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입자와 핵반응, 플라스마
본문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어 에너지를 얻는다. 태양은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을 합쳐 빛을 낸다. 하나는 쪼개고 하나는 합치는데, 어째서 둘 다 에너지가 나올까? 거꾸로 생각하면 둘 중 하나는 에너지를 넣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그리고 별 속에서 핵융합은 왜 철에서 멈출까?
4.6.1질량 결손과 결합 에너지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핵자)로 되어 있다. 그런데 헬륨 핵의 질량을 재면,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의 질량을 더한 것보다 약 0.8% 작다. 핵자들이 강한 핵력으로 묶이며 에너지를 내보냈고, 그만큼 질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 줄어든 질량을 질량 결손이라 하고, \(\Delta m\,c^2\)을 결합 에너지라 한다. 결합 에너지는 핵을 낱낱의 핵자로 떼어 놓는 데 필요한 에너지이기도 하다. 핵자 하나당 결합 에너지가 클수록 그 핵은 단단하다.
핵반응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반응 뒤 결합 에너지의 합에서 반응 전 결합 에너지의 합을 뺀 값이며, 반응 전후의 질량 차이 \(\Delta m\)에 대해 \(Q = \Delta m\,c^2\)이다. 핵자당 결합 에너지가 더 큰 핵으로 바뀌는 반응은 에너지를 낸다. 핵자당 결합 에너지는 질량수 56 근처의 철과 니켈에서 약 8.8 MeV로 가장 크다.
그림 1에서 질량수를 바꾸어 보자. 가벼운 핵은 겉면의 핵자가 많아 핵력을 덜 받으므로 핵자당 결합 에너지가 작다. 질량수가 커지면 이 값이 늘다가, 질량수 60 근처에서 가장 크다. 더 무거운 핵에서는 양성자끼리의 전기적 반발이 핵 전체에 걸쳐 쌓여 값이 다시 줄어, 우라늄에서는 약 7.6 MeV이다. 그래서 곡선의 꼭대기 쪽으로 가는 반응, 곧 무거운 핵의 분열과 가벼운 핵의 융합이 모두 에너지를 낸다.1
4.6.2별 속의 핵융합과 플라스마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양전하를 띤 두 핵이 전기적 반발을 이기고 핵력이 미치는 거리까지 다가와야 한다. 그래서 수천만 K의 온도가 필요하다. 이렇게 뜨거우면 원자는 전자를 모두 잃고 핵과 전자가 따로 떠다니는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태양 중심은 약 1500만 K로 고전적으로는 장벽을 넘기에 모자라지만, 양자 역학의 터널 효과 덕분에 일부 핵이 장벽을 뚫고 합쳐진다. 무거운 별 속에서는 수소, 헬륨, 탄소, 산소로 핵융합이 이어지다가 철에 이르면 더 합쳐도 에너지가 나오지 않아 멈춘다.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 폭발이나 중성자별 충돌처럼 에너지를 쏟아붓는 사건에서 만들어진다.
4.6.3예제 풀이
우라늄-235(핵자당 결합 에너지 약 7.6 MeV)가 중성자를 흡수하여 질량수 약 117인 두 핵(핵자당 약 8.5 MeV)으로 쪼개진다. 한 번의 분열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어림하여라. 우라늄-235 1 g이 모두 분열하면 몇 J이 나오는가? 1 g의 우라늄-235에는 약 \(2.6 \times 10^{21}\)개의 원자가 있고, 1 MeV는 \(1.6 \times 10^{-13}\) J이다.
핵자 약 235개가 핵자당 \(8.5 - 7.6 = 0.9\) MeV씩 더 단단히 묶이므로, 한 번의 분열에서 \(235 \times 0.9 \approx 210\) MeV가 나온다. 실제 측정값 약 200 MeV와 잘 맞는다.
1 g에서는 \(2.6 \times 10^{21} \times 200\ \text{MeV} \times 1.6 \times 10^{-13}\ \text{J/MeV} \approx 8 \times 10^{10}\) J이다. 석탄 1 g을 태우면 약 3만 J이 나오므로, 우라늄 1 g은 석탄 약 3 t과 맞먹는다. 그 에너지의 근원은 분열 전후 질량의 약 0.1%가 사라진 데 있다. 즉 핵에너지는 \(E = mc^2\)이 말하는 질량의 에너지가 실제로 꺼내지는 모습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세상을 이루는 기본 입자와 힘을 정리하고, 태양 중심의 낮은 온도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나는 까닭을 터널 효과로 확인해 보자.
- 핵자당 결합 에너지가 가장 큰 핵은 엄밀히는 니켈-62이고, 그다음이 철-58, 철-56이다. 별 속에서 철-56이 많이 쌓이는 것은 핵융합의 반응 경로가 그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원자핵의 질량은 핵자들의 질량 합보다 결합 에너지만큼 작고, 핵자당 결합 에너지는 질량수 60 근처에서 가장 크다. 그래서 핵자당 결합 에너지가 더 큰 쪽으로 가는 반응, 곧 무거운 핵의 분열과 가벼운 핵의 융합은 모두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낸다. 처음 질문의 두 반응은 모두 결합 에너지 곡선의 꼭대기인 철 쪽으로 다가가는 반응이라서 에너지를 내고, 별 속의 핵융합도 꼭대기인 철에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