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회절과 분해능

빛은 좁은 틈을 지나면 곧게 가지 않고 퍼집니다. 이 회절 때문에 아무리 잘 만든 렌즈도 별을 점으로 맺지 못하고, 아무리 배율을 높여도 볼 수 없는 작은 세계가 생깁니다. 망원경이 커지고 현미경이 짧은 파장을 쓰는 까닭을 회절에서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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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절과 분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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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곧은 도로 저편에서 다가오는 자동차를 보면, 처음에는 불빛이 하나로 보이다가 어느 순간 두 개로 갈라진다. 두 전조등은 1.5 m쯤 떨어져 있다. 눈이 아무리 좋아도 일정한 거리보다 멀면 두 빛을 가를 수 없다. 이것은 눈의 세포가 모자라서일까, 아니면 빛 자체의 성질 때문일까? 그리고 천문대는 왜 지름이 수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망원경을 지을까?

그림 1. 파장 550 nm인 빛에서 원형 구경이 가를 수 있는 가장 작은 각(레일리 기준). 구경이 클수록 그 각이 작아져 더 멀리 있는 두 점을 가른다. 사람 눈동자는 밤에 약 6 mm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하위헌스 원리, 이중 슬릿 간섭(이중 슬릿과 간섭계), 광학 기기의 구조(거울·렌즈와 광학 기기).

3.3.1원형 구멍의 회절

빛이 좁은 틈을 지나면 하위헌스 원리에 따라 틈의 각 점에서 새로운 파동이 퍼져 나간다. 이 파동들이 서로 간섭하여, 틈 뒤의 스크린에는 가운데의 밝은 부분과 그 둘레의 어두운 고리와 밝은 고리가 생긴다. 렌즈나 눈동자도 둥근 구멍이므로, 아주 먼 별의 빛도 점으로 모이지 못하고 작은 원반으로 퍼진다. 이 원반을 에어리 원반이라 한다. 구멍이 작을수록, 파장이 길수록 원반이 커진다.

정리 3.3.1 레일리 기준

지름 \(D\)인 원형 구경에서 에어리 원반의 첫 어두운 고리는 각 \(\theta \approx 1.22\dfrac{\lambda}{D}\)에 생긴다. 두 점광원의 각거리가 이 값보다 크면 한 원반의 가운데가 다른 원반의 첫 어두운 고리 밖에 놓여 둘로 갈라 보인다. 이 각을 분해능이라 한다.

그림 1에서 구경을 바꾸어 보자. 눈동자가 6 mm로 열리면 분해능은 \(1.22 \times 550 \times 10^{-9} \div 0.006 \approx 1.1 \times 10^{-4}\) rad, 곧 약 23초이다. 1.5 m 떨어진 두 전조등은 약 13 km 안에 들어와야 갈라진다. 구경 200 mm 망원경이면 각이 약 0.7초로 줄어, 같은 전조등을 400 km 밖에서도 가를 수 있다. 실제 눈은 수정체의 흐림 때문에 이 한계보다 몇 배 나쁘다.1

3.3.2더 크게, 더 짧게

분해능을 높이는 방법은 구경을 키우거나 파장을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천문학자는 지름 8 m가 넘는 거울을 만들고, 여러 망원경을 멀리 떨어뜨려 하나의 거대한 구경처럼 함께 쓴다. 2019년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은 지구 곳곳의 전파 망원경을 묶어 지구 크기의 구경을 만들고, 블랙홀의 그림자를 처음 찍었다. 반대로 현미경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이나 전자를 써서 더 작은 것을 본다.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 장비가 점점 짧은 파장의 빛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기기구경파장분해능 (대략) 사람 눈 (밤)6 mm550 nm23초 대형 광학 망원경8 m550 nm0.02초 지구 크기 전파 망원경약 10000 km1.3 mm약 0.00003초
그림 2. 분해능은 파장을 구경으로 나눈 값에 비례하므로, 긴 전파도 구경을 아주 크게 하면 날카롭게 본다.

3.3.3예제 풀이

예제 3.3.2

달까지의 거리는 약 \(3.8 \times 10^5\) km이다. 구경 6 mm인 눈과 구경 2.4 m인 우주 망원경으로 달 표면에서 가를 수 있는 가장 작은 거리를 각각 구하여라. 파장은 550 nm로 한다.

눈의 분해능은 \(1.22 \times 5.5 \times 10^{-7} \div 0.006 \approx 1.12 \times 10^{-4}\) rad이므로, 달 표면에서 \(3.8 \times 10^8\ \text{m} \times 1.12 \times 10^{-4} \approx 4.3 \times 10^4\) m, 곧 약 43 km 떨어진 두 점을 겨우 가른다. 큰 충돌 구덩이만 보이는 까닭이다.

2.4 m 망원경은 \(1.22 \times 5.5 \times 10^{-7} \div 2.4 \approx 2.8 \times 10^{-7}\) rad이므로 \(3.8 \times 10^8 \times 2.8 \times 10^{-7} \approx 106\) m이다. 구경이 400배 커져 400배 작은 것을 가른다. 그래도 달에 남은 착륙선(약 4 m)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착륙 흔적은 달 궤도를 도는 탐사선이 가까이에서 찍는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틈이 많아질수록 회절 무늬가 날카로워지는 까닭과, 망원경이 클수록 가까이 붙은 두 별을 가르는 원리를 확인해 보자.

  1. 맹금류인 독수리는 눈동자가 사람보다 크고 망막의 시각 세포가 훨씬 촘촘해서, 사람보다 두세 배 멀리 있는 작은 먹이를 알아본다.
마무리

빛은 둥근 구경을 지나며 회절하여 점이 아니라 작은 원반으로 퍼지므로, 두 점광원은 각거리가 \(1.22\lambda/D\)보다 클 때만 갈라 보인다. 그래서 분해능을 높이려면 구경을 키우거나 파장을 줄여야 하고, 천문대는 거대한 망원경을, 현미경과 반도체 장비는 짧은 파장을 쓴다. 처음 질문의 두 전조등은 눈동자의 회절 한계 때문에, 각거리가 약 23초보다 작아지는 13 km 밖에서는 하나로 보인다.

탐구 1

틈이 많아질수록 무늬는 왜 더 날카로워질까?

단일 슬릿 회절 · 다중 슬릿과 회절 격자
밝은 무늬(주극대) 각도 d sinθ = m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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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슬릿 첫 어두운 무늬 a sinθ = 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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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는 I ∝ [sin β / β]² × [sin(Nφ/2) / (N sin(φ/2))]² (β = πa sinθ/λ, φ = 2πd sinθ/λ)로 계산했다. 간격 슬라이더(위)와 폭 슬라이더(아래)가 따로 있고, 폭이 간격보다 크면 간격에 맞춰 줄인다.

  1. 질문CD나 DVD 뒷면을 빛에 비추면 무지개색이 보인다. 촘촘한 홈이 만든 무늬인데, 이중 슬릿 무늬보다 훨씬 선명하고 색이 잘 갈라진다. 틈이 많아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2. 복원두 틈을 지난 빛은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인 곳에서 보강 간섭해 밝은 무늬를 만든다(이중 슬릿). 그리고 파동은 좁은 틈을 지나면 뒤쪽으로 퍼지는데, 이를 회절이라 한다.
  3. 설명틈 하나도 폭이 있으면 틈의 여러 부분에서 나온 빛끼리 간섭해, 가운데가 가장 밝고 a sinθ = λ인 곳에서 처음 어두워지는 단일 슬릿 회절 무늬가 생기며, 틈이 좁을수록 무늬가 넓게 퍼진다. 같은 간격의 틈이 N개 있으면 d sinθ = mλ에서 모든 빛이 보강되어 밝은 무늬가 생기는데, N이 클수록 조금만 벗어나도 서로 상쇄되어 밝은 무늬가 가늘고 밝아진다. 이렇게 틈을 수천 개 새긴 것이 회절 격자이다.
  4. 연결회절 격자는 파장마다 밝은 무늬의 각도가 달라 빛을 정밀하게 나누므로, 분광기로 별빛이나 물질의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또 빛의 간섭은 레이저 간섭계로 나노미터 수준의 길이를 재고(중력파 검출기 LIGO), 물체에서 온 빛과 기준 빛의 간섭무늬를 기록해 입체 영상을 재현하는 홀로그램, 반도체 공정의 정밀 측정에도 쓰인다.
  5. 적용N을 1, 2, 5, 30으로 바꾸며 무늬를 비교하고, 밝은 무늬의 위치가 N에 따라 바뀌는지 보자. 그리고 파장을 바꾸면 무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래서 격자가 백색광을 어떻게 나누는지 설명해 보자.
  6. 판단간섭과 회절을 다른 현상으로 딱 나누기는 어렵다. 둘 다 파동의 중첩이며, 보통 몇 개의 파원이 겹치면 간섭, 연속된 파면의 여러 부분이 겹치면 회절이라고 부를 뿐이다. 그래서 실제 다중 슬릿 무늬에는 두 효과가 함께 나타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간격이 같은 회절 격자에 빨간빛과 보라색 빛을 함께 비추었다. 1차 밝은 무늬가 중앙에서 더 멀리 생기는 쪽은?

탐구 2

반도체 회로는 왜 더 짧은 파장의 빛으로 새길까?

노광 공정 · 회절과 개구수
렌즈에 들어온 회절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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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명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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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치의 최소 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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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맞은 빛, 선과 간격이 1 : 1인 마스크, 스칼라 근사로 계산한 모식이다. 마스크 무늬는 웨이퍼 크기로 줄여서 나타냈다.

  1. 질문스마트폰 칩 속 회로 선은 폭이 수십 nm이다. 이 무늬는 마스크의 그림을 빛으로 비추어 렌즈로 줄여 찍어 새긴다. 더 가는 선을 새기려면 왜 파장이 더 짧은 빛이 필요할까?
  2. 복원촘촘한 줄무늬를 지난 빛은 이중 슬릿처럼 정해진 방향으로만 갈라져 나간다(회절). 그 방향은 sin θ = mλ / p이므로, 무늬가 촘촘할수록 더 크게 벌어진다.
  3. 설명그런데 렌즈는 일정한 각도 안으로 들어온 빛만 받고, 그 한계를 개구수 NA = n sin θmax로 나타낸다. 곧게 나간 0차 빛만 렌즈에 들어오면 웨이퍼에는 고른 빛만 닿고 무늬 정보가 사라진다. 그래서 ±1차 빛이 들어와 0차 빛과 간섭해야 줄무늬가 다시 그려진다.
  4. 연결수직으로 비출 때 1차 빛이 들어갈 조건은 λ / p ≤ NA, 곧 p ≥ λ / NA이다. 그래서 광원은 수은등 i선(365 nm)에서 KrF(248 nm), ArF(193 nm) 레이저를 거쳐 극자외선(13.5 nm)으로 바뀌어 왔다. 렌즈와 웨이퍼 사이를 물로 채워 NA를 1보다 크게 만든 것이 액침 노광이다.
  5. 적용ArF에서 피치를 줄여 가며, 오른쪽 원 밖으로 ±1차 점이 나가는 순간을 찾아보자. 그 순간 명암 대비가 0이 되고 감광제에 아무 무늬도 남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경사 조명을 켜면 어떻게 되는지도 보자.
  6. 판단실제 공정은 조명 모양, 마스크 보정, 여러 번 나누어 찍기를 더해 이 한계를 더 밀어붙인다. 극자외선은 거의 모든 물질에 흡수되어 렌즈 대신 거울로 빛을 모은다. 또 ‘3 nm 공정’ 같은 이름은 실제로 새긴 선의 폭을 뜻하지 않는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수직 조명으로 피치 80 nm인 선 무늬를 새겨야 한다. ArF 액침(193 nm, NA 1.35)과 EUV(13.5 nm, NA 0.33) 가운데 한 번에 새길 수 있는 것은?

탐구 3

망원경은 왜 클수록 더 가까이 붙은 두 별을 가를까?

원형 구멍의 회절 · 레일리 기준과 분해능
최소 분해각 θR = 1.22λ/D
—
α / θR
—
가운데 골 / 봉우리 밝기
—

두 별은 서로 결맞지 않은 점광원으로, 밝기를 그대로 더했다. 원형 구멍의 회절 무늬는 에어리 무늬 I ∝ [2J1(x)/x]², x = πDθ/λ이고, 슬릿은 I ∝ [sin(x/2)/(x/2)]²이다(x = 2πDθ/λ). 왼쪽 그림의 밝기는 어두운 고리가 보이도록 제곱근 눈금으로 그렸다. 대기의 흔들림과 렌즈의 수차는 넣지 않았다.

  1. 질문렌즈가 완벽해도 별 하나의 상은 점이 아니라 작은 원판과 그 둘레의 고리로 맺힌다. 두 별이 가까이 붙어 있으면 두 원판이 겹쳐 하나처럼 보인다. 어디까지 붙어도 둘로 구별할 수 있을까?
  2. 복원폭 a인 단일 슬릿을 지난 빛은 a sinθ = λ인 방향에서 처음 어두워진다. 슬릿의 위쪽 절반과 아래쪽 절반에서 오는 빛이 짝지어 상쇄되기 때문이다. 틈이 좁을수록, 파장이 길수록 무늬가 넓게 퍼진다.
  3. 설명원형 구멍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만, 가장자리로 갈수록 구멍의 폭이 좁아지는 효과 때문에 첫 어두운 고리가 조금 더 바깥인 sinθ = 1.22λ/D에 생긴다. 가운데 밝은 원판(에어리 원판)에 빛의 84 %가 모인다. 레일리는 한 별의 무늬 중심이 다른 별의 첫 어두운 고리에 놓일 때를 겨우 구별할 수 있는 한계로 정했다. 이 각이 최소 분해각 θR ≈ 1.22λ/D이고, 이때 두 봉우리 사이의 골은 봉우리의 약 73 %이다.
  4. 연결분해능은 배율이 아니라 구멍의 지름과 파장이 정한다. 그래서 천문대는 거울을 키우고, 전파 망원경은 파장이 길어 수백 m 접시나 멀리 떨어진 여러 접시를 엮어 지름을 키운다(블랙홀 그림자를 찍은 사건 지평선 망원경). 현미경은 짧은 파장과 큰 개구수로 분해능을 높이고, 반도체 노광 장비도 같은 이유로 짧은 파장을 쓴다.
  5. 적용α를 줄이며 두 별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을 찾고, 그때 α/θR가 얼마인지 보자. D를 두 배로 하면 그 한계 각은 어떻게 되는가? 같은 D에서 슬릿과 원형 구멍을 비교해 1.22가 어디서 오는지 확인해 보자. 사람 눈과 허블 우주 망원경의 θR는 몇 배 차이가 나는가?
  6. 판단레일리 기준은 사람의 눈으로 판정하던 시절의 약속이지 자연의 법칙은 아니다. 밝기를 정밀하게 재고 분석하면 θR보다 조금 가까운 두 별도 구별할 수 있다. 또 지상 망원경은 대기의 흔들림 때문에 지름이 수십 cm를 넘으면 실제 분해능이 약 1″ 근처에서 더 좋아지지 않는다. 적응 광학이나 우주 망원경이 필요한 까닭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밤에 다가오는 자동차의 두 전조등은 1.4 m 떨어져 있다. 동공 지름이 5 mm이고 빛의 파장을 550 nm로 볼 때, 회절만 고려하면 두 전조등을 둘로 구별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는 대략 얼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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