속 스펙트럼이라 한다. 백열등처럼 뜨거운 고체나 짙은 기체가 내는 빛이 이런 스펙트럼을 만든다.
그런데 수소 기체를 넣은 방전관의 빛을 펼치면 몇 개의 밝은 선만 띄엄띄엄 나타난다. 수소는 언제나 656 nm(빨강), 486 nm(청록), 434 nm(파랑), 410 nm(보라)에 선을 낸다. 이것을 방출 스펙트럼, 또는 선 스펙트럼이라 한다.
2.1.2원소마다 다른 지문
선이 특정한 파장에만 나타나는 까닭은 원자 속 전자가 아무 에너지나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는 정해진 에너지 준위에만 있을 수 있고, 높은 준위에서 낮은 준위로 옮겨 갈 때 그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빛으로 내놓는다. 준위의 간격은 원소마다 다르므로, 원소마다 선의 위치가 다르다.
원소는 저마다 고유한 파장의 빛을 내거나 흡수한다. 따라서 스펙트럼의 선 위치를 비교하면 빛을 낸 물질에 어떤 원소가 있는지 알 수 있다.
별빛을 펼치면 반대 모습이 보인다. 연속 스펙트럼 위에 검은 선이 군데군데 그어져 있다. 별의 뜨거운 안쪽에서 나온 빛이 바깥 대기를 지나는 동안, 대기의 원소가 자기 고유 파장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흡수 스펙트럼이라 한다. 같은 원소의 흡수선과 방출선은 같은 자리에 생긴다.1
그림 1의 슬라이더로 원소를 바꾸어 별빛과 비교해 보자. 수소의 네 선은 별빛의 검은 선과 정확히 겹치고, 나트륨의 589 nm 근처 두 선도 겹친다. 즉 이 별에는 수소와 나트륨이 있다.
2.1.3우주의 원소 구성
이 방법으로 수많은 별과 성운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우주의 원소는 질량으로 약 74%가 수소, 약 24%가 헬륨이고, 나머지 모든 원소를 합해도 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비율은 빅뱅 직후 우주가 식으면서 수소와 헬륨이 만들어진 과정에서 계산한 값과 잘 맞는다.
2.1.4예제 풀이
어느 별의 흡수 스펙트럼에서 656 nm, 486 nm, 434 nm, 589 nm, 393 nm에 흡수선이 보였다. 실험실에서 잰 방출선이 수소 656·486·434·410 nm, 나트륨 589·590 nm, 칼슘 393·397 nm, 헬륨 588·502·447 nm일 때, 이 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원소는 무엇일까?
656, 486, 434 nm는 수소의 선과 겹친다. 410 nm 선은 보이지 않았지만, 약한 선이라 관측에서 빠질 수 있으므로 수소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589 nm는 나트륨의 선과 겹치고, 393 nm는 칼슘의 선과 겹친다.
그런데 589 nm 선 하나만으로는 나트륨과 헬륨(588 nm)을 확실히 가르기 어렵다. 그래서 같은 원소의 다른 선도 함께 확인한다. 헬륨의 다른 선 502 nm와 447 nm가 보이지 않으므로 헬륨보다는 나트륨 쪽이 맞다. 따라서 수소, 나트륨, 칼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원소를 판정할 때 선 하나가 아니라 여러 선의 '무늬'를 맞추는 것은 지문을 대조하는 일과 같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원소의 선과 별빛을 직접 겹쳐 보고, 빅뱅이 남긴 수소와 헬륨의 비율도 확인해 보자.
- 헬륨은 1868년 태양 스펙트럼의 노란 선(약 588 nm)에서 먼저 발견되어 그리스어로 태양을 뜻하는 헬리오스에서 이름을 얻었고, 지구에서는 1895년에야 찾아냈다.
원자 속 전자는 정해진 에너지 준위만 가지므로 원소마다 고유한 파장의 빛을 내거나 흡수하고, 이 선의 무늬가 원소의 지문이 된다. 별빛의 흡수선을 실험실의 선 스펙트럼과 맞추면 가 보지 않고도 별의 원소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햇빛 한 줄기에서 태양이 대부분 수소와 헬륨이라는 사실을 읽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