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윤리와 실험 안전
본문새 학습법의 효과를 알아보는 실험에서, 학습법을 쓴 학생들의 점수가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 유난히 낮은 점수 몇 개를 보며 '이 학생들은 시험 날 컨디션이 나빴을 거야'라며 빼고 싶어진다. 몇 개만 뺐을 뿐인데 무엇이 그렇게 문제일까? 연구 윤리는 무엇을 지키라고 하며, 실험실의 안전과는 어떻게 이어져 있을까?
2.3.1연구 부정행위
연구 윤리에서 가장 무거운 잘못은 위조, 변조, 표절이다. 위조는 없는 자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변조는 실험 결과나 자료를 바꾸거나 불리한 자료를 빼서 결론을 바꾸는 것이며, 표절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글을 출처 없이 자기 것처럼 쓰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료를 빼는 일은 작은 손질처럼 보여도 변조에 해당한다.
측정한 자료는 모두 기록하고, 자료를 빼려면 실험 전에 정한 기준(예를 들어 측정 장치 고장)에 따라야 하며, 뺀 자료와 그 이유를 함께 밝힌다. 결과가 기대와 다르다는 것은 자료를 뺄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림 1에서 뺀 값의 수를 바꾸어 보자. 원래 두 집단의 평균 차이는 우연에 따른 작은 값이다. 실험군에서 가장 낮은 값을 2개만 빼도 평균 차이가 몇 점 벌어지고, 5개를 빼면 큰 효과처럼 보인다. 그래서 숫자 하나를 고치는 일이 다른 사람이 그 결과를 믿고 내린 판단, 예를 들어 새 학습법에 쓴 시간과 돈까지 잘못되게 만든다.1
2.3.2실험 안전과 큰 과학기술의 윤리
실험실에서는 보안경과 실험복을 갖추고, 약품의 위험 표시를 확인하며, 가열하거나 기체가 나오는 실험은 환기가 되는 곳에서 한다. 사고가 나면 숨기지 않고 바로 알리는 것도 연구 윤리의 일부이다. 그리고 우주 개발,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과학기술에서는 그 위험과 이익을 누가 나누어 지는지, 미래 세대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함께 따져야 한다.
2.3.3예제 풀이
대조군 점수가 52, 47, 55, 50, 46이고 실험군 점수가 54, 41, 53, 44, 58이다. 두 집단의 평균을 구하여라. 실험군에서 가장 낮은 두 점수 41과 44를 '컨디션 탓'이라며 빼면 평균 차이는 어떻게 되는가?
대조군 평균은 \(\dfrac{250}{5} = 50\)점, 실험군 평균은 \(\dfrac{250}{5} = 50\)점으로 차이가 없다. 학습법의 효과가 보이지 않는 결과이다.
41과 44를 빼면 실험군은 \(\dfrac{54 + 53 + 58}{3} = 55\)점이 되어, 차이가 5점으로 벌어진다. 그런데 대조군에도 46, 47처럼 낮은 점수가 있다. 같은 기준을 대조군에는 적용하지 않고 실험군에만 적용했으므로, 이 차이는 학습법의 효과가 아니라 자료를 고른 결과이다. 즉 낮은 점수를 빼고 싶다면 실험 전에 정한 기준을 두 집단에 똑같이 적용하고, 뺀 사실을 보고서에 밝혀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숫자 하나 고치는 것이 왜 큰 잘못인지, 개인 정보 공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함께 따져 보자.
- 2000년대 초 한 물리학자는 수십 편의 논문에서 같은 그래프를 다른 실험의 결과로 돌려 쓴 것이 드러나 논문이 모두 철회되었다. 다른 연구실이 결과를 재현하지 못한 것이 발견의 계기였다.
위조, 변조, 표절은 과학 지식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정행위이며, 불리한 자료를 빼는 것도 변조에 해당한다. 자료는 모두 기록하고, 빼려면 미리 정한 기준을 모든 집단에 똑같이 적용하고 밝혀야 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자료 몇 개를 빼는 일은, 없던 효과를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그 결과를 믿는 모든 사람의 판단을 그르치기 때문에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