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공학 기술
본문암 치료제와 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에 쓰이는 단일 클론 항체는 한 가지 항원의 한 부분에만 정확히 붙는다. 이런 항체를 만들려면 항체를 만드는 B 림프구를 암세포와 융합한 잡종 세포 가운데, 원하는 항체를 내는 세포 하나만 골라 그 자손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세포가 섞인 배양액에서 세포를 정확히 하나씩 나누기는 쉽지 않다. 실험실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나에서 나왔음'을 보장할까?
4.1.1세포 융합과 잡종 세포
항체를 만드는 B 림프구는 몸 밖에서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 반면 골수종이라는 암세포는 끝없이 분열하지만 항체를 만들지 못한다. 1975년 쾰러와 밀스타인은 항원을 주사한 생쥐의 B 림프구와 골수종 세포를 폴리에틸렌 글리콜로 융합했다. 융합된 잡종 세포(하이브리도마)는 B 림프구처럼 항체를 만들면서 암세포처럼 끝없이 분열한다. 융합되지 않은 골수종 세포는 특별한 배지에서 죽고, 융합되지 않은 B 림프구는 저절로 죽어, 잡종 세포만 살아남는다. 그런데 살아남은 잡종 세포들은 저마다 다른 B 림프구에서 왔으므로 서로 다른 항체를 만든다.
세포를 묽게 하여 우물마다 평균 \(\lambda\)개가 들어가게 나누면, 우물에 \(k\)개가 들어갈 확률은 \(P(k) = \dfrac{\lambda^k e^{-\lambda}}{k!}\)이다. 세포가 자란 우물 가운데 세포 하나에서 시작한 비율은 \(\dfrac{P(1)}{1 - P(0)} = \dfrac{\lambda e^{-\lambda}}{1 - e^{-\lambda}}\)이다.
그림 1에서 평균을 바꾸어 보자. 우물마다 평균 1개를 넣으면, 37%의 우물은 비고 37%는 하나, 26%는 둘 이상이 들어간다. 세포가 자란 우물 가운데 단일 클론은 58%밖에 안 된다. 평균을 0.3개로 줄이면 74%의 우물이 비지만, 자란 우물의 약 86%가 단일 클론이다. 빈 우물이 많아지는 손해를 감수하고 순도를 얻는 것이다. 그래서 한계 희석을 두세 번 되풀이해 단일 클론일 확률을 99% 넘게 높인다.1
4.1.2다른 세포 공학 기술
세포 공학은 세포를 몸 밖에서 키우고, 합치고, 되돌리는 기술이다. 식물의 조직 배양은 잎이나 줄기의 작은 조각에서 식물 전체를 다시 키워, 병이 없는 똑같은 묘목을 많이 얻는다. 핵치환은 다 자란 세포의 핵을 핵을 뺀 난자에 옮겨 넣어 발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한다. 1996년 복제 양 돌리가 이렇게 태어났다.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세포)는 피부 세포에 유전자 네 개를 넣어 배아 줄기세포처럼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모두 다 자란 세포의 핵에도 몸 전체를 만드는 유전 정보가 그대로 있다는 원리 위에 서 있다.
4.1.3예제 풀이
96개의 우물이 있는 배양 접시에 잡종 세포를 우물당 평균 0.5개가 되도록 나누었다. 세포가 자라는 우물은 몇 개로 예상되며, 그 가운데 단일 클론은 몇 개인가? 같은 과정을 한 번 더 되풀이하면, 두 번 모두 단일 클론일 확률은 대략 얼마인가?
\(P(0) = e^{-0.5} \approx 0.607\), \(P(1) = 0.5e^{-0.5} \approx 0.303\)이다. 세포가 자라는 우물은 \(96 \times (1 - 0.607) \approx 38\)개, 그 가운데 단일 클론은 \(96 \times 0.303 \approx 29\)개이다. 자란 우물의 약 77%이다.
한 번 고른 우물이 단일 클론이 아닐 확률은 약 23%이다. 그 우물의 세포를 다시 한계 희석하면 그 안에서 또 한 세포만 골라지므로, 두 번 거친 뒤에도 섞여 있을 확률은 대략 \(0.23 \times 0.23 \approx 0.05\)로 줄어든다. 즉 약 95%가 단일 클론이 된다. 그래서 의약품용 항체를 만드는 회사는 한계 희석을 되풀이하거나, 현미경으로 우물마다 세포가 하나인지 직접 찍어 확인한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세포 융합, 핵치환, 역분화의 과정을 비교하고, 각 기술이 어떤 원리 위에 서 있는지 정리해 보자.
- 쾰러와 밀스타인은 단일 클론 항체를 만드는 방법에 특허를 내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이 기술은 전 세계 연구실로 빠르게 퍼졌고, 두 사람은 198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세포 융합은 항체를 만드는 B 림프구와 끝없이 분열하는 골수종 세포의 성질을 합친 잡종 세포를 만들고, 한계 희석은 이 세포들을 묽게 나누어 한 세포에서 시작한 클론을 고른다. 우물마다 세포 수는 푸아송 분포를 따르므로, 평균을 1보다 작게 하고 과정을 되풀이할수록 단일 클론일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처음 질문의 단일 클론 항체는 확률 계산에 맞춘 한계 희석을 되풀이하여 세포 하나에서 시작했음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