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과 고환경
본문경남 고성의 바닷가 바위에는 1억 년 전 공룡 발자국이 줄지어 찍혀 있다. 한 줄의 발자국은 길이가 30 cm이고, 같은 발이 다시 찍힌 간격인 한 걸음이 2.4 m였다. 그 옆 바위에는 물결 자국과 마른 진흙이 갈라진 자국도 남아 있다. 뼈 하나 없이 발자국과 바위의 무늬만으로 그 공룡이 얼마나 컸는지, 얼마나 빨리 걸었는지, 그곳이 어떤 환경이었는지 알 수 있을까?
1.11.1바위가 기억하는 환경
화석과 퇴적 구조를 함께 읽으면 옛 환경을 되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물결 자국은 얕은 물이 흐르거나 물결친 곳에서 생기고, 건열은 진흙이 물에 젖었다가 햇볕에 말라 갈라질 때 생긴다. 두 구조가 같은 지층에 있으면 그곳은 물이 들었다 빠지기를 되풀이한 호숫가나 강가였다. 또 공룡 발자국은 진흙이 너무 묽지도 굳지도 않은 물가에서 잘 찍히고 보존된다. 특정한 환경에서만 사는 생물의 화석을 시상 화석이라 하며, 산호 화석은 따뜻하고 얕은 바다를 알려 준다.
두 발로 걷는 공룡의 엉덩이 높이 \(h\)는 발자국 길이의 약 4배로 어림한다. 한 걸음 \(SL\)과 \(h\)로 빠르기를 \[v \approx 0.25\sqrt{g}\,SL^{1.67}\,h^{-1.17}\]로 어림한다(m, m/s). \(SL/h\)가 2보다 작으면 걷기, 2.9보다 크면 달리기로 본다.
이 식은 지금 살아 있는 여러 동물의 다리 길이, 걸음, 빠르기를 재어 얻은 관계를 공룡에 적용한 것이다. 다리가 긴 동물은 같은 빠르기에서 걸음이 크므로, 걸음을 다리 길이로 나눈 상대적인 걸음이 빠르기를 알려 준다. 사람도 걸을 때는 걸음이 다리 길이의 두 배쯤이고, 달리면 그보다 훨씬 커진다.1
1.11.2발자국 화석의 한계
반면 발자국은 뼈와 달리 그 동물이 살아서 움직인 모습을 남긴다. 여러 줄의 발자국이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나 있으면 무리 지어 다녔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발자국만으로는 어떤 종이 남겼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워, 발가락의 수와 모양으로 무리를 나누어 이름을 붙인다. 또 진흙이 얼마나 물렀는지에 따라 발자국이 실제 발보다 크거나 작게 찍히므로, 엉덩이 높이와 빠르기는 어림값으로 다룬다.
1.11.3예제 풀이
발자국 길이 30 cm, 한 걸음 2.4 m인 공룡의 엉덩이 높이와 상대 걸음을 구하고, 빠르기를 km/h로 어림하여라. 같은 공룡이 달렸다면 걸음은 적어도 얼마였겠는가?
엉덩이 높이는 \(h \approx 4 \times 0.30 = 1.2\) m이고, 상대 걸음은 \(2.4/1.2 = 2.0\)이므로 걷고 있었다. 빠르기는 \(v \approx 0.25 \times \sqrt{9.8} \times 2.4^{1.67} \times 1.2^{-1.17} \approx 0.25 \times 3.13 \times 4.31 \times 0.81 \approx 2.7\) m/s, 곧 약 10 km/h이다. 사람이 빠르게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르다.
달리기로 보려면 \(SL/h > 2.9\)여야 하므로 한 걸음이 \(2.9 \times 1.2 \approx 3.5\) m보다 커야 한다. 고성의 발자국 대부분은 걸음이 짧아 천천히 걸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즉 화석과 퇴적 구조는 옛 환경을 알려 주고, 발자국 화석은 살아 있는 동물의 관계를 적용해 그 동물의 크기와 움직임까지 어림하게 해 준다.
아래 탐구 카드에서 공룡 발자국의 길이와 걸음으로 빠르기를 어림하고, 퇴적 구조로 당시의 환경을 해석해 보자.
- 이 식은 1976년 영국의 동물학자 알렉산더가 제안했다. 경남 고성의 덕명리 해안에는 한 지역에서 수천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화석 산지이다.
물결 자국, 건열 같은 퇴적 구조와 시상 화석은 지층이 쌓일 때의 환경을 알려 준다. 발자국 화석은 엉덩이 높이를 발자국 길이의 약 4배로 보고, 걸음과 엉덩이 높이로 살아 있는 동물의 관계를 적용해 빠르기를 어림하며, 상대 걸음으로 걷기와 달리기를 가른다. 처음 질문의 공룡은 엉덩이 높이 약 1.2 m로, 물가의 진흙 위를 시속 약 10 km로 걷고 있었다.