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기술
본문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탄소중립은 내보내는 온실가스와 흡수하는 양을 같게 하여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2050년에 0이 되기만 하면 될까? 2049년까지 지금처럼 내보내다가 마지막 해에 갑자기 줄여도 같은 결과일까? 그리고 재생 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 같은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3.3.1탄소 예산
지구 기온의 상승 폭은 그해의 배출량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인 이산화 탄소의 누적 배출량에 거의 비례한다. 이산화 탄소는 대기에 수백 년 이상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온 상승을 일정한 값 안에 묶으려면 앞으로 내보낼 수 있는 이산화 탄소의 총량이 정해진다. 이것을 남은 탄소 예산이라 한다.
기온 상승은 누적 배출량에 거의 비례하므로, 목표 온도를 지키려면 지금부터 순배출 0에 이를 때까지의 누적 배출이 남은 탄소 예산보다 작아야 한다. 배출을 직선으로 줄이면 누적 배출은 그래프의 삼각형 넓이 \(\dfrac{1}{2} \times \text{현재 배출} \times \text{줄이는 기간}\)이다.
그림 1에서 순배출 0의 해를 바꾸어 보자. 2025년부터 2050년까지 직선으로 줄이면 누적 배출은 \(\dfrac{1}{2} \times 40 \times 25 = 500\) Gt로 1.5 °C 예산을 꼭 다 쓴다. 2060년까지 미루면 700 Gt로 예산을 넘는다. 그리고 같은 2050년이라도 처음 몇 년을 미루다 나중에 급하게 줄이면 넓이가 커져 예산을 넘는다. 그래서 '언제'만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1
3.3.2탄소중립 기술
배출을 줄이는 첫걸음은 전기를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로 만들고, 자동차와 난방을 전기로 바꾸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의 비용은 지난 10년 사이 약 90% 떨어졌다. 전기로 바꾸기 어려운 제철, 시멘트, 비행기에는 재생 에너지로 만든 수소나 바이오 연료를 쓰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래도 남는 배출은 숲을 가꾸거나, 공기나 굴뚝에서 이산화 탄소를 포집하여 땅속에 묻는 기술로 상쇄한다. 다만 포집 기술은 아직 비싸고 규모가 작다.
3.3.3예제 풀이
2025년 배출 40 Gt/년에서, (가) 2050년까지 직선으로 줄이는 경로와 (나) 2035년까지 지금처럼 40 Gt을 내다가 2035~2050년에 직선으로 줄이는 경로가 있다. 두 경로의 누적 배출을 구하고, 남은 예산 500 Gt과 비교하여라.
(가)는 삼각형으로 \(\dfrac{1}{2} \times 40 \times 25 = 500\) Gt이다. (나)는 처음 10년 동안 \(40 \times 10 = 400\) Gt을 내고, 그 뒤 15년 동안 \(\dfrac{1}{2} \times 40 \times 15 = 300\) Gt을 내어 모두 700 Gt이다.
두 경로 모두 2050년에 순배출 0에 이르지만, (나)는 예산을 200 Gt, 곧 40% 초과한다. 기온 상승은 누적 배출에 비례하므로 (나)는 1.5 °C를 넘는다. 즉 탄소중립 목표 연도가 같아도, 감축을 미룰수록 지구는 더 따뜻해진다. 그래서 지금 쓸 수 있는 재생 에너지와 효율 향상 기술을 빨리 넓히는 것이 미래의 기술을 기다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탄소중립의 경로에 따라 누적 배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재생 에너지와 수소, 탄소 포집이 어디까지 왔는지, 탄소 제거와 태양 복사 조절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 남은 탄소 예산은 1.5 °C 목표를 50% 확률로 지키는 경우 2020년 초 기준 약 500 Gt CO₂로 추정되었다(IPCC 제6차 보고서). 이미 몇 해가 지나 지금 남은 양은 이보다 적다.
기온 상승은 누적 배출량에 비례하므로, 목표 온도를 지키려면 순배출 0에 이르기까지의 누적 배출이 남은 탄소 예산 안에 들어야 한다. 그래서 같은 해에 탄소중립에 이르러도 감축을 늦게 시작하면 누적 배출이 커져 예산을 넘는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탄소중립은 '언제 0이 되느냐'뿐 아니라 '지금부터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가 누적 배출, 곧 미래의 기온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