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적 인산화와 ATP 합성 효소
본문예전 교과서는 포도당 하나가 완전히 산화되면 ATP 38개가 생긴다고 했다. 요즘 교과서는 30~32개라고 쓴다. 해당 과정과 TCA 회로에서 생기는 NADH와 FADH₂의 수는 바뀌지 않았는데, 왜 ATP의 수가 달라졌을까? 답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ATP 합성 효소가 H⁺ 몇 개로 ATP 하나를 만드는지에 있다. 이 효소는 H⁺가 지나갈 때마다 조금씩 도는 작은 회전 기계이다.
1.6.1H⁺의 흐름이 돌리는 효소
전자 전달계는 NADH의 전자를 산소까지 옮기며 H⁺를 막 사이 공간으로 퍼낸다. NADH 하나에서 H⁺ 10개, FADH₂ 하나에서 H⁺ 6개가 나간다. 이렇게 생긴 H⁺ 농도 차와 전위 차를 양성자 구동력이라 한다. H⁺가 ATP 합성 효소의 막 속 부분을 지나 기질로 돌아올 때, c 고리가 한 칸씩 돌고 거기에 붙은 축이 함께 돈다. 축이 돌면 막 밖으로 튀어나온 머리 부분의 세 촉매 자리가 차례로 모양을 바꾸며 ADP와 인산을 붙여 ATP를 만든다. 축이 한 바퀴 돌 때 ATP 3개가 생긴다.
c 고리의 소단위가 \(c\)개이면 ATP 하나에 H⁺ \(c/3\)개가 들고, ATP와 인산을 수송하는 데 H⁺ 하나가 더 든다. 그래서 NADH 하나가 만드는 ATP는 \(\dfrac{10}{c/3 + 1}\)개이다. 사람과 소의 미토콘드리아는 \(c = 8\)이라 약 2.7개, 효모는 \(c = 10\)이라 약 2.3개이다. 보통 NADH 하나에 2.5개, FADH₂ 하나에 1.5개로 어림한다.
그림 1에서 소단위 수를 바꾸어 보자. 소단위가 8개이면 ATP 하나에 H⁺ 약 2.7개, 수송까지 3.7개가 들어 NADH 하나가 ATP 2.7개를 만든다. 소단위가 15개인 세균은 ATP 하나에 H⁺ 6개가 들어 수율이 낮지만, 그만큼 약한 양성자 구동력으로도 ATP를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쓰던 NADH당 ATP 3개는 이 회전 기계의 구조를 알기 전에 정수로 어림한 값이었다.1
1.6.2회전을 보여 준 실험
ATP 합성 효소가 회전한다는 생각은 여러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1966년 야겐도르프는 엽록체를 pH 4의 산성 용액에 담갔다가 pH 8의 용액으로 옮기기만 해도, 빛 없이 ATP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였다. H⁺ 농도 차만으로 ATP를 만들 수 있다는 화학 삼투의 증거였다. 1997년 노지와 요시다는 효소의 머리 부분을 유리판에 붙이고 축에 형광 막대를 달아, ATP를 넣자 막대가 120°씩 끊어 도는 것을 현미경으로 직접 보았다. 세 촉매 자리가 차례로 일한다는 예측과 맞았다.
1.6.3예제 풀이
포도당 하나가 완전히 산화될 때 NADH 10개, FADH₂ 2개, 직접 만든 ATP(GTP 포함) 4개가 생긴다. NADH 하나에 2.5개, FADH₂ 하나에 1.5개로 셈할 때와, 예전처럼 3개와 2개로 셈할 때 ATP의 총수를 각각 구하여라. 해당 과정의 NADH를 미토콘드리아로 옮기는 데 손해가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요즘 셈법으로는 \(10 \times 2.5 + 2 \times 1.5 + 4 = 25 + 3 + 4 = 32\)개이다. 예전 셈법으로는 \(10 \times 3 + 2 \times 2 + 4 = 38\)개이다.
그런데 해당 과정의 NADH 2개는 세포질에 있어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한다. 근육과 뇌에서 쓰는 운반 경로는 그 전자를 FADH₂ 수준으로 넘겨주므로, NADH 2개가 각각 1.5개만 만든다. 그러면 \(32 - 2 \times (2.5 - 1.5) = 30\)개이다. 즉 30, 32, 38의 차이는 생명 현상이 바뀐 것이 아니라 H⁺와 ATP의 비, 운반 경로를 얼마나 정확히 셈했느냐의 차이이다. 그래서 요즘 교과서는 '약 30~32개'라고 범위로 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ATP 합성 효소의 회전을 보여 준 실험들을 정리하고, H⁺의 수로 ATP의 장부를 다시 셈해 보자.
- ATP 합성 효소의 회전 기작을 밝힌 보이어와 워커는 1997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사람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만큼의 ATP를 만들고 다시 쓰는데, 그 대부분을 이 효소가 만든다.
ATP 합성 효소는 H⁺가 지날 때마다 c 고리가 한 칸씩 도는 회전 기계로, 한 바퀴에 ATP 3개를 만들며 소단위 수가 ATP 하나에 드는 H⁺ 수를 정한다. NADH와 FADH₂가 퍼내는 H⁺ 수를 이 비로 나누면 ATP 수율이 나오고, 정수가 아니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30, 32, 38은 H⁺와 ATP의 비와 운반 경로의 손해를 어떻게 셈했느냐의 차이이며, 요즘은 약 30~32개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