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변광성과 밀집성
본문태양 질량의 25배인 별은 중심의 수소를 약 700만 년 동안 태운다. 그다음 헬륨은 80만 년, 탄소는 수백 년, 네온과 산소는 1년도 안 되어 다 쓰고, 마지막 규소는 단 하루 만에 철로 바뀐다. 연료는 단계마다 비슷한 양이 남아 있는데, 왜 타는 시간은 수천만 배나 짧아질까? 그리고 철이 쌓인 중심핵은 마지막에 어떤 천체가 될까?
3.6.1단계마다 줄어드는 에너지
수소 네 개가 헬륨 하나로 융합할 때는 질량의 약 0.7%가 에너지로 바뀐다. 그런데 헬륨 셋이 탄소 하나가 될 때는 약 0.07%, 그다음 단계들은 그보다도 적다. 핵자당 결합 에너지 곡선이 철 쪽으로 갈수록 완만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질량을 태워도 뒤의 단계일수록 얻는 에너지가 훨씬 적다. 게다가 뒤의 단계는 수억~수십억 K의 아주 뜨거운 중심에서 일어나는데, 이런 온도에서는 중성미자가 대량으로 만들어져 별을 뚫고 바로 빠져나가며 에너지를 가져간다. 별은 그 손실을 메우려고 연료를 더 빨리 태워야 한다.
연소 단계의 지속 시간은 그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빠르기로 나눈 값이다. 뒤의 단계일수록 질량당 얻는 에너지는 줄고, 중성미자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는 온도와 함께 급격히 늘어, 지속 시간이 단계마다 수십~수천 배씩 짧아진다. 철은 더 융합해도 에너지가 나오지 않으므로 연소가 멈춘다.
그림 1에서 단계를 바꾸어 보자. 수소는 약 700만 년, 헬륨은 약 80만 년 탄다. 탄소에 이르면 약 500년으로 확 짧아지고, 네온은 1년이 안 되며, 산소는 몇 달, 규소는 하루 남짓이다. 별의 바깥 모습은 이 마지막 단계들 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다. 바깥층이 변화를 따라갈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직전의 별도 겉보기에는 평범한 적색 초거성처럼 보인다.1
3.6.2밀집성과 변광성
철로 된 중심핵은 더 이상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자기 무게를 떠받치지 못한다. 전자가 원자핵에 밀려 들어가 중성자가 되며 중심핵이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무너지고, 튕겨 나온 충격파와 중성미자가 바깥층을 날려 보내 초신성이 된다. 남은 중심핵은 원자 사이의 빈틈이 사라진 지름 20 km 남짓한 중성자별이 되고, 더 무거우면 블랙홀이 된다. 태양 정도의 별이 남기는 백색 왜성은 지구만 한 크기에 태양 질량이 담겨, 전자들이 서로 밀어내는 압력으로 버틴다. 한편 진화 도중의 별은 바깥층이 부풀었다 줄었다 하며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맥동 변광성이 되기도 한다.
3.6.3예제 풀이
수소 1 kg이 헬륨으로 융합하면 질량의 0.7%가, 헬륨 1 kg이 탄소로 융합하면 0.065%가 에너지로 바뀐다. 각각 몇 J의 에너지가 나오는가? 같은 광도로 빛난다면, 같은 질량의 헬륨은 수소에 견주어 몇 분의 1의 시간 동안만 탈 수 있는가?
수소는 \(E = 0.007 \times 1 \times (3.0 \times 10^8)^2 \approx 6.3 \times 10^{14}\) J이다. 헬륨은 \(0.00065 \times 9.0 \times 10^{16} \approx 5.9 \times 10^{13}\) J로 약 10분의 1이다.
같은 광도라면 헬륨은 같은 질량으로 수소의 약 10분의 1 동안만 탈 수 있다. 실제로 헬륨 연소의 지속 시간은 수소의 10분의 1 남짓으로 이 어림과 맞는다. 그런데 탄소 이후에는 중성미자로 빠져나가는 에너지가 빛보다 수만 배 커져, 지속 시간이 이 비율보다 훨씬 빠르게 줄어든다. 즉 마지막 단계들은 적은 에너지를 아주 빠르게 잃으며 서둘러 타 버린다. 그래서 규소는 단 하루 만에 다 타고, 중심핵은 곧바로 무너진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무거운 별의 연소 단계와 마지막 모습을 정리하고, 변광성과 밀집성의 성질을 비교해 보자.
- 1987년 대마젤란은하에서 초신성 1987A가 폭발했을 때, 일본과 미국의 지하 검출기가 빛이 오기 몇 시간 전에 중성미자 20여 개를 잡았다. 중심핵이 무너질 때 에너지 대부분이 중성미자로 나온다는 예측이 확인되었다.
무거운 별은 수소에서 규소까지 차례로 태우는데, 뒤의 단계일수록 질량당 얻는 에너지가 줄고 중성미자로 잃는 에너지가 급격히 늘어 지속 시간이 수천만 배 짧아진다. 철이 쌓인 중심핵은 더 이상 에너지를 내지 못해 무너지며 초신성을 일으키고, 질량에 따라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남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마지막 연료인 규소는 적은 에너지를 아주 빠르게 잃어, 단 하루 만에 다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