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교과서

생명 윤리

기술로 할 수 있는 일과 해도 되는 일은 다릅니다. 2018년 유전자 편집 아기의 탄생 소식은 전 세계 과학자와 시민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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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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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드문 유전 질환을 찾는 검사가 있다. 환자는 99% 양성으로, 건강한 사람은 99% 음성으로 판정한다. 이 검사를 모든 사람에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은 정말 그 병이 있을까? 그리고 검사 결과는 누가 알아도 될까? 생명공학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해도 되는 일을 가리는 기준이 중요해진다.

그림 1. 1만 명에게 민감도와 특이도가 99%인 검사를 했을 때 진짜 양성과 거짓 양성의 수. 병이 드물수록 양성 판정 가운데 거짓 양성의 비율이 커진다.
먼저 알아야 할 것유전자 편집과 생명공학기술의 활용(단일클론항체·줄기세포·유전자 편집, 생명공학기술의 활용), 조건부 확률(수학).

3.5.1검사의 정확도와 예측도

검사의 민감도는 환자를 양성으로 찾아내는 비율이고, 특이도는 건강한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이다. 그런데 검사를 받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양성이 나왔을 때 실제로 병이 있을 확률', 곧 양성 예측도이다. 양성 예측도는 검사의 정확도뿐 아니라 그 병이 얼마나 흔한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정리 3.5.1 양성 예측도

유병률 \(p\), 민감도 \(a\), 특이도 \(b\)이면 \[\text{양성 예측도} = \frac{pa}{pa + (1 - p)(1 - b)}\] 이다. 병이 드물면 건강한 사람 속의 작은 오류가 많은 거짓 양성을 만든다.

그림 1에서 유병률을 바꾸어 보자. 유병률 1%이면 1만 명 가운데 환자 100명에서 99명이 양성이고, 건강한 9900명에서도 1%인 99명이 거짓 양성이다. 양성 198명 가운데 실제 환자는 절반뿐이다. 유병률이 0.1%로 더 드물면 양성의 약 9%만 환자이다.1

3.5.2생명 윤리의 원칙

이 계산은 검사 결과 하나로 사람에게 '환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일이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생명 윤리는 이런 판단을 돕는 원칙을 세운다. 자율성 존중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이고, 악행 금지와 선행은 해를 끼치지 않고 이익이 되게 하라는 것이며, 정의는 이익과 부담을 공정하게 나누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전 정보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정보이기도 하여, 보험이나 취업에서 차별에 쓰이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기술윤리적 쟁점 유전자 검사거짓 양성, 유전 정보 보호, 차별 배아 유전자 편집다음 세대까지 전해짐, 동의할 수 없는 당사자 배아 줄기세포배아의 지위
그림 2. 생명공학기술마다 서로 다른 윤리적 쟁점이 있다.

3.5.3예제 풀이

예제 3.5.2

유병률 0.1%인 질환을 민감도 99%, 특이도 99%인 검사로 10만 명에게 검사하였다. 양성 판정은 몇 명이며, 그 가운데 실제 환자는 몇 명인가? 양성인 사람을 같은 검사로 한 번 더 검사하여 두 번 모두 양성인 사람만 환자로 보면 양성 예측도는 얼마가 되는가?

환자는 100명이고 그 가운데 99명이 양성이다. 건강한 99 900명 가운데 1%인 999명이 거짓 양성이다. 양성 판정은 1098명, 실제 환자는 99명으로 양성 예측도는 약 9%이다.

양성 1098명을 다시 검사하면 환자 99명 가운데 약 98명이, 건강한 999명 가운데 약 10명이 다시 양성이다. 양성 예측도는 \(\dfrac{98}{108} \approx 91\%\)로 크게 높아진다. 즉 검사의 정확도가 같아도 누구에게, 몇 번 검사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유전자 검사는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쓸지까지 함께 정해야 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해도 되는 일을 가르는 기준과, 개인 정보 공개의 범위를 직접 토론해 보자.

  1. 두 번째 검사가 첫 번째와 독립이라고 가정한 계산이다. 실제로는 같은 검사를 되풀이하면 오류가 반복될 수 있어, 원리가 다른 검사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

검사의 정확도가 높아도 병이 드물면 양성 판정 가운데 거짓 양성이 많아, 양성 예측도는 유병률에 크게 좌우된다. 생명 윤리는 자율성, 악행 금지, 선행, 정의의 원칙과 유전 정보 보호로 기술의 쓰임을 가린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이다. 유병률이 1%이면 양성의 절반, 0.1%이면 열에 아홉이 거짓 양성이므로 확인 검사와 신중한 설명이 필요하다.

읽기 1

할 수 있는 일과 해도 되는 일은 어떻게 가를까?

읽기 · 생명공학기술과 생명 윤리 쟁점

2018년 중국의 한 연구자는 HIV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해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과학계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고, 그는 처벌받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1주요 쟁점

쟁점찬성 쪽에서 드는 근거우려 쪽에서 드는 근거
배아·생식세포 유전자 편집심각한 유전병을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음표적 외 변이가 자손 대대로 전해짐, 당사자(태어날 아이)의 동의 불가, ‘맞춤 아기’와 능력 향상으로 번질 가능성
유전 정보 이용질병 예측·맞춤 치료, 범죄 수사보험·고용에서의 차별, 가족의 정보까지 드러남, 해킹과 유출
배아 줄기세포 연구난치병 치료 연구에 필요배아의 도덕적 지위 논쟁 (iPS 세포가 일부 대안)
LMO 이용식량 생산, 농약 감소생태계 영향, 소수 기업의 종자 독점, 알 권리

2의사 결정을 돕는 원칙

의사 결정을 도울 때는 몇 가지 원칙을 함께 따진다. 먼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 곧 자율성을 존중하고(설명 후 동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해악 금지와 선행을 따진다. 또 이익과 부담이 공정하게 나뉘는지, 비싼 기술이 불평등을 키우지 않는지라는 정의의 원칙도 본다.

그리고 이 원칙들은 사회적 합의와 법으로 구체화된다. 우리나라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로 배아와 유전자 연구, 유전자 검사를 규제하고, 기관 생명 윤리 위원회(IRB)가 연구를 심의한다.

판단생명 윤리 토론에서는 무엇이 가능하고 위험은 얼마인가라는 과학적 사실과, 무엇이 옳은가라는 가치 판단을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 사실에 대한 의견 차이는 증거로 좁힐 수 있지만, 가치에 대한 차이는 서로의 근거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성인 환자의 혈액 줄기세포를 편집하는 치료가 배아 편집보다 윤리적 논란이 적은 가장 큰 까닭은?

탐구 2

확진자의 이동 경로,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까?

과학 관련 사회적 쟁점 · 이해관계자 평가표

각 칸에 그 방법이 그 사람에게 주는 이익(+)과 피해(−)를 −2 ~ +2로 매겨 보세요. 처음 값은 예시입니다.

판단 기준

점수는 사실이 아니라 판단이다. 같은 사실을 알아도 사람마다 다르게 매길 수 있고, 그 차이가 토론할 거리이다.

  1. 질문감염병이 퍼질 때 확진자가 어디에 다녀갔는지 알리면, 같은 곳에 있던 사람이 서둘러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까? 이 결정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내려야 할까?
  2. 복원휴대전화 위치, 카드 사용 기록, 폐쇄 회로 텔레비전 영상 같은 빅데이터를 쓰면 한 사람의 이동 경로를 몇 분 단위로 되짚을 수 있다. 즉 기술이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3. 설명우리나라는 2015년 메르스 유행 뒤 법을 고쳐, 감염병이 유행할 때 확진자의 이동 경로 등을 공개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 초기에는 성별, 나이, 직장까지 알려지는 일이 있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의견을 냈다. 그래서 방역 당국은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빼고 장소와 시간 중심으로 공개하도록 지침을 바꾸었다.
  4. 연결이런 문제를 과학 관련 사회적 쟁점이라고 한다. 과학 지식만으로 답이 정해지지 않고, 여러 사람의 이익과 권리, 가치가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질 때는 먼저 누가 영향을 받는지 빠짐없이 적고, 각자에게 이익과 피해가 얼마인지 따진 뒤,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지를 드러내 놓고 정해야 한다.
  5. 적용세 판단 기준을 차례로 눌러 예시 평가에서 기준마다 답이 같은지 보자. 이제 작은 마을이라 장소만 공개해도 누구인지 드러난다고 생각하고, ‘확진자 · 장소·시간만’ 칸을 −2로 바꾸면 어느 기준의 답이 바뀌는지 확인해 보자. 친구와 같은 표를 채운 뒤 점수가 가장 크게 다른 칸을 찾아 이유를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6. 판단이 표는 결론을 대신 내려 주는 계산기가 아니다. 점수는 판단이고, 어떤 기준을 쓸지도 판단이다. 다만 이렇게 나누어 보면 “나는 왜 이 결론에 이르렀는가”가 드러나서, 의견이 다른 사람과 어디서 갈렸는지 찾을 수 있다. 또 검사를 피하게 될 사람처럼 표에 없는 사람이나, 당국이 방문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처럼 표에 없는 방법을 떠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확인조건이 달라지면

주민이 수백 명뿐인 섬마을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방문한 가게와 시간만 공개해도 주민들은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가장 알맞은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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