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핵융합과 스펙트럼
본문밤하늘의 별은 색이 조금씩 다르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는 붉고, 리겔은 푸르다. 대장간의 쇠도 데우면 처음엔 검붉다가 점점 노랗고 하얗게 빛난다. 색이 온도를 알려 준다면 수백 광년 떨어진 별의 온도도 빛만으로 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의 에너지는 별 속에서 무엇이 만들어 낼까?
3.5.1흑체 복사와 별의 온도
모든 물체는 온도에 따라 전자기파를 낸다. 빛을 모두 흡수하는 이상적인 물체를 흑체라 하며, 흑체가 내는 빛의 파장별 세기는 온도만으로 정해진다. 별은 흑체에 가깝다. 그런데 온도가 높으면 원자들이 더 격렬하게 움직여 에너지가 큰 광자, 곧 파장이 짧은 빛을 많이 낸다.
흑체 복사에서 세기가 가장 센 파장은 \[\lambda_{\max}T = 2.9 \times 10^{-3}\ \text{m·K}\] 를 만족하고, 표면 넓이마다 내는 에너지는 \(T^4\)에 비례한다.
그림 1에서 온도를 3000 K에서 10000 K로 바꾸어 보자. 3000 K에서는 가장 센 파장이 약 970 nm로 적외선 쪽이라 별이 붉게 보이고, 10000 K에서는 290 nm로 자외선 쪽이라 푸르게 보인다. 그리고 온도가 2배이면 같은 넓이에서 내는 에너지는 16배가 된다.
3.5.2흡수선과 핵융합
별빛을 프리즘으로 펼치면 연속 스펙트럼 위에 검은 선들이 나타난다. 별의 뜨거운 내부에서 나온 빛이 바깥 대기를 지날 때, 대기의 원자들이 자기 에너지 준위 차에 맞는 파장만 흡수하기 때문이다. 흡수선의 위치는 원소마다 다르므로 별을 이루는 원소를 알 수 있고, 선의 세기는 대기의 온도를 알려 준다.
그 빛의 에너지는 별 중심의 핵융합에서 나온다. 태양 중심에서는 수소 원자핵 4개가 여러 단계를 거쳐 헬륨 원자핵 1개가 된다. 이때 질량이 약 0.7% 줄어들고, 줄어든 질량은 \(E = mc^2\)에 따라 에너지로 바뀐다. 중심 온도 1500만 K에서도 원자핵들이 전기적 반발을 이기기에는 에너지가 모자라지만, 터널 효과 덕분에 반응이 일어난다.1
3.5.3예제 풀이
태양 빛에서 가장 센 파장은 약 500 nm이다. 태양의 표면 온도를 구하여라. 또 수소 1 kg이 모두 헬륨으로 융합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얼마인가? (질량 감소 0.7%, \(c = 3 \times 10^8\) m/s)
표면 온도는 \(T = \dfrac{2.9 \times 10^{-3}}{500 \times 10^{-9}} = 5800\) K이다. 같은 방법으로 가장 센 파장이 약 290 nm인 별은 10000 K, 약 970 nm인 별은 3000 K이다.
줄어드는 질량은 \(0.007\) kg이므로 \(E = 0.007 \times (3 \times 10^8)^2 = 6.3 \times 10^{14}\) J이다. 같은 질량의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열의 약 2천만 배이다. 태양은 1초에 \(3.8 \times 10^{26}\) J을 내므로 매초 약 \(\dfrac{3.8 \times 10^{26}}{9 \times 10^{16}} \approx 4.2 \times 10^9\) kg, 곧 420만 톤의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고 있다. 그래도 태양의 질량은 워낙 커서 앞으로도 50억 년쯤 빛날 수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별빛의 검은 선으로 온도와 원소를 알아내는 방법과 별이 철에서 핵융합을 멈추는 까닭을 살펴보자.
- 터널 효과가 없다면 원자핵이 전기적 반발을 넘으려면 약 100억 K의 온도가 필요하다. 실제 태양 중심 온도는 그 1000분의 1 정도이지만, 반발 장벽을 터널로 통과하는 드문 반응이 엄청난 수의 원자핵에서 일어나 태양이 빛난다.
별은 흑체에 가까워, 가장 센 파장 \(\lambda_{\max}\)와 표면 온도가 \(\lambda_{\max}T = 2.9 \times 10^{-3}\) m·K로 이어진다. 흡수선은 원소를, 빛의 에너지는 중심의 수소 핵융합에서 줄어든 질량이 \(mc^2\)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별 온도는 빛의 세기가 가장 센 파장, 곧 별의 색으로 알 수 있으며 붉은 별은 차갑고 푸른 별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