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원자 모형과 불확정성 원리
본문보어의 원자 모형에서 전자는 원자핵 둘레의 정해진 궤도를 행성처럼 돈다. 이 모형은 수소가 왜 몇 가지 색의 빛만 내는지 잘 설명했다. 그런데 전자가 정말 선 같은 궤도를 따라 돈다면, 어느 순간 전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양자 역학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원자 속 전자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야 할까?
3.4.1에너지 준위와 선 스펙트럼
수소 원자의 전자는 정해진 에너지 \(E_n = -\dfrac{13.6}{n^2}\) eV만 가질 수 있다. \(n\)은 주 양자수이다. 전자가 높은 준위에서 낮은 준위로 내려오면 두 준위의 에너지 차와 같은 에너지의 광자를 낸다. 그래서 수소는 특정 파장의 빛만 내어 선 스펙트럼을 이룬다.
그림 1에서 \(n = 3\)에서 2로 내려오면 1.89 eV, 파장 656 nm의 빨간빛이 나온다. \(n = 4\)이면 486 nm의 청록빛, \(n = 5\)이면 434 nm의 파란빛이다. 이 값들은 관측과 정확히 맞는다. 그런데 보어 모형은 전자가 왜 그 궤도만 도는지, 수소보다 복잡한 원자는 어떤지 설명하지 못했다.
3.4.2불확정성 원리와 오비탈
입자의 위치의 불확정성 \(\Delta x\)와 운동량의 불확정성 \(\Delta p\) 사이에는 \[\Delta x\,\Delta p \ge \frac{\hbar}{2}\] 가 성립한다. 위치를 정확히 정할수록 운동량이 불확실해지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측정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물질파의 성질이다. 위치가 한 점에 모인 파동을 만들려면 여러 파장의 파동을 겹쳐야 하고, 파장은 운동량을 정하므로 운동량이 여러 값에 퍼진다. 따라서 전자가 선 같은 궤도를 그린다는 그림은 맞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 원자 모형은 전자의 위치를 확률로 나타낸다.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 높은 곳을 점의 밀도로 그리면 원자핵을 둘러싼 구름 모양이 되며, 이를 오비탈이라 한다. 오비탈은 주 양자수 외에 모양(s, p, d)과 방향을 나타내는 양자수로 구분되며, 한 오비탈에는 전자가 최대 2개 들어간다. 이 규칙이 주기율표의 모양을 정한다.1
3.4.3예제 풀이
원자의 크기인 0.1 nm 안에 갇힌 전자의 속도의 불확정성을 어림하여라. 같은 계산을 0.1 mm 안에 있는 먼지 알갱이(질량 \(10^{-9}\) kg)에 하면 어떻게 되는가? (\(\hbar = 1.055 \times 10^{-34}\) J·s, 전자 질량 \(9.11 \times 10^{-31}\) kg)
전자는 \(\Delta p \ge \dfrac{1.055 \times 10^{-34}}{2 \times 10^{-10}} \approx 5.3 \times 10^{-25}\) kg·m/s이므로 \(\Delta v \ge \dfrac{5.3 \times 10^{-25}}{9.11 \times 10^{-31}} \approx 5.8 \times 10^5\) m/s이다. 초속 580 km로, 수소 원자 속 전자의 속력과 비슷한 크기이다. 즉 원자 속 전자의 속도는 거의 정해지지 않는다.
먼지 알갱이는 \(\Delta v \ge \dfrac{1.055 \times 10^{-34}}{2 \times 10^{-4} \times 10^{-9}} \approx 5 \times 10^{-22}\) m/s이다. 우주의 나이 동안 움직여도 원자 하나 크기에 못 미치는 값이라 사실상 0이다. 그래서 일상의 물체는 위치와 속도가 동시에 정해진 것처럼 보이고, 불확정성은 원자 세계에서만 두드러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전자가 원자핵 둘레 어디에 있을 확률이 높은지, 수소가 몇 가지 색의 빛만 내는 까닭을 직접 살펴보자.
- 한 오비탈에 전자가 최대 2개만 들어가는 것은 파울리 배타 원리 때문이다. 두 전자는 스핀이라는 양자수가 서로 반대여야 한다.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 \(-\frac{13.6}{n^2}\) eV는 선 스펙트럼을 잘 설명하지만, 불확정성 원리 \(\Delta x\Delta p \ge \frac{\hbar}{2}\) 때문에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할 수 없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아니다'이다. 현대 원자 모형은 선 같은 궤도 대신 전자가 발견될 확률의 구름, 곧 오비탈로 원자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