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양자의 이중 슬릿 실험
본문이중 슬릿 간섭무늬는 두 슬릿을 지난 파동이 겹쳐서 생긴다. 그렇다면 전자를 한 번에 딱 하나씩만 쏘면 어떻게 될까? 전자 하나는 두 슬릿 가운데 하나만 지날 테니 겹칠 상대가 없어 무늬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실험해 보면 화면에 점이 하나씩 찍히다가, 수천 개가 쌓이면 간섭무늬가 뚜렷이 나타난다. 전자 하나가 무엇과 간섭한 것일까?
3.1.1입자이자 파동
광전 효과에서 빛은 알갱이로 행동했다. 드브로이는 거꾸로 전자 같은 입자도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고 보았다. 운동량 \(p\)인 입자의 파장은 \(\lambda = \dfrac{h}{p}\)이며, 이를 물질파라 한다. 실제로 전자를 결정에 쏘면 X선처럼 회절무늬가 생긴다.
그런데 전자가 화면에 닿을 때는 늘 한 점에 하나로 찍힌다. 전자가 반쪽으로 나뉘어 도착하는 일은 없다. 즉 전자는 퍼져 나가는 파동처럼 두 슬릿을 지나 간섭하고, 화면에서는 입자처럼 한 점에 나타난다.
입자의 파동은 그 입자가 어디서 발견될지를 알려 준다. 어떤 곳에서 입자가 발견될 확률은 그곳의 파동의 진폭의 제곱에 비례한다. 하나의 입자가 어디에 도착할지는 미리 알 수 없지만, 많은 입자가 쌓인 분포는 정확히 예측된다.
그래서 전자 하나는 자기 자신의 파동, 곧 두 슬릿을 동시에 지난 확률의 파동과 간섭한다. 그림 1에서 전자 수를 늘려 보자. 50개일 때는 무작위처럼 보이지만, 1000개를 넘으면 밝은 무늬 자리에 점이 몰리고 어두운 무늬 자리는 비어 간다.
3.1.2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확인하면
전자가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보려고 슬릿 옆에 검출기를 두면 결과가 달라진다. 무늬가 사라지고 두 슬릿 뒤에 덩어리 두 개만 남는다. 경로를 측정하는 순간 전자의 파동이 한 슬릿 쪽으로 정해져, 두 경로의 파동이 겹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섭무늬와 경로 정보는 동시에 얻을 수 없다.1
3.1.3예제 풀이
정지한 전자를 100 V의 전위차로 가속하였다. 이 전자의 물질파 파장을 구하여라. (전자 질량 \(9.11 \times 10^{-31}\) kg, \(h = 6.63 \times 10^{-34}\) J·s)
전자가 얻는 운동 에너지는 \(eV = 1.6 \times 10^{-19} \times 100 = 1.6 \times 10^{-17}\) J이다. 운동량은 \(p = \sqrt{2mK} = \sqrt{2 \times 9.11 \times 10^{-31} \times 1.6 \times 10^{-17}} \approx 5.4 \times 10^{-24}\) kg·m/s이다.
파장은 \(\lambda = \dfrac{6.63 \times 10^{-34}}{5.4 \times 10^{-24}} \approx 1.2 \times 10^{-10}\) m, 곧 0.12 nm이다. 가시광선 파장의 약 4천분의 1이고, 원자 사이 거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전자로 상을 만드는 전자 현미경은 광학 현미경보다 훨씬 작은 것을 구별한다. 반면 시속 100 km로 나는 야구공의 파장은 \(10^{-34}\) m 정도로 너무 작아, 큰 물체에서는 파동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전자를 하나씩 쏘아 무늬가 쌓이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자.
- 1989년 일본의 도노무라 아키라 연구팀이 전자를 한 번에 하나씩 보내 간섭무늬가 쌓이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었다. 광자 하나씩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전자 같은 입자도 파장 \(\frac{h}{p}\)인 물질파의 성질을 가지며, 파동의 진폭의 제곱은 입자가 발견될 확률을 나타낸다. 하나의 전자는 화면의 한 점에 도착하지만, 그 확률 분포는 두 슬릿을 지난 파동의 간섭으로 정해진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전자 하나는 자기 자신의 확률 파동과 간섭하며, 많이 쌓이면 그 분포가 간섭무늬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