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분화와 발생
본문우리 몸의 세포는 모두 수정란 하나에서 나왔고, 거의 같은 DNA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근육 세포는 수축하고, 눈의 수정체 세포는 투명하며, 간세포는 해독을 하고, 신경 세포는 신호를 전달한다. 같은 설계도를 가진 세포들이 어떻게 이렇게 다른 일을 하게 될까? 분화한 세포는 다른 유전자를 잃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쓰지 않는 것일까?
2.4.1세포 분화
수정란이 분열하여 생긴 세포들이 각각 특정한 구조와 기능을 갖게 되는 과정을 세포 분화라 한다. 분화한 세포도 대부분 모든 유전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다만 세포마다 다른 유전자를 켜고 끈다. 해당 과정 효소나 리보솜 단백질처럼 모든 세포에 필요한 유전자는 늘 켜져 있고, 마이오신(근육), 크리스탈린(수정체), 알부민(간)처럼 특정 세포에서만 쓰이는 유전자는 그 세포에서만 켜진다.
세포 분화는 세포마다 서로 다른 전사 인자의 조합이 발현되어, 특정 유전자 무리를 켜고 다른 무리를 끄는 결과이다. 한 세포를 특정 세포로 분화하게 하는 핵심 전사 인자를 주조절 유전자가 만든다.
그림 1에서 세포 종류를 바꾸어 보자. 근육 세포에서는 MyoD라는 전사 인자가 마이오신 같은 근육 유전자들을 켠다. 피부 섬유아세포에 MyoD 유전자를 넣어 발현시키면 그 세포가 근육 세포처럼 변한다. 즉 분화의 방향은 몇 개의 전사 인자로 정해진다. 그리고 한번 정해진 발현 상태는 세포가 분열해도 딸세포에 그대로 이어져, 근육 세포는 근육 세포를 낳는다.1
2.4.2발생과 유전자
발생 과정에서는 세포가 놓인 위치에 따라 다른 유전자가 켜져 몸의 앞뒤, 위아래, 기관이 만들어진다. 초파리의 혹스 유전자는 몸의 마디마다 어떤 기관이 생길지 정하며, 이 유전자가 잘못 발현되면 더듬이 자리에 다리가 생긴다. 혹스 유전자는 사람을 포함한 거의 모든 동물에 있고, 같은 순서로 몸의 앞에서 뒤로 발현된다. 생김새가 전혀 다른 동물들이 같은 도구 상자를 다르게 쓰고 있는 셈이다.
2.4.3예제 풀이
1996년 복제 양 돌리는 다 자란 양의 젖샘 세포 핵을 핵을 없앤 난자에 넣어 만들었다. 이때 핵을 이식한 난자 277개 가운데 새끼로 태어난 것은 1마리였다. 성공률을 구하여라. 이 실험은 분화한 세포의 유전자에 대해 무엇을 알려 주는가?
성공률은 \(\dfrac{1}{277} \approx 0.0036\), 곧 약 0.36%이다. 1000번에 3~4번꼴로 매우 낮다.
성공률은 낮았지만, 젖샘 세포라는 다 분화한 세포의 핵에서 온전한 양이 태어났다. 즉 분화한 세포도 젖샘 유전자만이 아니라 근육, 뇌, 뼈를 만드는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난자의 세포질 환경에서 다시 처음 상태로 되돌려질 수 있다. 성공률이 낮은 까닭은 분화한 세포의 유전자 발현 상태를 처음으로 완전히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같은 DNA를 가진 세포가 근육도 되고 수정체도 되는 원리를 직접 정리해 보자.
- 2006년 야마나카 신야는 피부 세포에 전사 인자 유전자 네 개를 넣어 배아 줄기세포처럼 여러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세포)를 만들었다. 거던과 함께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세포 분화는 같은 유전체를 가진 세포들이 서로 다른 전사 인자의 조합으로 서로 다른 유전자를 켜고 꺼서 일어나며, 발생 과정에서는 위치에 따라 켜지는 유전자가 몸의 구조를 정한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세포들은 유전자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근육에서는 근육 유전자를, 수정체에서는 크리스탈린 유전자를 골라 켜서 서로 다른 세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