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간 물질과 성운
본문오리온 대성운은 맨눈으로도 희미하게 보이는 붉은 빛 덩어리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아주 뜨거운 젊은 별 몇 개가 있다. 별이 내는 자외선이 둘레의 수소 기체를 이온화하고, 이온이 전자를 다시 붙잡을 때 붉은 Hα 빛을 낸다. 그런데 별빛은 끝없이 나아가는데도 이온화된 영역은 별 둘레의 일정한 크기에서 뚜렷하게 끝난다. 무엇이 그 경계를 정할까? 성간 물질은 별의 일생과 어떻게 이어질까?
3.7.1이온화와 재결합의 균형
파장 91.2 nm보다 짧은 자외선 광자는 수소 원자의 전자를 떼어 낼 수 있다. 표면 온도가 3만 K가 넘는 O형 별은 이런 광자를 초당 \(10^{49}\)개쯤 내놓는다. 이온화된 양성자와 전자는 다시 만나 재결합하는데, 그 빠르기는 양성자 밀도와 전자 밀도의 곱에 비례한다. 별 둘레의 영역이 넓어질수록 그 안에서 재결합하는 횟수가 부피에 비례해 늘어난다. 그래서 어느 크기에 이르면 그 안의 모든 재결합을 다시 이온화하는 데 별의 광자가 모두 쓰여, 그 바깥까지 갈 광자가 남지 않는다. 그 경계가 이온화 영역의 끝이다.
별이 초당 이온화 광자 \(Q\)개를 내고, 둘레 수소의 밀도가 \(n\), 재결합 계수가 \(\alpha \approx 2.6 \times 10^{-13}\ \text{cm}^3/\text{s}\)이면, 이온화와 재결합이 균형을 이루는 반지름은 \[R_S = \left(\frac{3Q}{4\pi n^2\alpha}\right)^{1/3}\]이다. 이렇게 이온화된 영역을 H Ⅱ 영역이라 한다.
그림 1에서 두 값을 바꾸어 보자. O형 별(\(Q = 10^{49}\)/s)이 밀도 100개/cm³의 기체 속에 있으면 스트룀그렌 반지름은 약 3 pc이다. 밀도가 10개/cm³로 묽어지면 \(n^{-2/3}\)에 비례해 약 4.6배인 14 pc으로 커진다. 광자 수를 10배로 늘려도 반지름은 \(10^{1/3} \approx 2.2\)배로만 커진다. 그래서 같은 별이라도 빽빽한 분자 구름 속에서는 작은 성운을, 묽은 기체 속에서는 큰 성운을 만든다.1
3.7.2성간 물질의 순환
별과 별 사이의 공간에는 기체와 티끌이 아주 묽게 퍼져 있다. 티끌은 파란빛을 더 많이 흩뜨려 뒤에 있는 별빛을 어둡고 붉게 만들고, 짙게 모인 곳은 별빛을 가려 암흑 성운이 된다. 차갑고 빽빽한 분자 구름은 자기 무게로 무너져 새 별을 낳는다. 새로 태어난 무거운 별은 둘레를 이온화해 방출 성운을 만들고, 티끌은 가까운 별빛을 흩뜨려 파란 반사 성운이 된다. 별이 죽을 때 행성상 성운과 초신성은 핵융합으로 만든 탄소, 산소, 철을 성간 공간에 되돌려 준다. 그 물질이 다시 모여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이 된다. 우리 몸의 원소도 그렇게 앞 세대의 별에서 왔다.
3.7.3예제 풀이
초당 이온화 광자 \(Q = 1.0 \times 10^{49}\)개를 내는 O형 별이 수소 밀도 \(n = 100\)개/cm³인 기체 속에 있다. 스트룀그렌 반지름을 pc로 구하여라. 1 pc = \(3.09 \times 10^{18}\) cm이다. 같은 별이 밀도 1000개/cm³인 분자 구름 속에 있다면 반지름은 얼마인가?
\(R_S^3 = \dfrac{3 \times 10^{49}}{4\pi \times 10^4 \times 2.6 \times 10^{-13}} = \dfrac{3 \times 10^{49}}{3.27 \times 10^{-8}} \approx 9.2 \times 10^{56}\ \text{cm}^3\)이다. 세제곱근을 구하면 \(R_S \approx 9.7 \times 10^{18}\) cm, 곧 약 3.1 pc이다.
밀도가 10배가 되면 반지름은 \(10^{-2/3} \approx 0.22\)배로 줄어 약 0.67 pc이다. 즉 이온화 영역의 크기는 별의 밝기보다 둘레 기체의 밀도에 더 민감하다. 그리고 이 크기 안에서 재결합이 끊임없이 일어나며 Hα 빛을 내므로, 성운의 밝기와 크기를 재면 그 속에 숨은 별이 내는 자외선의 양을 거꾸로 알 수 있다. 그래서 먼 은하의 붉은 H Ⅱ 영역은 그곳에서 무거운 별이 얼마나 태어나는지 알려 주는 지표로 쓰인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성간 티끌과 기체가 별빛에 남기는 흔적을 살펴보고, 별의 탄생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순환을 정리해 보자.
- 이 반지름은 1939년 덴마크의 천문학자 스트룀그렌이 처음 계산했다. 그는 이온화된 영역과 중성 영역의 경계가 아주 얇다는 것도 보였는데, 이 때문에 성운의 가장자리가 뚜렷하게 보인다.
뜨거운 별의 자외선은 둘레 수소를 이온화하고, 이온화 영역이 넓어질수록 그 안의 재결합이 늘어, 별의 광자가 모두 재결합을 메우는 데 쓰이는 크기에서 이온화 영역이 끝난다. 그 스트룀그렌 반지름은 광자 수의 세제곱근에 비례하고 기체 밀도의 3분의 2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붉은 성운은 별의 자외선과 둘레 기체의 재결합이 균형을 이루는 크기에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