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간섭과 회절
본문CD나 DVD의 뒷면을 햇빛에 비추면 무지갯빛 띠가 보인다. 표면에는 색소가 칠해져 있지 않은데 어디서 색이 나올까? CD 표면에는 정보를 기록한 홈이 1 mm에 수백 줄씩 촘촘히 나 있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늘어선 수많은 틈과 홈이 빛을 색깔별로 나누는 까닭은 무엇일까?
2.1.1회절과 이중 슬릿
파동이 좁은 틈을 지나면 틈 뒤의 그림자 영역까지 퍼져 나간다. 이를 회절이라 한다. 틈이 파장에 견줄 만큼 좁을수록 많이 퍼진다. 빛은 파장이 수백 nm로 짧아 평소에는 회절이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 좁은 틈을 지나면 뚜렷이 퍼진다.
간격 \(d\)인 두 슬릿을 지난 빛이 화면에서 만날 때, 두 빛의 경로차는 \(d\sin\theta\)이다.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이면 보강 간섭으로 밝은 무늬가 생긴다. 그래서 이중 슬릿 뒤의 화면에는 밝고 어두운 무늬가 같은 간격으로 나타난다.
2.1.2회절 격자
같은 간격의 슬릿을 수백, 수천 개 늘어놓은 것을 회절 격자라 한다. 밝은 무늬의 조건은 이중 슬릿과 같다. 그런데 슬릿이 많으면 모든 슬릿의 빛이 동시에 같은 위상으로 맞아야 밝아지므로, 조금만 벗어나도 여러 슬릿의 빛이 서로 지워 어두워진다. 따라서 밝은 무늬가 매우 가늘고 선명해진다. 그림 1에서 슬릿 수를 늘려 보자.
격자 간격이 \(d\)일 때 파장 \(\lambda\)인 빛의 밝은 무늬는 \[d\sin\theta = m\lambda\quad (m = 0, 1, 2, \cdots)\] 인 방향에 생긴다. 파장이 길수록 같은 차수의 무늬가 더 큰 각도에 생긴다.
흰빛이 격자를 지나면 빨간빛은 큰 각도로, 보라빛은 작은 각도로 꺾여 색이 나뉜다. CD의 홈도 반사형 격자로 작용하여 무지갯빛을 만든다. 분광기는 이 원리로 별빛이나 불꽃의 파장을 정밀하게 잰다.1
2.1.3예제 풀이
1 mm에 600줄이 그어진 회절 격자에 파장 500 nm인 빛을 수직으로 비추었다. 1차와 2차 밝은 무늬의 각도를 구하여라. 몇 차 무늬까지 볼 수 있는가?
격자 간격은 \(d = \dfrac{1}{600}\) mm \(\approx 1.67 \times 10^{-6}\) m이다. 1차 무늬는 \(\sin\theta = \dfrac{500 \times 10^{-9}}{1.67 \times 10^{-6}} = 0.30\)이므로 \(\theta \approx 17.5°\)이다. 2차는 \(\sin\theta = 0.60\), \(\theta \approx 36.9°\)이다.
3차는 \(\sin\theta = 0.90\), \(\theta \approx 64°\)이고, 4차는 \(\sin\theta = 1.2\)가 되어 1을 넘으므로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3차 무늬까지 볼 수 있다. 만약 파장 700 nm인 빨간빛이라면 1차가 약 24.8°에 생겨, 같은 1차에서도 초록빛과 7°쯤 떨어져 색이 뚜렷이 나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슬릿의 수와 간격을 바꾸며 무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홀로그램이 간섭무늬로 입체 영상을 기록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 X선의 파장은 원자 사이 거리와 비슷하여, 결정 속에 규칙적으로 늘어선 원자들이 X선의 회절 격자 역할을 한다. 이 무늬를 분석해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알아냈다.
빛은 좁은 틈을 지나며 회절하고, 여러 틈을 지난 빛은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인 방향에서 보강 간섭한다. 회절 격자에서는 \(d\sin\theta = m\lambda\)인 방향에 날카로운 밝은 무늬가 생기며, 파장마다 각도가 다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CD 표면은 촘촘한 홈이 반사형 회절 격자가 되어 햇빛을 색깔별로 다른 방향으로 보내 무지갯빛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