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질량–에너지, 중력과 시간
본문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가 높이 약 15 km의 대기와 부딪치면 뮤온이라는 입자가 쏟아진다. 뮤온은 평균 2.2 μs 만에 다른 입자로 붕괴한다. 빛의 속력으로 날아도 2.2 μs 동안 갈 수 있는 거리는 660 m에 불과하다. 그런데 땅 위의 검출기에는 1분마다 손바닥 넓이에 뮤온이 하나꼴로 꾸준히 들어온다. 이렇게 짧게 사는 입자가 어떻게 15 km를 살아서 내려올까?
4.2.1시간 팽창
특수 상대성 이론은 두 가지 원리에서 출발한다. 모든 관성 좌표계에서 물리 법칙이 같고, 빛의 속력이 누구에게나 같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빛이 바닥과 천장 사이를 오가는 '빛 시계'를 생각하자. 기차 안의 사람에게 빛은 곧게 위아래로 오가지만, 땅의 사람에게 빛은 기차와 함께 옆으로도 움직이므로 비스듬한 더 긴 길을 간다. 빛의 속력은 같으므로 땅의 사람에게는 한 번 오가는 시간이 더 길다. 즉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간다.
물체와 함께 움직이는 시계로 잰 시간(고유 시간)을 \(\Delta t_0\)이라 하면, 속력 \(v\)로 움직이는 것을 보는 관찰자가 잰 시간은 \[\Delta t = \gamma\,\Delta t_0,\qquad \gamma = \frac{1}{\sqrt{1 - v^2/c^2}}\]이다. 거꾸로 움직이는 물체가 보는 길이는 \(1/\gamma\)로 줄어든다.
그림 1에서 속력을 바꾸어 보자. 뮤온이 \(0.998c\)로 날면 \(\gamma \approx 15.8\)이다. 땅에서 보면 뮤온의 수명이 \(2.2 \times 15.8 \approx 35\) μs로 늘어나, 평균 약 10 km를 날아간다. 15 km 아래 땅까지는 약 24%가 살아남는다. 시간 팽창이 없다면 평균 0.66 km밖에 못 가서, 15 km를 살아남는 비율은 100억분의 1 정도에 그친다. 그래서 땅에 닿는 뮤온의 수 자체가 시간 팽창의 증거가 된다.1
4.2.2뮤온이 본 세상과 질량–에너지
뮤온과 함께 날아가는 관찰자에게는 자신의 수명이 그대로 2.2 μs이다. 그 대신 다가오는 대기층이 \(1/\gamma\)로 줄어들어, 15 km가 약 0.95 km로 보인다. 그래서 그 짧은 시간에도 땅에 닿을 수 있다. 두 관찰자는 시간과 길이를 다르게 재지만, 뮤온이 땅에 닿는다는 사건에는 동의한다. 그리고 이 속력의 뮤온은 정지 에너지의 \(\gamma\)배인 에너지를 가진다. 상대성 이론에서 물체의 전체 에너지는 \(E = \gamma mc^2\)이고, 정지해 있어도 \(mc^2\)의 에너지가 있다. 질량이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뜻이다.
4.2.3예제 풀이
GPS 위성은 초속 약 3.9 km로 움직인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른 시간 팽창만 생각하면, 위성의 시계는 땅의 시계보다 하루에 얼마나 늦어지는가? \(v \ll c\)일 때 \(\gamma \approx 1 + \dfrac{v^2}{2c^2}\)이다.
\(\dfrac{v^2}{2c^2} = \dfrac{(3.9 \times 10^3)^2}{2 \times (3.0 \times 10^8)^2} = \dfrac{1.52 \times 10^7}{1.8 \times 10^{17}} \approx 8.4 \times 10^{-11}\)이다. 하루는 86400 s이므로 위성의 시계는 하루에 \(86400 \times 8.4 \times 10^{-11} \approx 7.3 \times 10^{-6}\) s, 곧 약 7 μs 늦어진다.
빛은 7 μs 동안 약 2 km를 가므로, 이것을 보정하지 않으면 GPS의 위치가 하루에 수 km씩 어긋난다. 실제로는 높은 곳의 시계가 약한 중력 때문에 하루에 약 45 μs 빨라지는 일반 상대성 효과가 더 커서, 위성 시계는 모두 합쳐 하루에 약 38 μs 빨라진다. 그래서 위성 시계는 발사 전에 일부러 조금 느리게 맞추어 둔다. 즉 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날마다 쓰는 기술에서 확인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동시에 일어난 두 사건이 다른 관찰자에게는 동시가 아닐 수 있음을 확인하고, 가속기에서 에너지를 계속 넣어도 전자가 빛보다 빨라지지 않는 까닭을 살펴보자.
- 1963년 프리시와 스미스는 해발 1900 m의 산꼭대기와 해발 3 m에서 같은 속력의 뮤온 수를 세어 비교했다. 시간 팽창이 없다면 산 아래에서는 약 5%만 남아야 했지만, 실제로는 약 70%가 남아 시간 팽창의 예측과 맞았다.
빛의 속력이 누구에게나 같으면 움직이는 시계는 \(\gamma\)배 느리게 가고, 움직이는 물체가 보는 길이는 \(1/\gamma\)로 줄어든다. 두 효과는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관찰자가 나누어 보는 방식이며, 질량이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결론과 함께 GPS 같은 기술에서 매일 확인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뮤온은 땅에서 보면 수명이 약 16배 늘어나고, 뮤온이 보면 대기층이 16분의 1로 줄어들어 15 km를 살아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