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윤리
본문어떤 드문 유전 질환을 찾는 검사가 있다. 환자는 99% 양성으로, 건강한 사람은 99% 음성으로 판정한다. 이 검사를 모든 사람에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은 정말 그 병이 있을까? 그리고 검사 결과는 누가 알아도 될까? 생명공학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해도 되는 일을 가리는 기준이 중요해진다.
3.5.1검사의 정확도와 예측도
검사의 민감도는 환자를 양성으로 찾아내는 비율이고, 특이도는 건강한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이다. 그런데 검사를 받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양성이 나왔을 때 실제로 병이 있을 확률', 곧 양성 예측도이다. 양성 예측도는 검사의 정확도뿐 아니라 그 병이 얼마나 흔한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유병률 \(p\), 민감도 \(a\), 특이도 \(b\)이면 \[\text{양성 예측도} = \frac{pa}{pa + (1 - p)(1 - b)}\] 이다. 병이 드물면 건강한 사람 속의 작은 오류가 많은 거짓 양성을 만든다.
그림 1에서 유병률을 바꾸어 보자. 유병률 1%이면 1만 명 가운데 환자 100명에서 99명이 양성이고, 건강한 9900명에서도 1%인 99명이 거짓 양성이다. 양성 198명 가운데 실제 환자는 절반뿐이다. 유병률이 0.1%로 더 드물면 양성의 약 9%만 환자이다.1
3.5.2생명 윤리의 원칙
이 계산은 검사 결과 하나로 사람에게 '환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일이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생명 윤리는 이런 판단을 돕는 원칙을 세운다. 자율성 존중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이고, 악행 금지와 선행은 해를 끼치지 않고 이익이 되게 하라는 것이며, 정의는 이익과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전 정보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정보이기도 하여, 보험이나 취업에서 차별에 쓰이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3.5.3예제 풀이
유병률 0.1%인 질환을 민감도 99%, 특이도 99%인 검사로 10만 명에게 검사하였다. 양성 판정은 몇 명이며, 그 가운데 실제 환자는 몇 명인가? 양성인 사람을 같은 검사로 한 번 더 검사하여 두 번 모두 양성인 사람만 환자로 보면 양성 예측도는 얼마가 되는가?
환자는 100명이고 그 가운데 99명이 양성이다. 건강한 99 900명 가운데 1%인 999명이 거짓 양성이다. 양성 판정은 1098명, 실제 환자는 99명으로 양성 예측도는 약 9%이다.
양성 1098명을 다시 검사하면 환자 99명 가운데 약 98명이, 건강한 999명 가운데 약 10명이 다시 양성이다. 양성 예측도는 \(\dfrac{98}{108} \approx 91\%\)로 크게 높아진다. 즉 검사의 정확도가 같아도 누구에게, 몇 번 검사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유전자 검사는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쓸지까지 함께 정해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해도 되는 일을 가르는 기준과, 개인 정보 공개의 범위를 직접 토론해 보자.
- 두 번째 검사가 첫 번째와 독립이라고 가정한 계산이다. 실제로는 같은 검사를 되풀이하면 오류가 반복될 수 있어, 원리가 다른 검사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검사의 정확도가 높아도 병이 드물면 양성 판정 가운데 거짓 양성이 많아, 양성 예측도는 유병률에 크게 좌우된다. 생명 윤리는 자율성, 악행 금지, 선행, 정의의 원칙과 유전 정보 보호로 기술의 쓰임을 가린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이다. 유병률이 1%이면 양성의 절반, 0.1%이면 열에 아홉이 거짓 양성이므로 확인 검사와 신중한 설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