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등가 원리와 일반 상대론

뉴턴의 만유인력은 수백 년 동안 행성의 운동을 정확히 설명했지만, 중력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휘어진 시공간’으로 다시 설명했습니다. 이 이론은 빛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을 예측했고, 오늘날 스마트폰의 위치 찾기에도 쓰입니다.

본문

등가 원리와 일반 상대론

본문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간다. 시속 1만 4천 km로 도는 GPS 위성의 시계도 그래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하루에 약 38 μs 빨리 간다. 위성은 빠르게 움직이는데 왜 시계가 오히려 빨라질까? 답은 중력이 시간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그림 1. 원 궤도 위성의 시계가 지상 시계보다 하루에 얼마나 빨라지거나 느려지는지. 중력이 약한 높은 곳에서 시계가 빨라지는 효과(주황)와, 빠른 속도로 느려지는 효과(파랑)가 겹친다. GPS 고도(약 2만 km)에서는 중력 효과가 더 커서 하루 약 38 μs 빨라진다.
먼저 알아야 할 것관성과 관성력(원운동), 탈출 속도와 중력 퍼텐셜 에너지(탈출 속도와 우주선 발사),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물리학).

1.6.1등가 원리

창문 없는 엘리베이터가 우주 공간에서 위쪽으로 \(g\)의 가속도로 가속하면, 안에 있는 사람은 바닥에 눌리고 손에서 놓은 공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지구 위에 정지한 엘리베이터 안과 구별할 방법이 없다. 반대로 지구에서 자유 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모든 것이 둥둥 떠 무중력처럼 느껴진다.

정리 1.6.1 등가 원리

좁은 공간 안에서는 중력의 효과와 가속 운동의 효과를 어떤 실험으로도 구별할 수 없다. 곧 중력 질량과 관성 질량은 같다.

아인슈타인은 이 원리에서 출발해, 중력을 힘이 아니라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한 결과로 보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세웠다. 물체는 휘어진 시공간에서 가장 곧은 길을 따라 움직일 뿐인데, 그것이 우리에게는 중력에 끌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1.6.2중력과 시간

일반 상대론의 한 결과는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지표는 위성보다 지구에 가까워 중력 퍼텐셜이 낮으므로, 지상의 시계가 위성의 시계보다 느리다. 이 차이는 중력 퍼텐셜 에너지의 차이를 \(c^2\)으로 나눈 비율만큼이며, 하루에 약 45 μs이다. 한편 위성의 빠른 속도는 특수 상대론에 따라 하루 약 7 μs 시계를 늦춘다. 두 효과를 합하면 하루 약 38 μs 빨라진다.1

정리 1.6.2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 (약한 중력)

\[\frac{\Delta t_{\text{위}} - \Delta t_{\text{아래}}}{\Delta t} \approx \frac{GM}{c^2}\left(\frac{1}{R} - \frac{1}{r}\right)\]

지구 위 정지 우주에서 가속 안에서는 두 경우를구별할 수 없다
그림 2. 지구 위에 서 있는 엘리베이터와 우주에서 \(g\)로 가속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1.6.3예제 풀이

예제 1.6.3

GPS 위성의 시계가 보정 없이 하루에 38 μs 빨라진다면, 위성 신호로 계산한 거리에는 하루에 얼마의 오차가 쌓이는가? (빛의 속력 \(3 \times 10^8\) m/s)

GPS는 신호가 오는 데 걸린 시간에 빛의 속력을 곱해 거리를 잰다. 시간 오차 38 μs는 거리로 \(3 \times 10^8 \times 38 \times 10^{-6} = 11\,400\) m, 곧 약 11 km이다.

위치 정확도가 수 m인 GPS에 견주면 엄청난 차이이다. 하루에 11 km씩 오차가 쌓이면 내비게이션은 몇 시간 만에 쓸모없어진다. 그래서 위성의 시계는 발사 전에 일부러 조금 느리게 맞추어 두고, 수신기에서도 상대론 효과를 계산해 보정한다. 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매일 쓰는 길 찾기 기술에 들어 있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GPS 위성 시계의 보정과 중력을 휘어진 시공간으로 보는 생각을 직접 살펴보자.

  1. 1959년 파운드와 레브카는 높이 22.5 m인 탑의 꼭대기와 바닥 사이에서 빛의 진동수가 아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측정하여, 중력에 의한 시간 지연을 지구 위에서 처음 확인했다.
마무리

등가 원리는 좁은 공간에서 중력과 가속을 구별할 수 없다는 원리이며, 일반 상대론은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본다. 그 결과 중력이 강한 곳에서 시간이 느리게 간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GPS 위성은 빠른 속도로 느려지는 효과보다 약한 중력으로 빨라지는 효과가 커서, 하루에 약 38 μs 빨리 간다.

탐구 1

GPS 위성의 시계는 왜 보정해야 할까?

시간 팽창 · 중력 효과
속도 효과 (특수)
—
중력 효과 (일반)
—
하루 동안 합계
—
하루 거리 오차
—

원궤도 위성의 시계를 해수면 시계와 비교했다. 지상 시계의 자전 속도(하루 약 0.1 μs 효과)와 궤도 이심률은 무시했고, 거리 오차는 시간 오차 × 빛의 속력이다.

  1. 질문GPS 위성은 약 2만 km 높이에서 초속 3.9 km로 돈다. 위성의 원자시계를 지상 시계와 똑같이 맞춰 올려 보내면 어떤 일이 생길까?
  2. 복원GPS 수신기는 여러 위성이 보낸 신호가 도착한 시각으로 위성까지 거리를 계산한다. 그런데 빛은 1 μs(백만분의 1초)에 300 m를 가므로, 시계가 조금만 어긋나도 위치가 크게 틀린다.
  3. 설명여기에는 두 효과가 반대 방향으로 겹친다. 위성은 빠르게 움직이므로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간 팽창으로 시계가 느려진다(속도 효과). 한편 위성은 지구 중력이 약한 높은 곳에 있는데,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약한 곳의 시계는 더 빨리 간다(중력 효과).
  4. 연결GPS 궤도에서 속도 효과는 하루 약 −7 μs, 중력 효과는 약 +46 μs로, 합하면 하루 약 38 μs 빨라진다. 그대로 두면 거리가 하루에 11 km 넘게 어긋난다. 그래서 위성 시계의 기준 진동수를 발사 전에 10.23 MHz보다 아주 조금 낮은 10.22999999543 MHz로 맞춰 둔다.
  5. 적용고도를 바꾸며 두 효과의 크기를 비교해 보자. 국제우주정거장의 시계가 빨라지는지 느려지는지 보고, 두 효과가 정확히 상쇄되는 고도가 대략 몇 km인지도 찾아보자.
  6. 판단중력 효과는 특수 상대성 이론이 아니라 일반 상대성 이론의 결과이고, GPS에서는 오히려 중력 효과가 더 크다. 또 실제 시스템은 위성 궤도의 이심률과 수신기 위치의 자전 속도까지 보정한다. 이 카드의 수치는 그 부분을 뺀 계산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같은 원자시계 두 대를 해수면과 해발 4 km 산꼭대기에 두었다. 두 시계 모두 땅에 붙어 있다. 산꼭대기 시계는?

읽기 2

중력은 힘일까, 휘어진 시공간일까?

읽기 · 등가 원리, 블랙홀, 중력 시간 지연

창문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몸무게를 재니 평소보다 무겁게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위로 가속하는 중일까, 아니면 중력이 더 센 행성에 와 있는 걸까? 안에서는 이 둘을 구별할 방법이 있을까?

1등가 원리

질량에는 두 얼굴이 있다.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가속하기 어려운지를 나타내는 관성 질량(F = ma의 m)과, 중력을 얼마나 세게 받는지를 나타내는 중력 질량(GMm/r²의 m)이다. 모든 물체가 질량과 관계없이 같은 가속도로 떨어진다는 것은 이 둘이 같다는 뜻이고, 실험은 이를 10조분의 1보다 정밀하게 확인했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가속하는 계와 중력이 있는 계는 그 안에서 어떤 실험을 해도 구별할 수 없다고 보았다(등가 원리). 그렇다면 가속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평으로 쏜 빛이 바닥 쪽으로 휘어 보이듯, 중력이 있는 곳에서도 빛이 휘어야 한다. 실제로 1919년 개기 일식 때 태양 가까이 보이는 별의 위치가 조금 어긋난 것이 관측되었다.

2휘어진 시공간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질량은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하고, 물체는 그 휘어진 시공간에서 가장 곧은 길을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행성이 태양 둘레를 도는 것은 태양이 끈으로 당겨서가 아니라, 태양 둘레의 시공간이 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흔히 무거운 공을 올려 움푹 들어간 고무막으로 비유하지만, 이 그림은 공간의 휘어짐만 보여 줄 뿐 시간의 휘어짐은 담지 못하는 비유이다.

3블랙홀

어두운 중심을 밝은 주황색 고리가 둘러싼 블랙홀의 영상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이 2019년에 공개한 M87 은하 중심 블랙홀의 모습으로, 지구 곳곳의 전파 망원경 8대를 묶어 지구만 한 망원경처럼 관측했다. 가운데 어두운 부분은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영역의 그림자이고, 둘레의 밝은 고리는 블랙홀 가까이에서 휘어진 빛이며,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65억 배이다. 영상: Event Horizon Telescope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탈출 속도 v = √(2GM/R)은 같은 질량을 작은 반지름에 모을수록 커진다. 그래서 탈출 속도가 빛의 속력 c가 되는 반지름 R = 2GM/c²보다 작게 질량이 뭉치면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이것이 블랙홀이고 이 경계를 사건 지평선이라 한다. 태양을 블랙홀로 만들려면 반지름 약 3 km, 지구라면 약 9 mm로 압축해야 한다. 이 계산은 뉴턴 역학의 탈출 속도를 빌린 어림이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정확히 계산해도 같은 값이 나온다.

4중력 시간 지연과 GPS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예측한다. 지표에서 약 2만 km 위를 도는 GPS 위성은 지표보다 중력이 약해 시계가 하루에 약 45 μs 빨리 가지만, 빠르게 움직이므로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으로 하루 약 7 μs 느려진다. 합치면 하루 약 38 μs 빨라지는데, 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위치 오차가 하루에 10 km 넘게 쌓이며, 이 절의 GPS 카드에서 직접 계산해 볼 수 있다.

판단일반 상대성 이론이 뉴턴의 만유인력을 틀렸다고 버린 것은 아니다. 중력이 약하고 속력이 빛보다 훨씬 느린 일상과 태양계 대부분에서는 두 이론의 예측이 거의 같아, 인공위성 궤도도 대개 뉴턴 역학으로 계산한다. 차이는 블랙홀 근처, 정밀한 시계, 빛의 경로처럼 극단적이거나 매우 정밀한 경우에 드러난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우주 공간에서 로켓이 9.8 m/s²으로 가속하고 있다. 창문 없는 선실 안에서 사과를 놓으면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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