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융합과학 탐구의 윤리

여러 분야가 함께하는 탐구는 사람의 데이터, 생명체, 인공지능을 한꺼번에 다루는 일이 많습니다. 그만큼 지켜야 할 약속도 늘어납니다. 그리고 기술이 새로 생기면, 아직 아무도 답을 정하지 않은 윤리 질문이 함께 생깁니다.

먼저 알면 좋은 것 연구 윤리(위조·변조·표절)기계 학습과 분류비율과 조건부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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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과학 탐구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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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원이 흉부 사진을 보고 병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을 들여왔다. 개발 회사는 이 인공지능이 실제 환자의 80%를 찾아내고, 건강한 사람의 90%를 건강하다고 판정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성능은 두 지역의 환자에게 똑같다고 했다. 그런데 병이 흔한 A 지역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실제 환자였지만, 병이 드문 B 지역에서는 절반 넘게 건강한 사람이었다. 같은 인공지능이 왜 이런 차이를 낼까? 이것은 공정한 것일까?

그림 1. 민감도 80%, 특이도 90%로 같은 판정을 실제 환자가 30%인 A 집단(파랑)과 비율을 바꿀 수 있는 B 집단(주황)에 적용했을 때,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실제 환자의 비율.
먼저 알아야 할 것조건부 확률(수학), 인공지능의 학습과 분류(디지털 탐구 도구와 인공지능), 표본 편향(데이터 수집과 신뢰성 평가).

3.3.1판정을 믿을 수 있는 정도

판정 도구의 성능은 두 가지로 말한다. 실제 환자를 양성으로 찾아내는 비율이 민감도이고, 건강한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이 특이도이다. 그런데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알고 싶은 것은 '내가 정말 환자일 확률'이다. 이 확률은 민감도와 특이도뿐 아니라, 그 집단에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환자가 드문 집단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 10%만 잘못 양성으로 나와도 실제 환자보다 많아질 수 있다.

정리 3.3.1 양성 예측도

환자의 비율이 \(p\), 민감도가 \(a\), 특이도가 \(b\)이면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실제 환자일 확률은 \[\frac{pa}{pa + (1-p)(1-b)}\]이다. 환자의 비율 \(p\)가 집단마다 다르면, 같은 도구라도 이 값이 집단마다 다르다.

그림 1에서 B 집단의 환자 비율을 바꾸어 보자. A 집단은 환자가 30%라서 양성 판정 가운데 실제 환자가 약 77%이다. B 집단의 환자가 10%이면 이 값은 약 47%로 떨어져,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절반 넘게 건강한 사람이다. B 지역 사람들은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걱정을 더 많이 겪는다. 그래서 민감도와 특이도를 같게 맞추면 양성 예측도가 달라지고, 양성 예측도를 같게 맞추면 민감도나 특이도가 달라진다.1

3.3.2공정성의 여러 기준

공정함을 수로 나타내는 기준은 여러 가지이다. 실제 환자를 찾아내는 비율이 집단마다 같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고, 양성 판정을 믿을 수 있는 정도가 같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그런데 집단마다 실제 비율이 다르면 이 두 기준을 동시에 완전히 맞출 수는 없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어떤 기준을 앞세울지는 계산만으로 정할 수 없고, 그 판정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따지는 윤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습 자료에 어떤 집단이 적게 들어가면, 그 집단에서는 민감도 자체가 떨어지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기준집단마다 같게 하는 것 기회의 공정성실제 환자를 찾아내는 비율 (민감도) 예측의 공정성양성 판정이 맞을 확률 (양성 예측도) 자료의 공정성학습 자료에 집단이 고르게 들어간 정도
그림 2. 실제 비율이 집단마다 다르면 모든 공정성 기준을 한꺼번에 맞출 수 없어, 무엇을 앞세울지 사회가 함께 정해야 한다.

3.3.3예제 풀이

예제 3.3.2

민감도 80%, 특이도 90%인 판정을 B 지역 1000명에게 적용한다. B 지역의 실제 환자는 10%이다.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은 모두 몇 명이며, 그 가운데 실제 환자는 몇 명인가? 같은 판정을 환자가 30%인 A 지역 1000명에게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가?

B 지역에는 환자 100명과 건강한 사람 900명이 있다. 환자 가운데 \(100 \times 0.8 = 80\)명이 양성, 건강한 사람 가운데 \(900 \times 0.1 = 90\)명이 잘못 양성으로 나온다. 양성 판정은 모두 170명이고, 그 가운데 실제 환자는 \(80 \div 170 \approx 47\)%이다.

A 지역에서는 환자 300명 가운데 240명, 건강한 사람 700명 가운데 70명이 양성으로 나와 모두 310명이다. 실제 환자는 \(240 \div 310 \approx 77\)%이다. 즉 같은 도구로도 B 지역 사람은 양성 판정을 받았을 때 실제 환자일 확률이 훨씬 낮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쓰는 병원은 지역의 상황에 맞추어 판정 기준을 조정할지, 추가 검사를 어떻게 안내할지를 결정하고, 그 결정의 근거를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인공지능 판정의 공정성을 여러 기준으로 따져 보고, 융합과학 탐구에서 지켜야 할 윤리를 토론해 보자.

  1. 2016년 미국에서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두고 큰 논쟁이 있었다. 비판하는 쪽은 흑인 피고인이 잘못 고위험으로 판정되는 비율이 높다고 했고, 개발사는 고위험 판정이 맞는 비율은 인종마다 같다고 맞섰다. 두 주장은 모두 계산상 옳았다.
마무리

양성 판정이 맞을 확률은 민감도와 특이도뿐 아니라 집단의 실제 비율에 따라 달라지므로, 같은 정확도의 인공지능도 비율이 다른 집단에서는 다르게 틀린다. 그리고 실제 비율이 다르면 여러 공정성 기준을 동시에 맞출 수 없어, 어떤 기준을 앞세울지는 윤리적 판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인공지능은 성능이 같아도 병이 드문 B 지역에서 건강한 사람을 더 많이 양성으로 판정하며, 이를 어떻게 다룰지가 공정성의 문제이다.

읽기 1

여러 분야가 함께하는 탐구에서는 어떤 약속을 더 지켜야 할까?

읽기 · 융합과학 탐구의 윤리 · 과학기술 발달과 윤리적 쟁점

친구들의 스마트워치 걸음 수와 수면 시간을 모아 성적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보고서 초안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다듬으려 한다. 이 탐구에서 윤리적으로 따져야 할 것은 몇 가지나 될까?

1융합과학 탐구에서 지켜야 할 윤리

영역지켜야 할 것왜 중요한가
연구 진실성자료를 만들어 내거나(위조) 고치거나 빼지(변조) 않고, 남의 글·그림·코드를 출처 없이 쓰지 않음(표절). 자료를 정리·제외한 과정도 기록하고 밝힘분야가 다르면 서로의 자료를 검증하기 어려워, 각자의 정직성에 더 많이 기대게 됨
연구 대상자 보호사람이 참여하면 목적·위험을 설명하고 자발적 동의를 받음.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도 필요. 우리나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사람 대상 연구를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미리 심의하도록 함연구의 이익이 참여자의 권리와 안전보다 앞설 수 없음
개인 정보필요한 정보만 모으고, 이름·학번 등을 지우거나 바꾸어(가명 처리) 보관하며, 목적이 끝나면 폐기여러 자료를 합치면 이름을 지운 자료에서도 사람을 다시 알아낼 수 있음. 2008년 연구자들은 넷플릭스가 공개한 익명 영화 평점 자료를 공개 영화 사이트의 평점과 맞추어 일부 이용자를 식별해 보였음
동물 실험3R 원칙, 곧 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개선(Refinement). 1959년 러셀과 버치가 제안생명을 쓰는 실험은 꼭 필요한 만큼, 고통을 최소로
저자 표시와 기여실제로 연구를 설계·수행·분석·작성한 사람만 저자로, 각자의 기여를 밝힘. 기여 없는 사람을 넣거나(명예 저자) 기여한 사람을 빼지 않음여러 분야 사람이 함께할수록 누가 어떤 결과에 책임지는지 분명해야 함
자료·코드 공유다른 사람이 결과를 다시 확인할 수 있게 자료와 분석 코드를 남기고, 남의 자료는 라이선스를 지켜 씀재현할 수 있어야 과학 지식이 됨
인공지능 도구 사용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밝히고, 생성된 내용과 참고 문헌을 직접 확인함. 인공지능은 책임을 질 수 없으므로 저자가 될 수 없음(2023년 「네이처」·「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가 이렇게 정함)생성형 인공지능은 그럴듯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논문이나 수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음

2과학기술의 발달이 낳은 새 쟁점

기술실제로 있었던 일토론할 질문
유전자 편집2018년 중국의 허젠쿠이가 유전자를 편집한 배아로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다고 발표해 세계적인 비판을 받았고, 2019년 중국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음질병 예방을 위한 생식세포 편집은 허용될 수 있는가? 다음 세대의 동의는 누가 대신하는가?
이중 용도 연구2011년 두 연구팀이 H5N1 계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유류(족제비) 사이에서 공기로 옮겨 가도록 바꾸는 실험을 했고, 생물 무기로 악용될 우려 때문에 논문 공개 범위를 두고 논쟁이 벌어짐위험할 수 있는 지식의 공개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
자율주행2018년 「네이처」에 실린 ‘모럴 머신’ 연구는 233개 국가·지역 사람들의 약 4천만 건 선택을 모아, 사고 상황에서 누구를 보호할지에 대한 판단이 문화권마다 다름을 보임피할 수 없는 사고에서 기계의 판단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책임은 제조사·운전자·소프트웨어 중 누구에게 있는가?
인공지능 판정재범 위험 예측, 채용, 대출 심사 알고리즘에서 특정 집단에 오류가 몰린다는 문제 제기어떤 공정성을 우선할 것인가? 판정의 이유를 설명받을 권리가 있는가?
생성형 인공지능실제 인물의 얼굴·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영상과 음성(딥페이크)이 사기·명예 훼손에 쓰임기술 개발자, 플랫폼, 이용자의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신경 기술뇌 신호를 읽는 장치가 의료 밖으로 퍼지면서, 칠레는 2021년 헌법을 고쳐 뇌 활동과 정보를 보호하는 조항을 넣음생각과 뇌 정보는 누구의 것인가?

3윤리적 쟁점을 토론하는 방법

먼저 사실과 가치를 나눈다. “이 기술의 사고율은 얼마인가”는 사실의 문제이고, “이 정도 위험이면 허용할 만한가”는 가치의 문제이다.

다음으로 개발자, 사용자, 영향을 받는 사람, 다음 세대, 동물과 생태계까지 이해관계자를 모두 적는다.

그리고 여러 기준으로 따진다. 이익과 위험의 크기, 개인의 권리와 동의, 이익과 부담이 공평하게 나뉘는지(정의)를 보고, 피해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크고 불확실하면 미리 조심하는 사전 예방 원칙도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대안을 낸다. 금지냐 허용이냐만이 아니라, 조건부 허용, 단계적 시행, 감시와 공개 같은 중간 대안을 함께 찾는다.

판단“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윤리적으로도 문제없다”는 생각은 오개념이다. 새 기술은 법보다 빨리 발전하므로 법이 아직 다루지 못한 영역이 늘 생긴다. 또 윤리는 연구가 끝난 뒤 점검하는 항목이 아니라, 탐구 문제를 정하고 자료를 모으는 첫 단계부터 함께 설계해야 하는 조건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학교 친구 200명의 설문 자료에서 이름을 지우고 학년·반·성별·키·통학 방법만 남겨 인터넷에 공개하려 한다. 가장 알맞은 판단은?

탐구 2

인공지능의 판정을 두 집단에 모두 공정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과학기술 윤리 쟁점 · 알고리즘 공정성 · 거짓 양성과 정밀도
양성 판정거짓 양성률거짓 음성률정밀도
집단 A
집단 B
차이 (B − A)

모식 자료이다. 두 집단 모두 실제 양성인 사람의 점수는 평균 0.62, 실제 음성인 사람은 평균 0.40(표준편차 0.13)인 정규 분포로 두어, 점수가 같은 사람은 집단과 관계없이 똑같이 다룬다. 다른 것은 실제 양성인 사람의 비율(기저율)뿐이다. 거짓 양성률 = 실제 음성 중 양성으로 판정된 비율, 정밀도 = 양성으로 판정된 사람 중 실제 양성의 비율.

  1. 질문2016년 미국 언론 프로퍼블리카는 법원에서 쓰던 재범 위험 예측 프로그램(COMPAS)을 분석해, 실제로 재범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흑인이 백인보다 약 두 배 자주 ‘고위험’으로 잘못 분류되었다고 보도했다. 개발사는 같은 점수를 받은 사람의 실제 재범률은 인종과 관계없이 비슷하므로 공정하다고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2. 복원판정 결과는 네 가지로 나뉜다. 실제 양성을 양성으로(참 양성), 실제 음성을 양성으로(거짓 양성), 실제 양성을 음성으로(거짓 음성), 실제 음성을 음성으로(참 음성). 기준 점수를 낮추면 거짓 음성은 줄고 거짓 양성은 늘어난다.
  3. 설명공정성에는 여러 정의가 있다. ‘잘못 의심받는 비율(거짓 양성률)이 집단마다 같아야 한다’는 오류율 균형과, ‘양성으로 판정된 사람이 실제로 양성일 확률(정밀도)이 집단마다 같아야 한다’는 예측 동등성은 둘 다 그럴듯하다. 그런데 두 집단의 기저율이 다르면, 예측이 완벽하지 않은 한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 2016~2017년 여러 연구자에 의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다.
  4. 연결이 쟁점에는 통계학, 컴퓨터 과학, 법학, 윤리학이 함께 걸려 있다. 기저율의 차이 자체가 과거의 차별이나 측정 방식(누가 더 자주 단속되었나)에서 왔을 수도 있으므로, 자료를 모은 과정까지 따져야 한다. 의료 진단, 대출 심사, 채용에 쓰는 인공지능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5. 적용같은 기준을 켠 채로 거짓 양성률과 정밀도의 차이를 기록해 보자. 이번에는 같은 기준을 끄고 집단 B의 기준을 움직여 정밀도를 집단 A와 같게 만들어 보자. 거짓 양성률은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으로 집단 B의 비율을 30 %로 맞추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6. 판단“인공지능은 사람처럼 편견이 없으니 공정하다”는 생각은 오개념이다. 같은 규칙을 모두에게 적용해도 결과의 공정성은 보장되지 않으며, 어떤 공정성을 우선할지는 수학이 아니라 사회가 정해야 하는 가치 판단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쓰는 기관은 어떤 기준을 택했는지, 오류가 누구에게 몰리는지 공개하고 설명할 책임이 있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어떤 질병 선별 인공지능이 두 지역에 같은 기준 점수를 쓰는데, 지역 Y의 실제 유병률이 지역 X보다 낮다. 두 지역의 점수 분포 모양(환자끼리, 비환자끼리)은 같다. 옳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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