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성 원리와 불확정성 원리
본문전자는 음전하이고 원자핵은 양전하이다. 서로 끌어당기는데도 전자는 핵에 들러붙지 않고, 원자는 핵보다 10만 배쯤 큰 크기를 유지한다. 고전 물리학으로 계산하면 핵 둘레를 도는 전자는 빛을 내며 에너지를 잃고 1억분의 1초 만에 핵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원자는 멀쩡하다. 무엇이 전자를 핵에서 떼어 놓을까? 그 답은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정할 수 없다는 양자 역학의 원리에 있다.
4.4.1파동 묶음과 불확정성
파장이 하나뿐인 물질파는 끝없이 이어진 사인 곡선이라, 그 입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입자가 한곳에 모여 있으려면 파장이 조금씩 다른 여러 파동을 겹쳐, 한곳에서만 서로 보강되고 나머지에서는 지워지는 파동 묶음을 만들어야 한다. 묶음을 좁게 만들수록 더 많은 종류의 파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파장은 운동량과 \(p = h/\lambda\)로 이어져 있으므로, 여러 파장이 섞였다는 것은 운동량이 여러 값에 걸쳐 퍼져 있다는 뜻이다.
입자 위치의 퍼짐 \(\Delta x\)와 운동량의 퍼짐 \(\Delta p\)는 \[\Delta x\,\Delta p \ge \frac{\hbar}{2},\qquad \hbar = \frac{h}{2\pi} \approx 1.05 \times 10^{-34}\ \text{J·s}\]를 만족한다. 이것은 측정 장치가 서툴러서가 아니라,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생기는 한계이다.
그림 1에서 위치의 퍼짐을 바꾸어 보자. 전자를 원자 크기인 0.1 nm 안에 가두면 \(\Delta p \ge 1.05 \times 10^{-34} \div (2 \times 10^{-10}) \approx 5.3 \times 10^{-25}\) kg·m/s이므로, 속도는 적어도 약 580 km/s만큼 퍼진다. 0.01 nm로 더 좁히면 그 10배가 된다. 그래서 전자를 핵 가까이 좁은 곳에 가두면 운동 에너지가 커지고, 그 운동 에너지가 핵의 끌어당김과 균형을 이루는 크기에서 원자의 크기가 정해진다.1
4.4.2상보성 원리
이중 슬릿에 전자를 하나씩 쏘아도 스크린에는 간섭무늬가 쌓인다. 그런데 전자가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려고 슬릿 옆에 빛을 비추면, 간섭무늬가 사라진다. 전자를 본 빛의 광자가 전자에 운동량을 주어, 전자의 경로를 알아낸 대가로 간섭에 필요한 위상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보어는 입자의 성질(어느 길로 갔는가)과 파동의 성질(간섭무늬)이 서로를 보완하지만 한 실험에서 동시에 완전히 드러날 수는 없다고 정리했다. 이것을 상보성 원리라 한다.
4.4.3예제 풀이
수소 원자에서 전자가 반지름 \(r\) 안에 갇혀 있다면 운동량은 대략 \(p \approx \hbar/r\)이다. 전체 에너지 \(E = \dfrac{\hbar^2}{2mr^2} - \dfrac{ke^2}{r}\)가 가장 작아지는 \(r\)을 구하여라. \(\hbar = 1.05 \times 10^{-34}\) J·s, \(m = 9.1 \times 10^{-31}\) kg, \(ke^2 = 2.3 \times 10^{-28}\) J·m이다.
\(E\)를 \(r\)로 미분하여 0으로 놓으면 \(-\dfrac{\hbar^2}{mr^3} + \dfrac{ke^2}{r^2} = 0\)이므로 \(r = \dfrac{\hbar^2}{mke^2}\)이다. 값을 넣으면 \(r = \dfrac{(1.05 \times 10^{-34})^2}{9.1 \times 10^{-31} \times 2.3 \times 10^{-28}} \approx 5.3 \times 10^{-11}\) m, 곧 0.053 nm이다.
이 값은 수소 원자의 보어 반지름과 같다. 전자가 이보다 핵에 가까워지면 불확정성 때문에 운동 에너지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빠르게 커지고, 끌어당기는 위치 에너지가 거리에 반비례하여 줄어드는 것보다 더 크게 손해를 본다. 그래서 전자는 이 크기에서 가장 낮은 에너지를 가지며 더는 핵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즉 불확정성 원리가 원자의 크기, 나아가 모든 물질의 단단함을 정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한곳에 모인 파동을 만들려면 파장이 몇 가지나 필요한지 확인하고, 경로를 알아내면 간섭무늬가 사라지는 까닭을 살펴보자.
- 하이젠베르크는 1927년 전자의 위치를 감마선 현미경으로 본다고 생각하는 사고 실험으로 이 원리를 설명했다. 위치를 정확히 보려고 파장이 짧은 빛을 쓸수록, 그 광자가 전자를 세게 쳐서 운동량을 크게 흐트러뜨린다.
입자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므로, 한곳에 모이려면 여러 파장이 섞여야 하고 그만큼 운동량이 퍼진다. 그래서 위치와 운동량의 퍼짐은 \(\Delta x\,\Delta p \ge \hbar/2\)를 만족하며,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은 한 실험에서 동시에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 질문의 전자는 핵 가까이 좁게 갇힐수록 불확정성 때문에 운동 에너지가 커져, 약 0.05 nm 크기에서 균형을 이루고 핵으로 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