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조직 배양
본문당근 뿌리의 안쪽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 소독한 뒤, 식물 호르몬의 비율이 다른 세 가지 배지에 올렸다. 몇 주 뒤 한 배지의 조각에서는 하얀 뿌리가, 다른 배지에서는 초록 싹이, 나머지 배지에서는 모양 없는 세포 덩어리만 자라났다. 같은 당근의 같은 부분에서 잘라 낸 조각인데 무엇이 이렇게 다른 운명을 정했을까? 그리고 이 방법으로 식물 한 포기에서 몇 포기까지 늘릴 수 있을까?
5.2.1다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포
다 자란 식물의 세포도 알맞은 조건만 주면 다시 분열하여 온전한 식물 한 포기를 만들 수 있다. 이 능력을 전형성능이라 한다. 식물 조직 배양은 식물의 작은 조각을 영양소와 호르몬이 든 무균 배지에 키워, 이 능력을 끌어내는 기술이다. 조각은 먼저 분열하여 분화되지 않은 세포 덩어리인 캘러스가 되고, 호르몬의 비율에 따라 뿌리나 싹으로 분화한다. 옥신은 뿌리의 형성을, 사이토키닌은 싹의 형성을 촉진하므로 두 호르몬의 비율이 방향을 정한다.
배양은 겉을 소독한 조각을 멸균한 배지에 무균 상태로 옮겨 해야 한다. 한 번의 배양 주기마다 싹 하나에서 새 싹이 \(k\)개 생기면, \(n\)번의 주기 뒤에는 \(k^n\)개가 된다.
배지에는 설탕이 들어 있어 세균과 곰팡이도 아주 잘 자란다. 그래서 조각의 겉을 70% 에탄올과 묽은 차아염소산 나트륨으로 소독하고 멸균한 물로 헹군 뒤, 무균 작업대 안에서 불에 달군 핀셋으로 옮긴다. 소독이 지나치면 조각이 죽고, 모자라면 오염된다. 그래서 오염률과 생존율을 함께 기록하며 소독 시간을 맞춘다.1
5.2.2한 포기에서 수천 포기로
싹이 자라면 잘라서 새 배지로 옮기고, 그 싹에서 다시 여러 개의 싹이 돋게 한다. 이 과정을 몇 주마다 되풀이하면 싹의 수가 거듭제곱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얻은 식물은 모두 처음 식물과 유전적으로 같은 복제 식물이다. 씨로 키우면 형질이 섞이는 품종이나,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은 깨끗한 모종이 필요한 감자와 딸기 같은 작물에 이 방법을 쓴다. 다만 유전적으로 모두 같아서, 한 병에 약한 품종이면 한꺼번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5.2.3예제 풀이
그림 2에서 오염률과, 오염되지 않은 조각의 캘러스 형성률을 구하여라. 4주마다 싹 하나에서 새 싹 4개를 얻는다면 24주 뒤에는 싹이 몇 개인가? 매 주기마다 싹의 10%가 오염으로 버려진다면 몇 개가 되는가?
오염률은 \(6/40 = 15\)%, 캘러스 형성률은 \(27/34 \approx 79\)%이다. 24주는 4주 주기가 6번이므로 싹은 \(4^6 = 4096\)개가 된다.
매 주기마다 10%를 잃으면 한 주기의 실제 증가는 \(4 \times 0.9 = 3.6\)배이고, 6번 뒤에는 \(3.6^6 \approx 2177\)개이다. 손실 10%가 거듭 곱해져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그래서 대량 증식에서는 무균 기술이 수득에 큰 영향을 준다. 즉 식물 조직 배양은 전형성능을 가진 세포를 호르몬의 비율로 원하는 기관으로 분화시키고, 무균 상태에서 거듭 나누어 같은 식물을 거듭제곱으로 늘리는 기술이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식물 조각을 호르몬 비율이 다른 배지에 배양하여 뿌리, 싹, 캘러스의 형성을 비교해 보자.
- 1958년 미국의 스튜어드는 당근 뿌리의 체관부 세포 하나하나를 배양하여 온전한 당근을 키워 냈다. 다 자란 식물 세포에도 몸 전체를 만드는 유전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보인 실험이었다.
식물 세포는 전형성능이 있어 작은 조각도 무균 배지에서 캘러스가 되었다가, 옥신과 사이토키닌의 비율에 따라 뿌리나 싹으로 분화한다. 싹을 거듭 나누어 옮기면 같은 식물이 \(k^n\)으로 늘어나지만, 오염 손실도 거듭 곱해지므로 무균 기술이 중요하다. 처음 질문의 당근 조각이 서로 다르게 자란 것은 배지의 옥신과 사이토키닌의 비율이 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